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보다 값진 그리스 인들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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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Argiris Mantikos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 비록 이상에 불과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위해 기꺼이 부딪혀 봄 직하다. 시리아 전쟁 발발 이후 가속화된 유럽 난민 사태. 한국 전체 인구를 웃도는 난민이 유럽을 떠돌고 있는 지금, 발 디딜 곳 없는 이들을 위해 생업도 마다하고 봉사 중인 그리스 섬 주민들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를 예정이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작은 보트에 꾸겨져 바다를 건넌 난민 중에는 풍랑을 못 이겨내고 숨지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우여곡절 끝에 섬에 도달한 난민들을 어찌 마다할 수 있을까. 그리스 섬 자원봉사 연대는 기꺼이 음식과 쉴 공간을 내어줬다. 그들은 다시 새로운 터전을 찾아 유럽 대륙을 떠돌아야 한다. 그 사이 잠시나마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그리스 자원 봉사자들에게 국가적 경제 위기니 하는 말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야기다.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거룩한 희생. 하버드, 코펜하겐, 프린스턴, 옥스퍼드, 코넬 대학교 교수들은 그간 유럽 난민을 위해 봉사한 그리스 섬 주민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여기에 국제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avaaz.org)가 지원에 나섰고, 이미 29만 명 이상 서명을 받아냈다. Spyro Limneos라는 이름의 아바즈 활동가는 ‘그리스 주민들의 희생은 곧 인류애가 인종과 국가 위에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주민들의 수상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 약속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그리스 섬의 자원 봉사자 Matina Katsiveli(61)는 “보상은 우리가 도운 사람들의 미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몇 달간의 희생이 한낱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닐 터. ‘노벨 평화상’이라는 것이 봉사자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보탬이 되겠냐만,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널리 알려져 더욱 가치 있는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수상의 영예는 그리스 섬 주민들에게 돌아감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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