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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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의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사실은 쉽게 부정할 수 없다. 높은 제작비, 많은 인력, 그리고 오랜 시간이 소모되는 잡지는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미디어 소비패턴의 변화로 차츰 모습을 감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열정적인 창작자들은 독특한 콘셉트, 양질의 콘텐츠를 담은 독립 잡지를 꿈꾼다. 오늘은 그 어느 나라보다 잡지 소비에 척박한 이 대한민국에서 인쇄물의 모습을 갖춘 일곱 종류의 잡지를 소개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종이에 기록하는 이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1. VKRzinevkr‘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약자인 VKRzine은 필름카메라로 찍은 인물 사진을 담는 잡지다. 2015년 3월 9일 1호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다섯 포토그래퍼의 사진을 담은 2호가 발간되었다. 1호는 현재 품절된 상태. 2호는 6,500원에 VKRzine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웹에서 온갖 사진을 볼 수 있는 요즘, 인쇄물로 촐력한 사진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묘미다. 디지털에 대부분의 지분을 내준 필름 포토그래피지만, 근래에 들어 다시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VKRzine은 결코 필름 사진이 디지털보다 우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사진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논쟁보다는 작가의 표현, 감각 그 자체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2. draobet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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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ateboard’의 알파벳을 뒤집어서 만든 draobetaks는 스케이트보드 라이프를 담은 사진 잡지다. 잔뼈 굵은 스케이터 안대근과 포토그래퍼 박효신이 합심해서 제작하며, 일 년에 2번 발행을 목표로 하는 비정기 간행물이다. 현재까지 총 3개의 이슈가 발행됐다. 잡지를 발행할 때마다 소규모의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스케이트보드 포토그래피가 현저하게 부족한 국내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스케이트보드 라이프를 선보이는 잡지다.

 

 
3.The Quiet 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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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iet Leaf는 포토그래퍼이자 편집장인 김진엽이 창간한 스케이트보드 잡지다. 이슈마다 특정 국가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스케이터, 아티스트 등 다양한 인물의 인터뷰와 가볼 만한 장소를 소개한다. The Quiet Leaf에 실리는 콘텐츠는 영어, 한국어, 해당 이슈로 채택된 국가의 언어까지 모두 3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어서 외국인들도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김진엽의 감각이 드러나는 흑백 사진 역시 잡지의 가치를 더한다. The Quiet Leaf는 현재 1호에서 일본을, 2호는 프랑스, 그리고 최근 발간된 3호에서는 중국/홍콩까지 다루며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4.젖은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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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잡지’라는 타이틀답게 현재 대한민국에서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잡지다. 맥심 걸로 유명한 정두리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과한 노출로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젖은잡지는 인스턴트 음식 같은 포르노가 아닌 소수자의 욕망을 담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페미니스트가 만드는 잡지인 만큼 그동안 남성 시선에 맞춰진 도색잡지를 거부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 한다. 맥심 걸 정두리라는 화제성 타이틀에서 벗어나 젖은잡지 자체의 기획력과 콘텐츠를 더 주목해봐야 할 것.

 

 

 

5. 그래픽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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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은 만화 장르에 관한 잡지다. 매 호 주제를 정하고 그 만화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워킹데드, 스머프, 스누피, 고독한 미식가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만화를 선정해 깊게 파고드는 잡지. 특수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만화를 담을 때도 있지만, 주로 한 가지 만화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중심적인 캐릭터와 작가, 배경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까지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당신이 읽어봤거나, 평소 관심이 있던 만화라면 그래픽 노블을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자.

 

 

6.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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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매거진은 다양한 문화 가운데 매 이슈 한 가지를 골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그 문화에 오랜 시간 몸을 담은 인물과의 인터뷰를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매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가 많아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누군가는 한 번쯤 정리하고 다뤘어야 할 특정한 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지침서 같은 잡지다. 현재까지 모두 2개의 이슈가 발간되었으며 1호는 서핑, 2호는 레코드로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최근 세계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두 뿌리 깊은 문화를 다뤘다는 점에서 구미를 당긴다.

 

 
7.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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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Dear) 매거진은 “패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초점을 맞춘 잡지다. 특정 지역의 패션, 쥬얼리 패션, 그리고 최근 발간된 5번째 이슈인 ‘염색’까지 진짜 옷을 사랑하는 이들이 만든, 옷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잡지다. 디어 매거진은 기존의 패션 잡지 하면 떠오르는 팬시(Fancy)하고 상업적인 비주얼을 담지 않는다. 내공이 느껴지는 전문지식은 물론, 옷의 디테일을 잘 모르는 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한다. 오는 일요일인 11월 29일에는 디어 매거진의 5번째 이슈 발간 기념을 위한 행사가 카더가든(Car, the Gargen), 서사무엘, DJ Jeyon과 함께 을지로의 신도시(Seendosi)에서 열리니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해 볼 것.

 

Jangstersf
VISLA의 파운더이자 디렉터. 간단한 글을 기고하며 VISLA의 전반적인 운영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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