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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s ago
FEATURE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 1-800-8282-4949│제4화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 ‘1-800-8282-4949’ 제4화는 여름 맞이 위시리스트로 구성했다. 이래저래 불편한 여름을 이겨내려면 또 뭔가 사야할 것만 같다. 스마트 벨트부터 초경량 우산까지, 왠지 구미가 당기지 않나? 당신의 여름을 아주 조금 더 쾌적하게 도와줄 제법 값나가는 아이템을 소개한다.

 

Jansport Right Pack Grey Rabbit

약 5년간 써오던 백팩이 최근 수명을 다했다. 백팩의 수명이 다했다는 말에 의문을 가질 독자도 있겠다. 노트북을 지탱하는 포켓 부분 하단에 구멍이 커져서 결국, 노트북을 고정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는 말이다. 이 백팩은 검은색인데, 구매할 당시 다양한 색의 백팩과 고민하다가 검은색을 선택하는 얄팍한 짓을 하고 말았다. 사실 검은색 백팩이 코디하기 쉽다는 정설이 있긴 하지만, 나 역시 수많은 검은색 백팩을 메는 한 명으로 동참했으니 참 비겁한 변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팩은 멋을 부리기보다는 실용적인 이유로 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실제로 좀 더 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치렁치렁한 백팩보다는 심플함의 미학을 고스란히 옮겨낸 데이팩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따지는 이들에게는 잔스포츠(Jansport) 데이팩, 그중에서도 특히 하단에 갈색 가죽이 들어간 ― 멋을 위해서는 하단에 가죽이 들어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 이 제품만큼 부담 없는 가방이 또 있을까. 깔끔한 데이팩에 화려한 색상. 이번만큼은 검은색은 피해야지.

VISLA 디렉터 최장민

 

Helinox Umbrella One Black

지금은 장마 폭풍전야. 출처가 불분명한 구닥다리 편의점 우산을 지옥으로 보내버리고, 이제 헬리녹스(Helinox) 우산이 필요할 때다. 나는 여태 우산에 관심 없었다. 제아무리 멋진 우산이라고 하더라도 거들떠본 적 없다. 심지어 가본 적도 없는 영국을 운운하며 “이 정도 비에 무슨 우산이야?”라며 정신 나간 소릴 해댔으니. 당연하게도 몇 년간 우산 한 번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리던 날, “오늘 비 온다고 했었나?” 따위의 한심한 소릴 내뱉는 사이 꽤나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우산을 꺼내 쓰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마치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의젓한 어른 같아 보였던 거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오래전 흘겨봤던 우산들을 쭉 찾아봤고,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건 바로 초경량 헬리녹스 우산이다. 속전속결, 내 위시리스트에 장전했다. 왠지 헬리녹스 우산이라면, 햇빛이 쨍쨍한 날에 들고 다녀도 멋질 것 같으니까.

VISLA 에디터 이철빈

 

WELT Smart Belt

나는 물에 들어가는 게 싫다. 수영장에 갈 일도 없다. 그래서 여름이 다가와도 ‘몸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벗을 일이 없으니 몸을 만들 필요도 없는 것이다. 올해는 좀 달랐다. 작년과 비교해서 살이 10kg 가까이 쪘다. 티 한 장만 걸쳤을 때, 상체의 자기주장이 전보다 강해진 게 분명하게 눈에 띈다. 부랴부랴 앱스토어에서 ‘Nike+ Training’과 ‘Nike+ Run Club’을 내려받고, 과거 산 ‘7 MWC’를 다시 내려받았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내 모든 걸 기록할 스마트 워치를 알아보다 찾은 게 바로 웰트 스마트벨트(Welt Smart Belt)다.

웰트 스마트벨트의 모든 기능은 허리둘레에 기반을 둔다. 처음 착용하면 자동으로 사용자의 허리둘레를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허리둘레의 변화를 측정한다. 또, 과식 측정 기능도 있는데, 이게 참 골때린다. 배가 부른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벨트를 조정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과식하지 말라는 알림을 보내준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나오면, 벨트와 연동한 스마트폰으로 과식을 주의하라는 알람을 띄운다. 이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활동량, 칼로리 소모량, 앉은 시간을 수치화하고, 이에 맞춰 매일 맞춤 목표 활동량을 안내해준다. 벨트만 차면 매번 잔소리하는 개인 트레이너가 생기는 셈이다.

