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This! 여성 은행털이범을 모아보자, @Femalebankrobber

VISLA 매거진은 그간 ‘Follow This!’라는 제목으로 지금껏 인스타그램의 호기심 넘치는 계정을 추천해왔다. 하지만, 오늘은 이 뜬금없는 계정을 찾았을 때 강한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굳이 팔로잉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계정을 소개한다.

지금에 이르러 인터넷 뱅킹, 카드 결제 등 실재하는 개념보다는 숫자에 한발 가까워진 한국에서의 돈, 그렇기에 한국에서 은행털이범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지능이 굉장히 떨어지는 사람이거나, 디지털 시대 이전 은행의 현금보유량이 많던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에 사로 잡혀있는 정신 나간 로맨티시스트일 것이다. 하지만 서구사회에선 상대적으로 상당수의 은행털이범이 현업에 종사하는 듯하다.

소설가 패트릭 호프만은(Patrick Hoffman)은 범죄 소설가이자 사설탐정이다. 패트릭은 자신의 소설 속에 등장시킬 남성 은행털이범을 구상하던 중 문득, ‘은행털이범이 여성이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쉽사리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은 그는 핸드폰을 꺼내서 ‘여성 은행 강도’라는 텍스트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 결과에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인물 군상을 목격한다. 그 충격은 이 소설가에게 인스타그램을 열게 했는데, 그리하여 생성한 계정이 바로 여성 은행털이범으로 추측되는 인물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 이미지만 업로드하는 ‘@femalebankrobber’라는 계정이다. 타임라인에는 멀끔한 차림에 얼굴을 전부 노출한 젊은 여인부터 두건, 선글라스로 얼굴을 모두 가린 여인, 언뜻 봐도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 등 연령과 인종, 복장 등 모든 것이 다른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한국에서 은행털이범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은행털이범의 이미지를 상상하려 해봐도 외화에 본 듯한 눈과 입만이 드러난 비니나 스타킹, 각종 가면을 쓴 이미지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 계정을 통해 상상력을 넓히며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자신만의 탐구 주제를 정해서 아카이빙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보는 일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Follow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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