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의 갱단을 촬영한 프로젝트, ‘GANGS’

부기(Boggie)의 어린 시절은 그 누구보다 평화로웠다.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의 시절은 그에게 굉장한 만족감을 주었다. 특출한 부자, 가난한 사람도 없던 그때를 아직까지 호시절로 기억하는 부기는 90년대 초에 발발한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전쟁과 함께 무너진 도덕과 윤리는 세르비아 전역을 황폐하게 했고, 국민 대부분이 굶주림에 시달렸다. 부기는 이런 어두운 시절에 ‘사진’을 시작해 조국의 참상을 기록해 나갔다.

내전은 발발로부터 5년이 지난 1995년에 종결됐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비극과 커다란 자극이 남기고 간 것은 감당할 수 없는 권태였다. 부기는 오랜 시간 자라온 세르비아를 떠나 뉴욕으로 향했다. 이후 브루클린 안쪽에 위치한 부쉬윅(Bushwick)이라는 동네에 터를 잡고 뉴욕에서의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부쉬윅은 뉴욕 내에서 악명 높은 동네로 유명했는데, 이는 전쟁을 눈앞에서 목격한 부기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뉴욕 활동 초기 부쉬윅 내의 비행 소년, 약물 중독자를 촬영했는데, 이후엔 그 호기심이 동네의 갱단으로 향했다. 그는 갱단의 본거지인 공공주택으로 찾아가 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우려와 다르게 그들은 꽤 호의적인 태도로 맞이했고, 부기는 이들과 함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GANG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권총을 BB건 마냥 들고 갖은 제스쳐를 취하는 갱의 모습은 어린아이를 보는 듯 천진난만하다. 도시의 무법자를 가감 없이 담아낸 작품 ‘GANGS’는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기의 철학과 완벽히 일치한다.

Boogie 공식 웹사이트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