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 큐레이팅 플랫폼, ‘NOTYOURSERIES’의 첫 번째 파티 ‘5LOOPS’ 리뷰

서울에서 만들어진 여러 파티 브랜드, 크루의 움직임을 꾸준히 따라온 이들이라면,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에 등장한 ‘NOTYOURSERIES’라는 이름의 콘텐츠에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새침데기 같은 문구로 기존의 비슷비슷하게 생겨먹은 파티와 선을 그은 듯한 ‘NOTYOURSERIES’, 과연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든 걸까?

지난달, VISLA는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다름 아닌 ‘NOTYOURSERIES’의 첫 번째 파티, ‘5LOOPS’의 초대장이었다. 정확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은 적어도 대강의 갈래는 짐작할 수 있을 만한 소개 글과 함께 우리를 비밀스러운 파티의 현장으로 초대했다. 글에는 ‘NOTYOURSERIES’라는 파티, 공연, 전시를 아우르는 문화 큐레이팅 플랫폼을 시작했다는 것, ‘5LOOPS’는 그 첫 번째 움직임으로 잔뼈 굵은 국내 프로듀서들을 디제이 부스에 세운 파티라는 정보가 적혀있었다.

‘5LOOPS’라니, 꽤 진지하게 이름을 지은 듯하다. 다섯 명의 프로듀서, 그들이 곧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래퍼, 싱어, 퍼포먼서의 뒤에서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란 말인가? 루프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작곡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개념이다. 프로듀서가 가진 색채를 ‘5LOOPS’가 어떤 방식으로 펼쳐낼지 궁금해졌다.

‘5LOOPS’의 첫 번째 파티는 지난 1월 6일, 안도 바이스 벌사(ANDO VICE VERSA)라는 이태원의 제법 분위기 있는 문화 공간에서 열렸다. 초이스37, 소울스케이프, 피제이, 진보, 그리고 주니어셰프까지 다섯 명의 프로듀서가 각자의 셀렉션을 뽐냈고, 관객으로 온 딘(DEAN)이 갑작스럽게 무대에 오른 건 덤이었다. ‘5LOOPS’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션의 곡 혹은 자신이 구축한 세계관의 근원이 되는 곡을 훑어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초대받은 사람들만 이 공간에 올 수 있었다고 한다. 꽤 비밀스러운 시리즈고 파티다. 문을 열 때만 해도 꽤 점잖은 공간에서 얌전한 분위기로 진행되나 싶더니 이내 크지 않은 그 공간은 관객이 모두 땀에 흥건히 젖을 정도로 뜨거워졌다. 박재범(Jay Park)을 비롯해 다수의 뮤지션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제법 그럴듯한 이름으로 파티 브랜드를 진행하는 많은 이의 노력에 누가 되는 말이지만, 워낙 좁은 땅에 살다 보니 그 밥에 그 나물이 되는 풍경을 많이 봐왔다. 새로운 놀이터를 찾아 매번 옮겨 다니는 젊은 팔로워들의 갈증에 보답하려면 차린 게 넉넉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또렷한 취향을 가진 클럽 내지는 파티가 잘 운영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꽤 많다는 의미다. 구색을 잘 갖추고 시작한 ‘NOTYOURSERIES’에게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닐 터. 또 어떤 시리즈를 들고 올지는 모르겠으나 이태원에서 진행한 ‘5LOOPS’는 일단 절반의 성공은 가져간 걸로 보인다. 추후 외국 라인업을 갖추든, 장르를 더 깊게 탐색하든 그들이 ‘SERIES’를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는 몇 번의 콘텐츠를 더 확인해봐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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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문호진
사진 / 영상 ㅣ ‘NOTYOURSERIES’ 제공

‘NOTYOURSERIE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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