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95와 Instagram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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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스타그램(Instagram)만큼 일상 깊숙이 침투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없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인스타그램은 예전 한국에서 위용을 떨치던 싸이월드나 세계적인 페이스북보다도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끼쳤다. 그런데 여기 그 옛날 윈도우 95에서 인스타그램을 실행한 이가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러시아 태생 아티스트 미샤 페트릭(Misha Petrick)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자신이 어렸을 때 충격으로 다가왔던 윈도우 95를 떠올리며 지금 세계적으로 쿨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페트릭의 발상은 실제로 구현된 그래픽을 보면 더 재밌다. 윈도우 95 기반의 인스타그램은 그가 작업한 GIF 파일 형식으로 공개되었는데, 세 장의 GIF로 인스타그램의 주요기능과 윈도우 95가 어떤 방식으로 만났는지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인스타그램 피드 스크롤, 두 번째는 팔로워 및 알림 메시지, 그리고 사진 필터 변경이다. 8비트 기반의 투박한 그래픽, 청록색 바탕화면 등 윈도우 95의 환경에 얹어진 인스타그램은 오히려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Apple Ⅱ’, ‘Apple ’86’, ‘VIC-20’과 같은 필터는 윈도우 95의 시대상을 반영한 필터로 작가의 디테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적절하지 않은가?

윈도우 95의 등장은 흑백 화면에 복잡한 기호들이 즐비하던 운영체제 도스(Dos)에서 GUI 운영체제로의 전환, 그야말로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했다. 아이폰 등장 이후, 디지털 기기 패러다임이 모바일로 넘어간 지금의 시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지표인 인스타그램과 20년 전 윈도우 95의 결합은 시간의 어긋남이 주는 묘미이자 디지털 시대의 큰 변혁을 이끌고 온 두 주역의 만남이다.

Misha Petrick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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