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에 만들어진 그라피티 관련 교육용 필름, “Fun or Dumb?”

오늘 독자와 공유할 영상은 197~80년대 당시 미국에 들끓었던 각종 낙서, 그라피티 예방 차원에서 만든 교육용 필름, “Graffiti: Fun or Dumb?”이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보여주던 시청각 자료와 비슷한 성격을 띠는 이 영상은 카운슬러 필름(Counselor Films)에서 1976년에 제작한 것으로, 뉴욕 시 전체에 그라피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 청소년들에게 낙서는 좋지 못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한 교훈적 메시지가 담겨있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오래전 뉴욕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그려진 그라피티를 통해 당시 미국 길거리의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90년대 뉴욕 시 당국에서 펼친 강력한 그라피티 단속 정책으로 지금은 거의 다 지워진 그 낙서, 그 거리를 영상에서 짧게나마 확인할 수 있다.

“Graffiti: Fun or Dumb?”은 그라피티가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행위 혹은 멍청한 행동이라며 청년 계도에 앞장선다. 다만 애초에 순수미술과 궤를 달리 했던 거리미술의 사회적인 측면, 즉 인종차별, 소외된 계층의 억압 표출을 비롯한 사회운동의 일환으로써 영향력을 미치고 대중과 융합한 거리미술의 긍정적인 작용이라든지, 기존 미술관의 권위, 닫힌 구조에 도전한 미술사적 측면에서도 다뤄지지 않고 있다.

12분으로 구성된 이 짧은 교육용 영화는 분명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이들의 비웃음을 살 것이다. 딱히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더라도 영상에는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 그러나 40년의 시간을 되돌려 그라피티가 조형적으로 푸대접을 받던 시절,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우스꽝스러운 테마 송, 부자연스러운 연출과 함께 감상하면서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직접 확인해보자.

VISLA 기획기사 ‘스트리트 아티스트에게 묻다’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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