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years ago
FEATURE

특별기획: 레코드샵 주인장들에게 묻다 part.2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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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국내 외 레코드샵을 말해 달라.

Gimbap Records 대표 김영혁(이하 G): 취향을 기반으로 하는 매장이 많지는 않은데 서울에서 꼽자면 RM360과 시트레코즈 정도가 있지 않을까. 퍼플이나 메타복스와 같은 오래된 샵들을 더 자주 갔지만 좀 다른 성격의 매장이라고 생각한다. 해외로는 다들 아는 일본의 Disk Union정도. 자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레코드샵인데 언제 가더라도 좋은 물건들이 비치되어 있다.

Seterecords 대표 유지환(이하 S) : 국내에서는 김밥 레코즈와 RM 360이 가장 샵의 색을 잘 살리고 가는 것 같다. 그리고 브라질의 상파울루에 위치한 ‘Disco Sete’라는 레코드 샵이 있다. 내가 사용하는 시트(Sete)라는 이름을 다른 곳에서도 사용하나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알게된 곳이다. 그 곳 발음으로는 ’세찌‘더라. 지금은 아마 없어진 걸로 알고 있다.

Rm.360 대표 박민준(이하 R):  국내에서는 시트레코드(Seterecords)나 홍대의 퍼플(Purple), 김밥 레코드(Gimbob Records)가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회현 상가 지하에 있는 리빙사와 같은 오래된 샵들도 있다. 해외의 경우는 내가 주로 딜러들이나 창고를 직접 다니며 구매하기 때문에 딱히 언급할만한 샵이 없다. 인상 깊었던 곳이라면 뉴욕(New York)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알렌타운(Allentown)에 더블 데커(Double Decker)라는 레코드 샵이 있는데 그 곳을 운영하는 친구가 굉장히 부지런하다. 괜찮은 레코드들을 취급하고 열정이 있다.

 

14. 기회가 된다면 LP로 제작하고 싶은 국내 앨범은?

G: 특별히 생각이 나는 앨범은 없고, 누구의 앨범이 됐든 리이슈(Reissue)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까지의 국내 리이슈는 소극적인 형태로 보너스를 생각할 수 없는 복각판들이 대다수였다. 오리지널 테이프를 가지고 LP를 제작하고 좀 더 풍부한 자료를 담을 수 있는 리이슈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한다.

S: 오타키(OTAKHEE)의 [Smoked Jazz]. 그리고 불싸조(Bullssazo)가 영화 ‘나 홀로 집에’의 메인 테마 곡 “Somewhere In Memory”를 리메이크한 적이 있는데 이 트랙을 레코드로 제작해보고 싶다.

R: [재즈로 듣는 우리가요팝송]이라는 앨범을 리이슈 하고 싶었는데 얼마 전에 제작되었다.

 

15. 국내 앨범들의 리이슈(Reissue)가 최근에 들어 더욱 활발해진 거 같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하자면.

G: 해외에서는 리이슈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이블도 많은데 사실 국내에서는 제작되는 숫자도 적고 매체에서도 큰 관심이 없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곡의 권리를 둘러싼 문제가 크다. 아티스트 자신이 저작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곡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70,80년 대 혹은 심지어 90년대까지 저작권이 불분명한 앨범들이 너무 많다. 이것이 결국 국내 앨범들을 리이슈 할 때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S: 예전부터 계속 해오고 있는 일이다. 잠시 정체되었다가 비트볼(Beatball), 키오브(KHIOV)와 같은 곳에서 다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활발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니 다행이라 생각해야지.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들, 김정미의 [바람]과 같은 것들이 리이슈되는 것은 참 좋은 현상이다.

R: 최근의 현상은 아니고 사실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이 됐던 부분이다. 다만 지금처럼 레코드 페어나 LP를 취급하는 샵들이 생기는 것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은 더욱 많아질 것이고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 옛날 고전이나 예술작품들은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조명을 받지만 음악은 그러질 못했다.

