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months ago
INTERVIEW

Life an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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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앤 타임(Life and Time)은 진실, 박선빈, 임상욱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이들은 밴드 이름처럼 삶, 그리고 시간에 관한 자신들의 철학을 음악에 녹여낸다. 각자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며 잔뼈 굵은 이들이 이렇게 한데 모인 이유는 다른 그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데 있다. 결국, 라이프 앤 타임이라는 밴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농익는 멤버들의 삶과 함께 더욱 색깔이 진해질 것이다. 현재 그들의 시간, 그리고 삶을 따라가 보았다.

 

라이프 앤 타임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진실: 라이프 앤 타임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밴드다. 시간이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록 음악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기타를 치고, 박선빈은 베이스, 임상욱은 드럼을 맡고 있다.

 

서로 어떻게 알게 되었나.

진실: 우리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같은 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같은 밴드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기도 했고.

 

라이프 앤 타임이란 이름 역시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가?

박선빈: 다큐멘터리 중 ‘라이프’ 시리즈와 ‘타임’ 시리즈를 감명 깊게 봤다.

진실: 록 음악도 장르가 세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로 치면 액션, 스릴러, 멜로, 뭐 이렇게 나누는 것처럼. 우리 음악은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음악의 본질에 더 신선하게 접근하고 싶어서 결성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장르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진실: 그렇다. 뭘 말하고 싶은지, 뭘 들려주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하다.

 

굉장히 광범위한 소재인데, 왜 하필 자연이었는가?

진실: 의도한 게 아니니까. 우리가 모여서 밴드를 구상할 때, 자연스레 그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걸 소재로 밴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박선빈: 우리 음악이 자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다는 자연을 음악에 녹여내려고 한 거다.

 

라이프 앤 타임은 3인조 밴드다. 전통적인 밴드 구성인데.

박선빈: 나는 이전에 칵스(THE KOXX)를, 진실이는 로로스(Loro’s)라는 밴드를 했다. 두 밴드 모두 인원이 꽤 된다. 그렇다 보니 밴드 구성 전부터 가장 단출한 구성으로 가고 싶었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필요한 게 있어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나.

 

간결한 구성으로 득 본 게 있다면.

박선빈: 사람이 많으면 인간관계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크다. 밴드라는 건 특히 그렇다. 또, 사운드를 만들 때도 적은 걸 채우는 것보다 많이 있는 걸 줄이는 게 어렵다. 그렇다 보니 편곡 같은 점에서 유리한 게 있다.

진실: 멤버 수가 적다는 건 그만큼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단 뜻이다. 또, 악기를 셋업 할 때도, 사운드를 만질 때도 편하다. 페이를 여럿으로 쪼갤 필요도 없고…

 

라이프 앤 타임의 곡들은 리듬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임상욱과 박선빈의 내공 덕택일까.

박선빈: 밴드를 만들 당시 임상욱을 정말 열심히 꼬셨다. 잘 치는 드러머는 많은데, 유니크한 드러머는 적기 때문이다.

진실: 임상욱을 밴드 멤버로 영입한 건 신의 한 수다. 또, 셋 다 음악을 10년 조금 넘게 해오다 보니 신선한 걸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우리는 3인조 구성의 한계를 깨려고 늘 고민한다. 청자에게 줄 수 있는 재미나 쾌감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감상의 즐거움도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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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그려지는 이미지가 굉장히 선명하다. 곡 제목이나 가사도 이에 한몫하는 것 같고.

진실: 라이프 앤 타임의 주제가 다큐멘터리고, 소재가 자연인만큼 그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 부분에서 임상욱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나 역시 꾸준히 이야기한다.

 

평소에 교외로 자주 나가는 편인가?

박선빈: 자주 나간다. [LAND]를 만들 때, “급류”와 “Life”의 초안을 서울에서 벗어난 곳에서 작업했다. 몇 개 더 있는데, 앨범에 수록하지 않았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새로운 장소에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앨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는데.

박선빈: 우리는 소리 자체보다도 주변 환경을 바꾸면 더 좋은 게 나올 것 같아서 서울을 떠났다.

 

어떤 방식으로 곡을 쓰나. 상당히 치밀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셋의 호흡이 좋은 편인가?

진실: 정해진 방식은 없다. 곡의 쓰임새를 떠올리며 처음부터 기획하기도 하고, 잼을 하다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초안을 누군가가 가져오면 다른 멤버들이 그중 중요한 걸 남기거나 더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긴 하다. 이 과정이 지나면 멤버들의 참여도가 균등해진다. 이런 점이 라이프 앤 타임이 치밀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곡 크레딧에도 개인이 아니라 라이프 앤 타임으로 올라간다.

박선빈: 가사는 거의 진실이가 도맡아서 한다. 우리도 그의 가사 쓰는 방식을 좋아한다.

