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소금 호수에서 깨달음을 얻은 사진작가, Murray Fredericks의 ‘Vanity’ 시리즈

호주 태생 사진작가 머레이 프레데릭스(Murray Fredericks)는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드넓은 소금 호수 근처 캠프장에서 홀로 걷다가 어둠 속의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이내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심연의 평온으로 빠져들었다. 그 색다른 명상은 자신을 휘감는 숱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이후로 프레데릭스는 소금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왔다. 이 작업은 곧 자아 성찰의 과정이자 무한한 우주와 자아를 잇는 매개체가 되었다.

작가가 최근 공개한 ‘Vanity’ 시리즈는 오랜 명상의 연장선이다.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내재적 불안을 벗어나기 위한 고요한 몸부림의 결과인 것. 따라서 작품에 등장하는 거울은 인간의 육체가 아닌 빛과 색, 환경과 우주를 끌어들인다. 그에게 거울은 아이러니하게도 ‘표면’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선을 자연과 색, 더욱 감정적인 관계로 이끄는 해방의 도구로 작용한다. 다음은 프레데릭스의 말이다.

“이 작업은 아마도 나 자신의 불안이나 인간 조건을 벗어나려는 헛된 시도에 이끌려 자행한 탐험일 것이다. 무한한 수평선으로 둘러싸인 고운 감촉의 물 위에서 나는 빛과 공간에 녹아드는 일종의 투항에 평온함을 느낀다.”

날마다 들여다보는 거울에서 무엇을 보는지 떠올려보자. 소셜 미디어가 우리의 의식까지 침범하는 시대, 끊임없이 올리는 ‘셀카’에 담긴 건 혹시 과도한 허영과 집착이 아닐는지. 잠시 거울을 비스듬히 기울여보라. 혹시 당신을 길고 긴 속박에서 벗어나게 할 탈출구가 보이지는 않는가? 자, 그럼 이제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Murray Frederick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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