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hartt WIP가 걸어온 25년의 발자취, ‘The Carhartt WIP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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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옷, 흔히 우리가 작업복이라 일컫는 의복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브랜드 칼하트(Carhartt)는 1889년, 미국 미시건주의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칼하트라는 브랜드가 백 번째 생일을 맞이하던 해인 1989년에 에드윈 페이(Edwin Faeh)가 칼하트 유럽 라이센스를 취득하면서 ‘칼하트 WIP(Carhartt WIP)’로의 첫 도약을 시작했다.

칼하트 WIP는 분명 미국 100년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칼하트이면서 칼하트가 아닌, 또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로서 상당히 진취적인 면모를 보인다. 단순히 미국의 워크웨어 브랜드를 들여와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주목한 칼하트 WIP는 음악과 예술, 캠핑, 익스트림 스포츠 등 유스 컬처(Youth Culture)와 길거리 문화 전반을 지탱하는 크고 단단한 뿌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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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칼하트 WIP의 나이도 25살을 넘어섰다. 칼하트 WIP의 25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The Carhartt WIP Archives’는 브랜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닦아낸 한결같은 ‘고집’을 글과 사진, 아트워크와 인터뷰로 엮어냈다.

책의 크기만 해도 가로·세로 30cm x 20cm에 육박하고, 풀컬러에 428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이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3년 이상의 긴 시간을 소요했고, 1년 반 이상을 오로지 책 작성과 편집에 몰두했다고 한다. ‘The Carhartt WIP Archives’의 목차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스트리트 신(Scene)의 진입을 알리는 프리퀄(Prequel)과 1989년부터 2008년, 다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칼하트 WIP의 작업물을 총망라한 워크 인 프로그레스(Work In Progress). 마지막으로 WIP 이전의 100년을 담은 레가시(Legacy)가 굵직한 뼈대를 이룬다. 책은 전체적으로 연대기 구성을 취하지만, 그 내용은 칼하트 WIP의 손에서 재탄생한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다채로운 접근 방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는데, 한 예로 1995년 회사의 경영자였던 빌럼 캠퍼트(Willem Kampert)와 에드윈 파에(Edwin Faeh)가 나눈 팩스조차도 하나의 아카이브로 가져오는 치밀함을 보인다. 칼하트 WIP가 25주년이었던 작년에 이 책을 내지 못하고 1년 가까이 출간을 미룬 이유 또한 이렇게 책의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그들의 고집 때문이 아니었을까.

 

 

 

 

‘The Carhartt WIP Archives’ 출간을 기념한 런칭 파티는 칼하트 WIP가 지난 25년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은 물론, 그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와 각종 캠페인을 통해 칼하트 WIP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상단 슬라이드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칼하트 의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소재들과 상당한 크기의 덕 캔버스(Duck Canvas) 롤을 유심히 살펴보자.

 

 

서브컬처를 후원하는 칼하트 WIP의 활동은 한국에서도 단연 두드러진다. 옥타곤(OCTAGON) 스케이트보드 영상 시사회와 칼하트 WIP 스케이트 팀의 몽골 투어 영상 “OUT OF STEPPE” 시사회처럼 해외에서 제작된 양질의 콘텐츠를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사진작가 펩 킴(Pep Kim)이 칼하트WIP 스케이트보드팀 멤버 애런 해링턴(Aaron Herrington)과의 5년을 담은 ‘Rose Is The Apple Of My Eye’ 사진전이나 미국 L.A. 기반의 4인조 프로덕션 퓨쳐 브라운(Future Brown)의 내한 공연 등 여러 아티스트를 초청해 국내·외 각계각층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Carhartt WIP x Mahogani Music’ 컬렉션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디제이 크루, 360 사운즈(360 Sounds)와의 협업을 통해 라디오 스테이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고, 국내 스케이트보드 디스트리뷰션 RVVSM의 스케이트보딩 홍콩 투어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들은 한국 서브컬처 신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중인 로컬 아티스트·단체와의 긴밀한 소통을 잊지 않았다. 이렇듯 칼하트 WIP가 벌이는 일련의 활동은 의류 브랜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하나의 아이콘으로서 이제 막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스트리트 신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여타 브랜드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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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hartt WIP Archives’의 출간과 함께 25년 세월에 방점을 찍은 칼하트 WIP.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칼하트 WIP의 행보를 기대해보자. 이전 25년을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모습도 충분히 믿고 볼만 하다. 끝으로 Highsnobiety에서 촬영한 이번 출간 기념 이벤트 영상으로 그날의 분위기를 한껏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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