GIMBAB

16. 영국 레코드 시장의 예를 들자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새롭게 제작된 LP레코드의 판매량이 53만장으로 전년도 대비 100% 성장했다. 이런 현상이 다시 대두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G: 첫째로 사람들이 CD라는 매체에 대해 더 이상 장점을 발견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CD가 처음 나왔을 때는 콤팩트 디스크(Compact Disc)라 해서 휴대성에서 큰 메리트가 있었지만 현재는 mp3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가격에서도 비교가 되지 못한다. 씨디가 음질이 조금 더 좋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대중들에게는 사실상 무의미한 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리적 포맷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LP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들이 더 부각될 것이다. 게다가 요즘엔 저가형 턴테이블도 많이 나오고 있고 LP 안에 다운로드 쿠폰을 삽입해 주는 경우도 일반화되다 보니 LP를 체험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다시 사람들을 LP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든 것이라 추측해본다.

S: 어려운 질문이다. 넘어가자.

R:음악시장 안에서 CD의 메리트가 사라졌고 판매량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음반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들은 LP로 회귀하는 듯하다.

 

17.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음반은 유동적인 ‘음원’이 되어가고 있다. 21세기 시대를 살아가는 LP Shop의 주인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나.

G: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현재 음반 산업은 디지털로 재편되어 있지 않나. MP3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투자는 힘들어지고 그러다보니 기획사들의 입장에서 앨범 제작은 부담이 된다. 그러니 아티스트들은 갈수록 싱글 위주로 곡을 낼 수밖에 없다. LP가 다시 주목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MP3를 뒤집을 정도로 파급력이 거대해 질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음원 중심으로 음반시장이 흘러갈 것은 확실하고 다만 그의 반대급부에 해당하는 일도 꾸준히 일어날 것이다.

S:역시 문제는 돈이다. 음반이 음원이 되어가면서 국내의 수많은 가수들이 부담이 큰 앨범 제작보다는 싱글로 ‘단타’를 치는 일들이 보편화 됐다. 사실 싱글 시장이라는 것이 국내에 아예 없지 않았나. 이런 현상이 눈에 보이는 실체를 소유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욕구과 결합하면 그것이 LP의 판매에 도움이 되진 않을까 상상해본다. 참고로 우리 가게는 7인치 싱글이 7만장이다. 하하. 홍보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R:사실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하. 가장 절박한 목표는 레코드를 팔아서 샵을 유지하는 일이다. 장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 것이 의미 있는 일인데 아직 그렇게 되지 않아 다른 걸 팔아서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레코드를 팔아서 샵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18. 위와 같은 흐름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도 디지털 싱글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었고, 갈수록 앨범이라는 말이 무색해 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G: 앞에서 설명이 된 것 같다.

S: 앞서 말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R:음악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한다. 정규 앨범, 싱글, 디지털 싱글 등의 단어들의 의미가 없어질 때가 올지도 모른다.

SETER-1

19. 아시아의 경우, 이웃 나라 일본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음반시장이 구축되어 있다. 왜 한국와 일본은 이런 차이가 생겼다고 생각하는지.

G: LP로만 놓고 봤을 때 일본은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다. 여전히 CD를 많이 구매하는 나라다. 최근 일본의 음악 시장 규모가 미국을 넘어섰다고 들었다. 일본도 아이돌이 높은 CD판매량에 일조하고 있다. 대형 레코드 샵인 타워레코드가 건재하지만 안에는 대부분 시디로 채워져 있다. 자연스럽게 변화하겠지만 아직 일본의 LP시장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S: 일단 일본은 인구의 수도 많고 경제력 또한 한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충분히 자신의 문화를 즐길 돈이 있다는 말이지. 게다가 일본인들 특유의 수집하고 정리하는 습관, 마니아 문화가 뒤섞여 덩치 큰 음반시장이 구축된 것 아닐까.

R: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들의 경제, 문화, 정치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고 더군다나 우리나라와 일본은 애초에 상황이 달랐다. 군사독재 시절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문화들이 인정을 받지 못했다.

 

20.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레코드샵에 대해 말해 달라.