 

라이프 앤 타임의 가사에는 시적인 표현이 많다. 일상적인 언어라기보다는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 시구로 느껴질 때가 있다. 가사에 풀어내는 감정들이 과잉이라 느껴질 땐 다른 멤버들이 제지하나?

진실: 가사 쓸 때 엄청 고민을 많이 한다. ‘중2병’ 얘기 듣기 딱 좋은 주제 아닌가. 초안은 내가 쓰지만, 멤버들의 검수가 굉장히 빡빡하다.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일상적인 가사를 써야 할까 싶기도 하다. 최근 곡들은 더 자연스럽지 않나?

박선빈: 구린 부분은 가차 없이 다 잘라버린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담백한 걸 좋아한다. 워낙 구린 걸 못 참는 성격이기도 하고.

 

Life and Time – My Loving City M/V

 

“My Loving City” 같은 곡이 일상적인 얘기 아닐까. 그런데 영어로 쓰여 있어서 일상적으로 와 닿진 않더라.

진실: 나는 한글이나 영어도 각각의 악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곡은 영어로 써서 접근성이 오히려 떨어진 것 같더라고. 다음엔 타이틀곡을 한글로 써야 할 것 같다.

 

언어도 각각의 악기와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되게 재밌다. 보컬 역시 비슷한 맥락 아닌가? 진실의 보컬은 그 지점에서 딱 해야 할 일만 하는 듯하다.

진실: 한국 사람은 보컬에 치중해서 노래를 듣는 성향이 강하다. 그걸 강조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곳곳에 널려있기도 하다. 확실히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음악을 오래 해왔기에 보컬만큼이나 다른 악기를 중요시한다. 보컬 역시도 하나의 악기처럼 밸런스를 잡고 싶었다. 딱 우리가 원하는 만큼 앨범을 만들었다. 특히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갔을 때, 배철수 씨가 임상욱에게 “왜 우리가 이제야 만났을까”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임상욱: 배철수 씨 역시 드러머 출신이라 그랬던 것 같다.

진실: 우리는 직업이 밴드다. 작품성과 밴드의 여러 가지 맛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런 걸 다 보여준 게 [LAND]라는 앨범이 아닐까 한다.

 

가사를 쓸 때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무언가 쓰려면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들었다.

진실: 영감의 원천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틈날 때마다 메모했다.

 

“숲” 같은 경우는 특별한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가사 속 단어의 나열이 곡의 분위기나 감정, 온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듯했다.

진실: “숲”은 리듬을 먼저 만들고, 코드 진행과 리프를 붙여 나가던 중 ‘숲’이라는 주제를 정했다. 그때 곡에 담을 분위기, 살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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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수록곡 중 다섯 곡이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졌다. 비주얼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박선빈: 원래는 전곡을 뮤직비디오로 만들고 싶었다. 어쨌든 진실이가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다섯 곡을 만들었다.

진실: 요즘 리스너들은 굉장히 영민하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영상과 함께 음악을 전달하는 게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영상에 어떤 로망이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라이프 앤 타임은 이미지에 욕심이 많은 밴드니까.

 

곡마다 뮤직비디오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스케이트보더를 내세운 “Come”, 베이퍼웨이브를 차용한 “숲”, 그리고 로우파이 화질의 여행 비디오 같은 요소들까지 전부 다른데, 어떤 방식으로 감독과 협업을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콘셉트를 정한 뒤 표현의 영역은 영상 감독들에게 완전히 맡긴 건가?

진실: 사실, 발표된 다섯 편의 영상은 뮤직비디오라기보다는 각 감독과 라이프 앤 타임의 협업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첫 앨범을 기획할 때부터 멤버들과 최대한 영상을 많이 찍어보자는 얘기를 했었다. 데모가 그려질 때쯤, 감독들에게 음원을 전달했고, 콘셉트나 디테일을 함께 구상했다. 예산이나 제반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제한적인 상황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감독들은 말 그대로 열과 성의를 다해주었다.

 

인디 밴드 신(Scene)에는 공연을 찍어서 꾸준히 유튜브에 올리는 열성 팬들이 있다. 어떤 프로 의식까지 느껴지는데, 그들이 찍은 영상도 확인해봤나?

진실: 너무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내 영상을 못 보겠다. 하하.

박선빈: 나는 찾아보는 편인데도 최근에는 보기 힘들더라. 라이브라는 게 순간적인 것 아닌가. 항상 고맙지만, 촬영보다는 공연을 그냥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공연에 못 온 분들이 영상을 보면서 즐길 거라고 상상하면 기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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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앨범 아트워크가 독특하다. 자연 배경 안에 도시 번화가의 남녀가 뒤섞여 있다.

