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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 1-800-8282-4949ㅣ 2화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 1-800-8282-4949 제2화는 지난 1화보다 더욱 갖고 싶고 더욱 골 때리는 제품을 가지고 돌아왔다. 당신이 만약 당장 이 제품들을 구할 수 있다면 당당히 우리에게 DM을 보내서 엿먹여도 뭐라 대꾸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 멋진 건 많지만, 전부 가질 수는 없다. 당신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 그렇다면 오늘도 전화 한 통 부탁한다.

 

TENGA x Anti Social Social Club Sex Toy

이번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얼마 전 일본 여행 중 성인용품 가게에서 처음 내 두 눈에 포착된 ‘텐가(TENGA)’다. 어디선가 야무진 자위 기구가 나왔다고 듣긴 들었는데, 뭐 특별할 게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텐가를 본 순간 초고속 뉴런 반응으로 뇌 내 기억장치에 신속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체크해보니 국내에도 텐가가 정식 출범했던데. 유레카! 좀 더 텐가를 디깅해보니 ‘HUF’를 비롯해서 ‘X-Large’, ‘Married to the Mob’, ‘Chari & Co.’ 그리고 나름 점잖다고 알려진 ‘Opening Ceremony’까지 여러 브랜드가 이 발칙한 물건과 협업했더라. 어쨌든 이번에 소개할 아이템은 바로 요망한 핑크빛의 ‘안티 소셜 소셜 클럽(Anti Social Social Club)’ 텐가다.

무엇이든 멋있고 쿨하면 좋은 거 아닌가? 서브컬처 신(Scene)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안티 소셜 소셜 클럽, 그 괴기하고 강렬한 이미지는 당신의 맑은 정신 상태를 시기적절하게 파괴시켜줄 것이다. 또 굳이 사용하지 않고 관상용으로 두더라도 ‘힙’해 보이지 않을까? 아쉽지만 이 협업 텐가는 전량 품절이라 구하려면 꽤 고생 좀 해야 할 듯하다. 그게 아니라면 시중에 판매하는 일반 텐가라도 당당히 사보라. 이제 시대가 변했다. 책상 위에 휴지보다 더욱 위풍당당한 아이템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VISLA 매거진 에디터 이철빈

 

‘I.O.I 한정판’ 현대 Solati 15인승 럭셔리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방영 중이다. 한 편도 안 봤다. 나에게 “프로듀스 101”은 시즌 1, 아이오아이(I.O.I) 뿐이다. 아이오아이는 1월 29일에 ‘타임슬립 – I.O.I’를 마지막으로 공식 해체했다. 하지만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프리스틴(PRISTIN, 임나영, 주결경), 구구단(김세정, 강미나), 다이아(DIA, 정채연), 우주소녀(유연정), 아이틴 걸즈(i-Teen Girls, 최유정, 김도연) 등의 그룹으로 혹은 김청하, 김소혜, 전소미처럼 솔로 활동을 하는 이상, 아이오아이는 살아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직도 아이오아이의 마지막 싱글이자 작별 인사인 “소나기”를 듣지 않았다.

아이오아이의 본질이 아이돌인 만큼, 관련 상품도 많았다. 공식 야광봉은 물론이며 가깝게는 포스터와 포토 카드, 멀게는 한정판 옥션 포스터, 공식 데스크 매트 등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안 샀다. 한정판에 달려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대신 앨범과 포스터를 여러 장 구매하고, 스트리밍 또한 열심히 돌렸다. “Whatta Man”으로 활동하던 당시 공연도 봤다. 그 정도가 내가 현실을 저버리지 않고 덕질을 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

아이오아이 해체 이후 어느 날, SNS에서 ‘아이오아이 최고가 굿즈’라는 글을 봤다. 클릭했다. 오만 가지 상상을 하며 클릭한 게시물의 내용은 아이오아이가 활동할 때 타고 다녔던 차량이었다. 아이오아이의 해체가 현실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유머였겠지만, 나는 거대한 현실 하나를 맞닥뜨렸다. 지금도 파는지는 모르겠다. 아이오아이의 팬이, 혹은 중고차가 필요한 누군가가 구매했을지도. 아직 남아있다면 당장 내가 사서 아이오아이가 데뷔했던 2016년 5월 5일처럼, 다가오는 5월 5일에 멤버들을 태우러 가고 싶다. “Pick Me” 대신, “소나기”를 틀어 놓고 마치 작별인사는 없었다는 듯이. 그렇지만 나는 이 차를 살 돈은커녕 운전면허증도 없다. 다른 굿즈가 그랬듯이 떠나보내야만 한다.