G: 얼마 전, 온라인 매체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전 세계 레코드 50선이라는 기사를 봤다.  A-Z까지 모든 음반들이 구비된 샵도 있었고 앨범 수는 적지만 알찬 샵도 있었다. 뻔한 얘기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레코드 가게는 내가 사고 싶은 앨범들이 있는 곳이다. 규모보다는 역시 그 내용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라디오도 공중파뿐만이 아니라 장르에 특화된 라디오 방송국이 존재하듯이 레코드 가게도 음악적 특색이 있는 곳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오늘날, 2013년의 서울에서 레코드 샵을 하는 것이 자살행위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그렇게 삭막한 곳만은 아니더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다들 분발했으면 한다. 앞서 말한 요소들을 잘 특화한다면 거기서 생겨나는 팬들도 있을 것이고, 서로 공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S: 특정 장르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코드 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동시에 가장 이색적인 샵일 것이다. 독일에는 Kraut Rock만 취급하는 샵도 있다고 들었다.

R: 레코드를 팔아서 유지를 하는 샵이 가장 이상적인 레코드 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특정 장르에 특화된 레코드 샵이 이색적이지 않을까.

 

21. 국내의 대중들이 레코드 문화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자.

G: 일단 소녀시대가 LP를 내야 한다. 하하. 조용필도 G-Dragon도 LP를 내지 않았나.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것이 하나의 큰 기폭제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LP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하나 있지만 새로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완전한 프레스의 공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그런 공장들이 많이 생기길 바라기 보다는 현재 있는 공장이라도 모양새를 갖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LP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국내에서 좋은 품질로 더 많이 찍는다면 단가도 저렴해 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해외에서는 이전부터 역사가 쭉 이어지는 공장들이 있다. 체코의 경우에는 예전에 수천만 장을 찍다가 90년대에는 공장이 놀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다시 천만 장을 찍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공백기를 견디지 못하고 공장과 장인이 모두 다 사라졌다. 전통이 끊겼기 때문에 그걸 다시 잇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독립 팬을 가진 뮤지션들 모두 LP를 쉽게 찍을 수 있고, CD에 비해 재미난 요소들을 많이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다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S: GD가 앨범을 계속 LP로 발매하는 것.

R: 디제이들이 꾸준하게 좋은 음반을 들려주고 사람들이 다양한 계기로 LP를 접하는 일이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인 양평이 형님이 라디오에서 레코드를 소개한지 벌써 일이년이 지났다. 이러한 요소들도 필요하고 지금 당신들이 하고 있는 취재 기사들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파티나 클럽을 비롯해 사람들이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경로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RM360

22. 레코드샵을 운영해온 입장으로 새롭게 샵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G: 사실 나도 우연히 레코드샵을 시작했지만 많은 기대를 하면 안 될 것 같다. 샵을 연지 두 달 밖에 안 된 입장에서 충고할 입장은 아닌 것 같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본인의 취향에 충실할 수 있는 매장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샵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S: 다른 일을 찾아봤으면 한다. 굳이 하겠다면 샵의 경쟁력을 살리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R: 음악을 많이 들어라. 그리고 돈도 많이 벌길 바란다.

 

23. 국내 레코드샵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G: 당장은 불확실하다. 우리 주변에서 레코드를 사는 사람의 수는 정해져있다. 레코드 시장만 놓고 보면 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섣불리 샵을 만들 상황도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틈새들이 존재하고 앞으로 성공할 수 있는 샵이 조금씩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에 음반매장들이 성공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대부분 실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꼭 레코드에만 집중하지 않고 음악에 관련된 문화를 포괄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진다면 저변이 확대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S: Hell NO.

R: 내가 알기로도 지금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샵들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많아질 것이다.

 

24.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G: 없다. 하하.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이제 남아있지 않다.

S: 없다. 힘든 시간이었다.

R: 음악에 대한 취향은 바뀔 수 있지만 레코드를 산다는 행위는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취미이다. 쉽고 경제적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한 번쯤은 경험해 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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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행 ㅣ 최장민 권혁인

텍스트/편집 ㅣ 권혁인 최장민

이미지 작업 ㅣ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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