이 모든 기능을 확인한 뒤 가격표를 보았더니 한 개에 대략 12만 원이었다. 평소 벨트를 전혀 차지 않는 나에게는 꽤 비싼 가격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구매 버튼을 계속 만지작거린다. 아마 이렇게 여름은 가고, 두꺼운 옷으로 다시 모든 걸 가리겠지. 그리고 다시 여름이 오면? 한층 더 똑똑해진 기계로 내 몸을 감쌀 생각에 또다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VISLA 에디터 심은보

 

Drum Pants Pro Kit

예전부터 조금씩 만져보던 드럼을 최근에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정확한 자세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박자를 위해 마음 같아선 매일 드럼 패드 앞에서 몇 시간씩 연습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드럼 패드를 두드릴 시간은 많지 않다. 드럼을 생활화하기 위해 최근 일상에서 걸을 때도 메트로놈에 맞춰 걷고, 앉아있을 때는 허벅지를 두드리며 몸으로 정확한 박자를 익히고 있었다.

그러던 중 드럼 팬츠(Drum Pants)를 발견했다. ‘본격 소비 조장 콘텐츠’와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무분별한 소비를 지향하지 않는다. 뭔지 모를 갈망을 채우기 위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흥미로운 물건을 찾아 헤맸지만 잡동사니로는 진정한 만족을 얻지 못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다만 드럼 팬츠라니,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그동안 구매한 재밌고 쓸모없는 물건과 다르게 이건 드럼 연습도 할 겸 아주 괜찮은 것 같다.

누구나 음악에 맞춰 허벅지가 드럼 세트라도 되는 것처럼 박자를 타본 적 있을 것이다. 드럼 팬츠는 사람들의 이런 작은 행동을 넥스트 레벨로 끌어올렸다. 원래 하던 대로 그저 즐겁게 리듬을 타기만 하면 된다. 다만 드럼 팬츠를 걸치면 두드리는 부위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 단순한 장난감으로 보이지만 이래 봬도 엄연한 미디 컨트롤러, 게다가 오픈 소스로 개발해 사용자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그러니 사실상 만능 웨어러블 기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지금 당장 떠오른 것만 해도 간단한 리모컨이나 게임 컨트롤러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무더운 여름에 바지 안에 드럼 세트를 넣어놓고,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리며 경쾌한 드럼 비트로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건 어떤가.

VISLA 컨트리뷰트 라이터 손휘용

 

Diafvine LOT475 Aloha Shirts –Floral Red & Blue-

한때거니 생각했던 하와이안 셔츠의 유행이 꽤 오랫동안 이어진다. 사실, 이제 와 유행이랄 것도 없이 많은 이들이 하와이안 셔츠의 다양한 패턴을 즐기고 있지만, 처음 알록달록한 꽃무늬 셔츠를 입은 사람을 봤을 땐 ‘상당히 대담한 패션이네’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스스로 미루어 보아 나 자신이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짐짓 관심 없는 척하고 있었으나 괜한 호기심이 밀려오는 건 피할 수 없었다. 나도 그 꽃무늬 무리에 슬그머니 끼고 싶은 생각이 들고 있단 말이지.

그렇게 해서 요 며칠 괜찮은 하와이안 셔츠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그렇게 만난 제품이 디아프바인(Diafvine)의 알로하 셔츠다. 여타 하와이안 셔츠에 비해 굉장히 알록달록한 컬러, 강렬한 무늬는 ‘입문’의 난이도로는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마치, 일본 만화 군계의 주인공 ‘료’가 입을 법한, 그야말로 투계의 분위기가 나는 것이 제법 마음에 든다. 보통 하와이안 셔츠가 보여주는 매끈한 촉감, 낭창낭창한 레이온 소재도 좋지만, 옷이란 어쩐지 조금 거친 맛이 있어야 좋다는 촌스러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 마침, 요 셔츠가 리넨과 코튼을 혼합한 성긴 느낌을 주는 게 나에게는 아주 제격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오픈 칼라 등 다양한 요소 역시 구미를 당기는데, 확실히 ‘이거 존나 힙한데?’라는 인상의 강력한 한 방으로 구매하는 옷보다는 이런 소소한 디테일이 모여진 옷을 즐기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옷장 가득히 쌓인 무채색의 티셔츠를 뒤로하고 멋들어진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밖으로 향하는 날이 올 것이다. 다만, 그때 주변 사람의 반응이 ‘이 녀석 꽤 멋 부렸잖아!’라는 느낌이 아니길 간절히 염원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가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싶지만, 부끄러워 입지 못했던 사람들의 모임’ 같은 게 생긴다면 어떨까.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진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무리가 발대식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거지. 그 풍경이 꽤 볼만할 것 같은데, 뭐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연락 한 통 주시길.

VISLA 에디터 오욱석

*이 기사는 무신사 매거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글│VISLA Magazine
이미지 제작│박진우
제작│VISLA, MUS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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