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네이마르, 눈물짓는 KONAMI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공격수이자 FC 바르셀로나 공격 편대의 한 축인 네이마르(Neymar)가 축구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2억 2천만 유로; 약 2,960억 원)를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으로 이적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그바의 종전 기록(1억 5백만 유로)을 무려 2배 이상 넘어서는 금액이다. 루머로 시작하여 “설마 진짜로 갈까?”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떠나야 한다” 등 마지막까지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거취가 확정되면서, 스포츠 시장에서 자본의 승리로 귀결되는 또 한 장의 그림을 남기게 되었다.

매니저로서 한화 6백억 원에 달하는 이적 수수료를 챙긴 아버지 네이마르 시니어는 끝까지 아들의 이적을 만류했음을 주장하며, 바르셀로나 측이 재계약 시 지급하기로 했던 보너스 2천 6백만 유로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이 곤욕스러운 건 법정 소송을 치르게 생긴 바르셀로나 보드진과 간판스타를 잃은 팬만은 아닌 것 같다. 네이마르의 이적으로 콘솔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Winning Eleven)’ 제작사인 코나미(KONAMI)에 비상이 걸렸다.

발매를 한 달여 앞둔 ‘위닝 일레븐 2018’의 표지는 메시, 이니에스타 등 FC 바르셀로나 선수 5인이 장식했는데, 하필 한가운데에 네이마르가 자리 잡고 있다. 더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네이마르의 이미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전폭적인 커버 수정과 이미 공개된 공식 트레일러 영상 재편집 등 갑작스러운 뒷수습 작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메시, 호날두를 잇는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표지에서 사라지면 판매량과 직결될 수 있는 홍보 효과 면에서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난데없는 야근 폭탄을 맞은 코나미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네이마르를 지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플스방이라는 공간이 생겨나게 할 정도로 영향력 있던 게임이지만 2010년대 들어 피파 시리즈에 최고의 축구 게임 자리를 내주며 내리막길을 걸어온 위닝 일레븐. 다행히 작년 출시된 2017버전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번 시리즈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 역시 증폭했다. 여세를 몰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왔을 코나미지만, 네이마르의 이적이 액땜일지 불운의 시작일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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