Pieter ‘Parra’ Jans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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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만의 독특한 그림체와 컬러를 무기로 하는 파라(Parra)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중 하나다. 나이키(Nike), (컨버스)Converse, 반스(Vans) 등 메이저 기업과의 협업부터 스톤 스로우(Stones Throw), 키드 로봇(Kid Robot), 스투시(Stussy)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까지, 여러 신(Scene)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픽 디자인뿐 아니라 의류와 조각품 등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파라와 국내 최초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내 이름은 피터 파라 젠센(Pieter ‘Parra’ Janssen)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파라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일단 내 이름의 성은 네덜란드에서 매우 흔하다. 12년 전쯤 파티 게스트 리스트에 내 이름이 올라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5번이나 확인했을 사람들이 나를 ‘파라노이드(Paranoid)’라 부른 데서 시작되었다. 파라는 파라노이드의 약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 스스로 편집증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름이 마음에 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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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새의 얼굴을 한 캐릭터에 대해 궁금하다.

특별한 이름은 없다. 이것은 나이기도 하고 당신이기도 하다. 구석 어딘가에 있을 가면을 쓴 미친 사람이다.

 

많은 작업물에서 파란색, 주황색, 분홍색을 주로 볼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이 색상들이 내게 말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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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작업을 보면 여체와 특정 신체에 관한 페티시즘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요소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도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새의 얼굴을 그림에 포함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을 덜 노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내 작품에는 어느 정도의 성적 요소와 괴상함이 포함되어있다. 이 때문에 종종 내 그림을 비판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러나 내 작품을 보는 90%는 작품으로 인정해 준다.

 

당신의 그림처럼 당신의 이상형의 여자도 하이힐을 신은 볼륨감 있는 여자인가?

하하하. 약간의 볼륨감이 있는 여자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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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의 서브컬쳐 신(Scene)은 어떠한가? 암스테르담의 문화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암스테르담은 정말 작은 도시지만 대단한 창의력을 가진 도시다. 암스테르담 사람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굳이 영감을 받기 위해 다른 장소를 가지 않기도 고. 개개인의 생각이 매우 넓어 작업물이 다른 도시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암스테르담의 스트리트 신(Scene)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추천해주고 싶은 숍이 있는가?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크기가 작을 뿐이지. 암스테르담의 스트리트 브랜드 숍 파타(Patta)와 스케이트보드 숍 벤 지(Ben G)를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이 두 숍은 같은 시기에 시작했으며 같은 빌딩을 공유한다. 두 브랜드의 로고 모두 내가 제작했다는 공통점도 있지. 하하.

파타와는 어떤 관계인가?

파타 스토어를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원할 때면 지금도 종종 그림을 그려주곤 한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다.

 

‘Le Le’라는 밴드의 뮤지션으로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Le Le는 음악을 만드는 Rimer London과 나, 그리고 가사와 노래와 랩을 담당하는 Faberyayo로 이루어진 3인조 트리오다. 우리의 음악은 뉴웨이브와 1980년대의 new romantic movements 같은 Italo Disco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렉트로 웨이브 스타일의 신스팝이다.
Le Le의 뮤직비디오 ‘Breakfast’를 직접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우선 시간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3분가량의 에니메이션은 힘들겠지만, 더 짧은 애니메이션은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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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브랜드인 락웰(Rockwell)에 대해 얘기하자면?

락웰은 나와 내 파트너 알렉토(Alecto)에 의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알렉토는 상품과 재정을 담당하는 디렉터로, 나는 아트워크를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락월은 비싼 돈을 주고 내 작품을 사는 것보다 일상적인 상품으로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더욱 쉽게 내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다.

 

당신의 아트워크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은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동안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거대 회사가 몇 년 내로 내 작품을 파괴할 것 같은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것을 찾아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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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래픽뿐만 아니라 조각품, 피겨, 이불 등과 같이 다양한 성격의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일시적인 작업인가. 아니면 아트워크의 확장으로 봐야 하는가?

확장이다. 조각품은 갤러리 스타일이지만 이불은 옷가게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데 차이가 있지. 그 이외엔 모두 같은 모습과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성공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로서 겪은 힘든 일이 있었다면 알려달라.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은 매우 힘들었다.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때까지 무려 스무 번이나 디자인을 바꿔야 했을 때가 있었는데 정말 싫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상업적인 작업을 그만두고 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했던 것 같다.

 

어떻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빠르게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하하하. 모르겠다. 알아보기 쉬운 내 작품 속 캐릭터, 색상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역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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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와 90년대 스케이트보드 그래픽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 스케이트보더가 되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월드 인더스트리(World industry)와 빅 브라더 매거진(Big Brother Magazine), 플랜 비(Plan B)의 비디오와 같은, 90년대 초반의 문화가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프로 스케이트보더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H 스트리트(H Street)의 호커스 포커스(Hokus Pokus)와  브라이언 로티(Brian Lotti)가 엄청났던 플래닛 어스(Planet Earth) 같은 비디오를 감상하며 즐기고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마법과 같다.

 

스케이트보드에 관한 열정이 그림으로 바뀐 과정이 궁금하다.

20대 초반 스폰을 받으며 대회까지 나갔으나 한 푼의 돈도 손에 쥘 수 없었다. 그리고 24살이 되던 해에 항상 스케이트보드만을 타며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 스케이트보딩이 아닌 다른 걸 할 필요성을 깨달았고, 그래픽 디자인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결심은 오늘날 내가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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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있어 독창성이란?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치지 않고 내 것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래픽 아티스트와 그 이유가 궁금하다.

많은 아티스트가 있지만, 니콜라스 크루셰닉(Nicholas Krushenick)의 작업물을 좋아한다. 어디선가 우연히 그의 작품을 본 후 팬이 되었는데 내가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음악과 그림 외에 다른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가?

사람들 간의 기묘한 상황, 남녀 간의 관계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당신이 날마다 겪는, 실제 삶에서 마주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큰 기업과 함께 작업하는 데 있어 장단점은 무엇인가?

큰 회사는 정해진 많은 규칙 때문에 진행속도가 느릴 때가 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자금력과 전문성 있는 홍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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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메이저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하하. 잘 모르겠다.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에 어떤 사람은 나를 마이너 아티스트라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은 메이저 아티스트라고 생각할 것이다. 개개인의 관점에 달렸지 않을까.

 

마지막 메시지 부탁한다.

많은 서포트에 감사한다. 한국에서도 전시회나 이벤트로 많은 사람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벤트 후에는 꼭 최고의 로컬 술집을 소개해주길 바란다.

Parra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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