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당신이 주목해야 할 신진 비트메이커 1편

beat maker 2015

LP에서 CD로, CD는 MP3로, 이제는 그조차도 귀찮아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다. 음반 소비보다는 음원 소비라는 용어가 최근의 음악 시장에 더 걸맞다. 이런 추세에 따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고 활동하는 음악가가 생겼으며, 그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이번에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국의 신진 프로듀서 14명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형 음원 사이트보다는 사운드클라우드와 같은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프로듀서 위주로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중에서도 오프라인에서 이미 조명을 받은 이들은 최대한 배제했다. 총 2회로 기획했다. 재능 있는 젊은 음악가들을 주목하길 바란다.

 

1. Millic

[soundcloud url=”https://api.soundcloud.com/tracks/205757745″]

밀릭(Millic)은 서울에 거주하는 23살의 젊은 프로듀서다. 그는 매끄러운 R&B 바이브와 퓨쳐 비트(Future Beat)를 엮는 데 일가견이 있다. 지금까지 공개한 트랙에서 밀릭은 주로 건반악기를 활용해 아름다움을 흩뿌리고, 동시에 간결한 리듬의 드럼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아르페지오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등 개성으로 다가오는 요소도 물론 있다. 비록 그의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된 트랙은 2곡에 불과하지만, 밀릭의 역량을 확인하기엔 충분하다. 퓨쳐 비트 계열의 트랙을 소개하는 사운드클라우드 내 유명 채널을 통해 자신의 트랙이 업로드되는 등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주목받는 인상이다. 6월 둘째 주에 열리는 UMF(Ultra Music Festival) Korea의 라인업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니, 그곳에서 그의 무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2. U-Noo

[soundcloud url=”https://api.soundcloud.com/tracks/156293771″]

유누(U-Noo) 역시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DJ이자 프로듀서다. 유누는 레디(Reddy)의 [Imaginary Foundation]에 메인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힙합 신(Scene)에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주로 소울풀한 하우스 트랙과 R&B를 만드는데, 매끄러운 피아노 코드 진행과 곡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베이스가 언제나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유누는 실험적인 프로듀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늘 일정 이상 감흥을 주는 곡을 만드는 베테랑이다. 그러면서도 형식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한다. 보이스 샘플 변형이나, 독특한 소리를 내는 소스를 이따금 활용하는 데서 이러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그는 케이팝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는 작업을 즐긴다. 이 점을 인지하면서 유누의 음악을 감상한다면 더욱 즐길 수 있을 것이다.

 

3. 신세하

신세하(Xin Seha)는 14명의 프로듀서 중에서 온, 오프라인 매체를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언급된 아티스트일 것이다. 김아일(Isle Qim)의 [Boylife In 12’’]에서 총괄 프로듀서를 맡으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1993년생이라는 나이와는 관계없이 신세하의 음악은 80년대와 맞닿아 있는데, 훵크, 디스코, 뉴웨이브 등의 장르 음악과 접점이 느껴지는 리듬과 악기 활용이 이를 방증한다. 신세하는 지난 4월 데뷔앨범 [24Town]을 발표했다. 앨범에서 그는 기존에는 선보이지 않았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도 드러냈다. 보컬리스트로서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고 하기엔 어렵지만, 특유의 농염함으로 프로덕션에 잘 스며들게 소리를 낸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키워드를 가사로 활용하는 면 또한 인상적이다. 프로듀서로 영역을 한정하기엔 다양한 포지션에서 역량을 뽐내고 있기에 더욱 눈이 간다.

 

4. Viann

비앙(Viann)은 배드애스서울(Badassseoul), 수퍼프릭 레코드(SuperFreak Records) 소속의 프로듀서다. 지금까지 그는 정규앨범 [Les Viann]과 레어버스(Rarebirth)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그룹, 핑앤퐁(PingNPong)의 이름으로 다수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Les Viann]에서 비앙은 힙합을 기반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잘 녹여냈으며, 핑앤퐁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힙합, 하우스, 저지 클럽(Jersey Club), 퓨쳐 비트 등의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늘 특유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놓지 않는다. 흐름에 편승하기보다는 자신의 것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프로듀서다.

 

5. No Identity

[soundcloud url=”https://api.soundcloud.com/tracks/168930538″]

노 아이덴티티(No Identity) 역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로듀서다. EDM Future, Chill, Chill Trap 등 유수의 사운드클라우드 채널이 그의 트랙에 주목하고 반응했다. 그는 퓨쳐 사운드를 기반으로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는 데 힘을 쏟는다. 나는 노 아이덴티티의 음악을 ‘외로운 이의 아우성’이라 말하고 싶다. 그루비한 드럼과 함께하는 차가운 멜로디, 이러한 분위기를 더하는 다양한 소스 활용이 그 이유다. 단순히 음악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유의 감성을 음악에 잘 녹여내는 아티스트다.

 

6. Beautiful Disco

[soundcloud url=”https://api.soundcloud.com/tracks/149455898″]

최근 들어서는 전자 음악과 결합한 형식의 비트 음악이 성행하고 있다. 힙합에 많은 영향을 받은 초기 비트 음악 스타일을 구사하는 아티스트를 찾기 힘들 정도다. 대구 출신의 프로듀서, 수퍼프릭 레코드의 멤버인 뷰티풀 디스코(Beautiful Disco)는 이러한 흐름과 거리가 있다. 그는 샘플링 작법을 기반으로 여러 악기를 조립하고 재구성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넓혀나간다.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샘플을 활용하는 등 ‘틀리는 것’을 즐기기에 더욱 끌리는 비트메이커다. 2년 전, [Jelly Powder] EP를 무료 공개했다. 뷰티풀 디스코는 최근 약점으로 평가받는 건반 악기 활용을 능숙하게 해내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7. IMLAY

1995년생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인 임레이(IMLAY) 또한 인터넷을 중심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프로듀서다. 주로 칠 트랩, 퓨쳐 베이스 음악을 만들며, 독특한 소스를 영민하게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스트 내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했을 때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좋은 매무새의 트랙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기에 더욱 기대되는 프로듀서. 그 역시 Too Future, Trap-EDM과 같은 인기 있는 사운드클라우드 채널에서 재조명된 바 있다.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다.

커버 아트워크 ㅣ Rareb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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