진실: 라이프 앤 타임의 주제가 주제다 보니, 전반적인 아트워크나 작, 편곡에서 나름 철학적인 고민을 했다. 그게 개똥철학이 되면 안 되니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앨범 아트워크의 경우는 일종의 딜레마를 표현하고 싶었다. 자연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데, 막상 우리가 눈 뜨고 접하는 자연은 도시 풍경이다. 자연과 유흥가, 보기만 해도 바로 대조되는 그림 아닌가. 이런 이야기인데, 호불호가 갈리더라. B급 힙합 앨범 같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자연을 노래하다가 “My Loving City”, 이 한 곡만 도시를 말한다.

박선빈: 의도했다. 자연을 이야기하다가 혼탁한 도시를 가운데 터뜨린 거다. 도시가 정말 싫어지다가도 막상 도시의 매력을 저버리기는 쉽지 않다. 좋지 않나. 왜, ‘도시 숲’이라는 말처럼 도시가 우리에겐 자연인 거다. 자연을 꿈꾸고, 그 안에서 살고 싶어도 막상 그곳에서 살면 답답해서 견디지 못할 것 같다.

 

라이프 앤 타임이 이야기하는 ‘City’는 서울인가?

진실: 모든 곡에 중의적인 표현을 담았다. 각자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게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을 사람들에게 주입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느낌에 가깝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지 않나. 라이프 앤 타임이 답을 내리면 위험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음악가지, 철학가가 아니다.

박선빈: 어디라고 단정 짓고 싶진 않지만, 서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나고 자란 곳이 서울이니까.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그들만의 도시가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제시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에 발표한 앨범 [The Great Deep]은 [LAND]보다 더 과격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격정적이지만, 앨범으로서 통일감은 적다는 생각도 들고.

진실: [LAND] 녹음 과정에서 하세가와 요헤이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악기의 톤 같은 게 기술적으로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맞을 것 같다. [The Great Deep] 앨범을 들어보면 그때의 색깔이 있다. 작, 편곡에서 느껴지는 야마도 있다. [LAND]는 그와 반대로 흔히들 말하는 정규 앨범처럼 색을 잡고, 정돈된 곡을 내고 싶었다.

박선빈: [The Great Deep] 앨범을 내고 나서 아쉬웠던 점을 최대한 보완하려 했다. [The Great Deep]은 밴드가 오래 갈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듀서도, 명확한 방향성도 없이 우리끼리 해결했다. 이 앨범을 내고 라이프 앤 타임의 갈 길이 분명해졌다.

 

[The Great Deep]의 에너지가 그립지는 않나.

박선빈: 유독 밴드 초기에 나오는 에너지가 있다. 지금도 할 수는 있지만, 분명 다른 방향의 앨범이 나올 것이다. 확실히 [LAND]에서부터 3인조 밴드의 의사소통이 자리 잡은 듯하다. 서로에게 익숙해진 탓일까. 앨범 제작 과정부터 훨씬 길었다.

진실: 예를 들자면, 같은 감독이 만들어도 단편 영화와 장편 영화가 다르듯, 길이에 따라 설계자가 취하는 태도가 다르지 않나. 그런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대양”과 “급류”는 [The Great Deep]과 [LAND] 앨범의 서두를 여는 곡으로, 무언가 몰아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사운드도 의도적으로 마치 ‘자매품’처럼 비슷하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진실: 장르적 유사성 때문일 거다. “대양”과 “급류”는 맛이 비슷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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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같은 악기는 라이브 때 어떻게 해결하는가?

박선빈: 원래는 임상욱이 드럼과 동시에 피아노 코드를 연주했다. 근데 그게 모든 공연장에서 하기엔 좀 번거로워서 드럼 패드를 사용한다. 템포를 계속 들으면서 하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맞춰서 하는 형식이다. 다음 앨범에도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기본적으로는 셋이서 해결하고 싶지만. 어쨌든 세션은 쓰고 싶지 않다.

임상욱: 드럼을 치면서 패드를 연주한다. 조각조각 루프로 담은 샘플도 있고, 코드 하나씩 담은 것도 있다. 곡을 만들 땐 내가 직접 건반을 친다. 그걸 라이브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소스를 패드에 싣는다. 패드를 치면서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것도 다 생각해서 편곡한다. 요즘 다들 이런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밴드 라이브에서는 내가 제일 처음 하지 않았나 싶다. 하하. 연주자들도 솔로 연주 때만 하지, 밴드 라이브 때 자주 시도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진실: 어쨌든 노트북으로 틀어놓는 것보다는 최대한 연주 안에서 해결하려고 고민한다. 한 번에 코러스 세 명을 써보고 싶긴 하다. 하하.

 

라이브에서 밸런스를 조정하는 건 역시 엔지니어인데, 원하는 사운드를 조율하는 부분에서 그들과 의사소통을 원만하게 하는 편인가?

