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Johnny Miller가 바라본 남아공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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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힘은 강력하다. 단 한 장의 사진이 전쟁의 참혹함 혹은 이민자의 현실을 전 세계에 고발하는 데 한몫했다는 건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이다. 이를 악용한 사례도 더러 있지만, 좋은 사진은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을 인식하게 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전 세계의 오랜 화두인 인종차별, 특히 남아공에서는 불과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인종차별이 법적으로 용인되는 국가였다. 위대한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정권을 잡은 이후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폐지됐지만, 뿌리 깊게 남은 인종차별의 잔재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은 듯하다. 그 흔적은 위에 보이는 한 장의 사진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사진작가 조니 밀러(Johnny Miller)는 넓은 길이나 하천을 사이에 두고 같은 하늘 아래에서 남아공 국민이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지 전 세계에 알렸다. 이 사진 시리즈의 제목은 ‘Unequal Scenes-불공평한 장면-‘. 인종차별 정책이 폐지된 지 22년이 지난 지금도 실제로 국민이 겪는 빈부 격차를 밀러의 사진은 극명히 대비되는 이미지로 말하고 있다. 막상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우리로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선을 위로 올려 하늘에서 바라본 남아공의 현실은 어떤 수치나 통계로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선명하게 각인된다. 드론은 이제껏 체감하지 못한 이 세계의 또 다른 단면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밀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첫 번째 드론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천 명이 넘는 유저가 게시물을 공유했다. 밀러는 이 지역사회가 애초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눠서 설계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Unequal Scenes’ 시리즈를 보며 많은 네티즌이 남아공의 현실을 인식하고,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면 어느 정도는 그의 의도대로 잘 전달된 게 아닐까. 불평등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처럼 느껴지지만, 현실을 바꾸고자 행하는 그 어떤 노력도 결코 헛된 일은 아닐 터다. 변화의 단초는 어쩌면, 조니 밀러가 찍은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Unequal Scene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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