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ezy Boost로 되짚어 보는 지금의 스니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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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스니커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아디다스(adidas)의 합작품, 이지 부스트(Yeezy Boost)다.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를 되짚어보자면,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나이키(Nike)와의 에어 이지(Air Yeezy) 시리즈, 재스퍼(Jasper’s) 등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함께한 스니커까지 다수. 사실 이전의 베이프스타(BapeSta), 에어 맥스 180(Air Max 180)를 포함한다면, 뮤지션이지만 디자인으로서의 활동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여튼, 작년 에어 이지로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냈던 나이키와의 결별은 충격적인 뉴스였다. 이후 재빠른 아디다스의 접촉으로 전혀 새로운 이지를 기대하게 하며, 또 다른 열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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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월, 이지 750 부스트(Yeezy 750 Boost)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새로운 업적을 공개했지만,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여론은 커뮤니티에서 제힘을 발휘한다. 전 세계 스니커 커뮤니티에서는 이전 에어 이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극명한 ‘호불호’ 속에서 스포츠 브랜드의 본질과 하이엔드로의 진화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사실, 현재 스니커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전자의 주장은 촌스러운 고집일지도 모른다. 이미 나이키는 지방시(Givenchy)의 수석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와 작업을 했고, 아디다스 역시 릭 오웬스(Rick Owens)와 꾸준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Y-3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가.

기존 디자인을 변형시키는 것과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이런 것을 보면 아디다스는 협업진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입장인 듯- 그런데도 이지 부스트가 논란이 되는 것은, 그깟 스니커에 핏대를 세우는 것은. 바로 칸예 웨스트이기 때문이다. 그는 뮤지션이지만, 패션 시장 속에서 영향력 역시 대단하다. 지금의 칸예는 우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입지를 만들어 냈다. 음악이든 패션이든 이 우상이 만들어낸 작업물은 그 객체가 리스너인가 컬렉터인가로 나뉠 정도로 방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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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지 750 부스트의 후발주자, 이지 350 부스트(Yeezy 350 Boost)가 발매되었다. 이전에 나왔던 750에 대한 논란은 지금 발매된 350에 대한 서곡에 불과했다. 나이키의 이지와 아디다스의 이지, 십 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 사이 칸예의 스타일쯤이 바뀌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의 디자인 시그니쳐, 발등의 스트랩 정도만 있다면 아이덴티티의 망실은 가벼이 묵과할 수 있는 범위였나 보다. 750에서 이어진 350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스니커 디자인에 대한 언급보다는 ‘이것을 어떻게, 얼마에 되팔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스니커 뉴스의 댓글, 커뮤니티는 칸예의 이름값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런 현상은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과는 또 방향이 다르다. 이건 분명 실제 신발을 신는가로 이어지는 실수요를 말하는 것이니까.

따지고 보면 이지 부스트 350은 꽤 훌륭한 신발이다. 발매가격 역시 터무니없지 않았다. 처음부터 스니커 게임에 불을 지핀 것은 소비자였으니. 그렇다고 칸예가 리셀 차익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분명 지금의 스니커 시장은 작은 병폐를 앓고 있다. 동시에 시장경제, 수요와 공급에 이른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욕하되 수긍 또한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분노할 필요도, 실망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다 즐겁자고 하는 짓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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