박선빈: 엔지니어마다 성향이 다르다. 그래서 새로운 라이브 현장은 언제나 긴장된다. 얼마 전 전국 투어를 진행했는데, 어느 로컬 클럽에서 엄청나게 고생했다. 콘서트를 하면 라이프 앤 타임을 완벽히 이해하는 엔지니어와 함께하지만, 일반적인 클럽이나 라이브 현장에선 그게 불가능하지 않나. 그럴 때 보컬만 크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Life and Time – “Small Bite” M/V

 

[The Great Deep]과 [LAND] 사이에 [Small Bites]라는 앨범도 냈다. 이 앨범은 어떤 의도로 제작한 건가?

진실: 반스(Vans)와 브라운 브레스(Brown Breath)가 밴드 초창기 때부터 많이 도와줬다. 워낙 형제 같은 이들이라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했다. 순수하게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곡인데, 뜻밖에 라이브 때 잘 어울렸다.

박선빈: 엄청난 고민 끝에 나온 앨범은 아니다. “Returning Home”은 콘서트 때 엔딩으로 쓰곤 한다. 심지어 제작비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하하.

 

[Small Bites]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진실: 명확한 콘셉트를 두고 만든 곡들인데, “Small Bites”는 독타운(Dogtown)을 떠올리며 만들었고, “Returning Home”은 홍대를 그리며 쓴 곡이다. 독타운과 홍대, 반스와 브라운 브레스, 뭐 이런 의미인 거지.

 

곡 하나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는 것 같다.

진실: 신선한 걸 계속 시도하고 싶어서 그렇다. 한국의 많은 뮤지션들이 얘기할 게 있을 때는 정확하게 잘 풀어내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기분만 내는 곡을 만드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런 방식도 나름대로 느낌은 있겠지만, 라이프 앤 타임은 애초에 그런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에고(Ego)에 대한 고민도 자주 한다. 그렇다 보니 작업 기간에는 매우 스트레스가 심해서 모두 정신이 나간다.

 

기본적으로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모여서 그런지 굳이 보컬을 집어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결된 느낌이다.

박선빈: 다들 연주자 출신이다 보니까.

진실: 인스트루멘탈이냐 아니냐는 접근보다는 곡에 필요한 요소를 집어넣다 보니 자연스레 보컬이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다. 영화도 대사 없이 장면으로만 그 분위기, 감정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보컬은 하나의 소스다. 결국, 중요한 건 라이프 앤 타임의 음악, 그 구성 자체니까.

 

본킴(Born Kim)과의 작업도 신선했다. 새로운 장르와의 접점도 계속 찾고 있나?

박선빈: 사실, 엄청 오래전에 만든 곡이다. 이외에도 새로운 작업은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당장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기회가 닿는다면 얼마든지 할 마음이 있고, 실제로도 자주 이야기한다.

 

다들 특정한 선을 긋는 걸 싫어하는 타입인 것 같다.

박선빈: 다들 한 장르만을 고집하는 성향이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다 보니 다양한 장르를 접했고, 그 자체가 되게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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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앤 타임의 다음 프로젝트는?

진실: 가장 큰 이슈는 ‘한국 록 다시 부르기 프로젝트’다. 타이틀은 [CHART]라는 이름이 될 것이다. 70년대 록 밴드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먼저 싱글로 나온다. 우리가 듣고 자란 선대 뮤지션을 존경하는 마음이 우리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박선빈: 매우 잘 나왔다. 라이프 앤 타임의 새로운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곡이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나온 이후에는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음악을 재해석하고 2010년에 접어들면 라이프 앤 타임의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인디 밴드 신은 어떤 모습인가? 버스킹을 하는 무리는 많이 봤지만, 너무 간지러운 음악들이 태반인 것 같다.

박선빈: 요즘은 러프한 밴드들이 사라진 것 같다. 세대가 달라진 탓인지, 칠하거나 편안한 음악이 대세가 된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요즘 재능 있는 어린 뮤지션들은 밴드보다도 힙합에 빠지는 것 같더라.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쿨한 친구들이 밴드를 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임상욱: 밴드가 최고일 때도 있었는데.

 

다가오는 휠라 그라운드 프로젝트(FILA Ground Project) 공연은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나?

진실: 평소와 다름없이 준비했다. 근데 공연 장소가 높지 않아서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안 보일까 봐 걱정된다.

박선빈: 음향 시스템이 완벽한 곳이 아니다 보니, 합주실에서 하는 공연처럼 될 것 같다. 악기 소리를 바로바로 들을 수 있으니 재밌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진행 / 글 ㅣ 심은보
사진 ㅣ 백윤범
협조 ㅣ FILA Orig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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