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Pixy Liao의 실험적인 관계

여자는 감정적이고 남자는 이성적이라는 속설. 하지만, 알다시피 전혀 그렇지 않다. 이처럼 개인의 차이를 성별로 획일한 고정관념은 곳곳에 숨어있다. 직장, 학교, 가정 다양한 장소에서 이를 볼 수 있지만, 가장 확실하게 체험하는 방법은 역시 연애가 아닐까. 성 역할 관념을 무너트리기에 이보다 좋은 경험은 없다.

오늘 소개할 사진작가 픽시 리아오(Pixy Liao)는 중국의 여성 아티스트다. 전통적인 성 역할의 고정 관념은 중국도 다르지 않다. 이제는 여성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는 일이 흔해졌지만, 수천 년 전부터 이어진 봉건적 사고는 여전히 남성 사회와 여성 사회를 구분 짓는다. 픽시 리아오는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이 말의 속뜻은 자신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서 아내가 되고,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되라는 말이다.

그녀는 남성 중심적인 환경에서 자라며 연상의 남자와 연애를 할 거라 믿었다. 그러나 5살 연하의 일본인 남자친구 모로를 만나면서 인간관계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연하의 남자친구보다 더 많은 권위와 권세를 지닌 사람의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반응도 의아했다. 연하의 여자친구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연하의 남자친구는 왜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걸까? 갑작스러운 변화를 느낀 픽시 리아오는 이 관계를 실험하기 시작한다.

픽시 리아오는 남자친구와 함께 사진에 등장한다. 남자와 여자가 성의 역할과 권력의 역할을 교환한다면 어떻게 보일까. 사진 속의 둘은 성 역할이 바뀐듯하다. 그렇다면 이 역할은 누가 정한 것일까? 누구도 정해주지 않았다. 단지 사회적, 문화적으로 습득한 고정 관념일 뿐이다. 그녀의 사진은 이성애 관계에 대한 규범이 과연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당당하게 가모장제를 말하는 개그우먼 김숙에게 유쾌함을 느끼듯, 픽시 리아오의 사진은 성 관념의 모순을 재치있게 풀어낸다.

귀여운 연애 셀프 포트레이트로 관념을 꼬집는 픽시 리아오의 사진을 살펴보자.

Pixy Liao 공식 웹사이트

이찬우
사진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