VISLA 매거진 에디터 심은보

 

White Truffle (Colossal Size)

나는 자취생이다. 절약 목적도 있지만,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집 나와 사는 남자치고는 나름 잘해 먹고 산다. 생존형 요섹남들의 경우 레시피 돌려막기에 한계를 느끼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식재료에 관심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관심은 있되 정작 구할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트뤼프 – 송로버섯, 흔히 ‘트러플’이라 칭함 – 다. 트뤼프는 캐비어(철갑상어 알 절임), 푸아그라(거위 간)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식재료로 주로 프랑스 남부에서 재배되는 블랙 트뤼프와 이탈리아 북서부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트뤼프로 나뉜다. 인공재배가 어려운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뤼프가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

달에서 주워온 돌 같은 생김새만으로는 그 맛이 잘 상상이 되지 않는데, 특유의 향이 중독성이 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국내 사이트에서는 트뤼프의 영혼만 살짝 집어넣은 트뤼프 소금이나 트뤼프 오일 정도만이 거래되고 있다. 구글링을 통해 찾은 외국 미식가 사이트에서 확인한 화이트 트뤼프의 가격표는 실로 살벌했다. 벌크가 클수록 상급으로 치며 최상급 ‘Colossal Size’의 경우 1파운드(약 0.45kg)에 7,680달러에 달하는데 그것도 재고 부족으로 예약해야만 입고 시 알림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GD’는 라면에도 넣어 먹는다고 하던데 대충 계산해보니 손톱만큼 넣었다고 가정해도 그 라면 약 25만 원 정도… 이 녀석만 있다면 “오빠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라고 물어봤다가 정중히 거절당해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만 같은 데 말이다. 별수 있나. 마트에서 산 트뤼프 영혼 오일이나 듬뿍 뿌려 먹어야지.

VISLA 매거진 컨트리뷰트 라이터 석정환

 

Wacko Maria x Neckface Reversible Souvenir Jacket

개인적으로 넥페이스(Neckface)라는 그래픽 아티스트를 매우 좋아한다. 강렬한 그래픽으로 자신의 반달리즘을 펼쳐내는 이 아티스트는 한동안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정체를 드러내고, 거대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며 조금 더 수면으로 올라온 넥페이스의 제품은 뭐가 됐든 내가 가장 가지고 싶은 제품이다. 그는 반스(Vans), 나이키 SB(Nike SB)를 거쳐 최근 일본 패션 브랜드인 와코 마리아(Wacko Maria)와 작년에 컬렉션을 공개한 적 있다.

그중 최고가의 제품이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이 재킷은 심지어 리버시블(Reversible)로, ‘더블 멋’을 보여줄 수 있다. 와코 마리아도 멋있지만 역시 넥페이스가 더 멋지다. 현재 품절이며 정식 발매가 약 85만 원 정도였던 걸 떠올린다면 지금은 구하기 존나 어려울 듯하다. 오늘도 나는 꿈속에서 이 옷을 떠올리며 내가 넥페이스 재킷을 걸친 채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고 “너는 이거 없지 새꺄…”라고 말하는 발칙한 상상을 한 번 해본다. 사랑합니다 넥페이스…

VISLA 매거진 디렉터 최장민

 

Base Control x HENRY&HENRY Solid Sandal

VISLA 매거진 모 그래픽 디자이너가 새하얀 플립플롭을 신기 시작하는 것으로 어느새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엄밀히 말해 아직 슬리퍼를 신기엔 이른 날씨지만, 까딱거리는 그의 자유분방한 발가락을 보고 있노라면, 양말과 신발에 이중으로 갇힌 내 발이 괜스레 답답해 견딜 수가 없다. 발이 못생긴 탓에 맨발을 드러내는 일을 꺼리는 편이지만, 찌는 듯한 여름 슬리퍼의 유혹을 참아내기란 역시 힘들다. 플립플롭은 힘들겠지만, 발등을 감싸는 슬라이드 정도라면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찾아낸 것이 ‘Henry & Henry’의 솔리드 샌들이다. 그것도 무려 베이스 컨트롤(Base Control)과 협업한 모델.

지금에야 베이스 컨트롤이 다 무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과거 우라하라의 쟁쟁한 인물, 후지와라 히로시(Hiroshi Fujiwara), 네이버후드의 타키자와 신이치(Shinich Takizawa)가 이끌던 때를 생각해본다면, 지금 와서도 고개를 끄덕거릴, 눈곱만큼의 명분 정도는 있지 않을까. 앞서 이야기한 Henry & Henry, 이 브랜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무려 이탈리아에서 고무 샌들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꽤나 골 때린다. 코도반이나 송아지 같은 고급 가죽도 아닌 고무 떼기를 말이다. 뭐 이렇게 하나둘씩 파고들다 보면, 어느새 시대를 지나버린 브랜드와 이태리 고무 샌들 장인이 펼치는 괴상한 협업의 결과물이 궁금해 미칠 지경에 이르는데, 그런 것 치고는 디자인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평범하다.

장황하게 잡설을 늘어놓았지만, 아무튼 이번 여름에는 이 슬리퍼를 신고 싶다. 누가 봐도 동네 앞 시장 바닥, 혹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 것 같은 디자인인데, 일본 브랜드와 협업한 이탈리아산 슬라이드라는 말이지. 누가 왜 이런 걸 신고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무심한 듯 쓱 알려주고 찍찍 끌며 화장실에 가는 거다. 찐따 같지만, 왠지 멋지잖아.

VISLA 매거진 에디터 오욱석

*이 기사는 무신사 매거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글ㅣVISLA Magazine
이미지 편집ㅣ박진우, 이혜원
제작ㅣVISLA, MU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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