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mut Lang 팬을 담은 ‘Exactitudes’ 사진 프로젝트

뉴욕의 20세기를 대표했던 브랜드 헬무트 랭(Helmut Lang), 그러나 디자이너 랭(LANG)이 브랜드를 나간 후 12년간의 존재감은 정체불명이나 다름없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혁신적인 패션은 뉴욕 패션 위크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어느새 판도가 바뀌었고 혁신의 장은 파리로 옮겨갔다. 라프 시몬스(Raf Simons)가 디렉션을 맡은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이 뉴욕 패션의 명맥을 가까스로 유지했으나 뉴욕이 상업적인 패션의 장으로 전락한 시점은 헬무트 랭의 이름이 흐릿해진 순간과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작년 3월 데이즈드(Dazed)의 편집장이자 헬무트 랭의 에디터인 이자벨 벌리(issabella burley)가 HBA(hood by air)의 디자이너 셰인 올리버(Shanyne Oliver)를 데려오면서 전성기의 명성을 탈환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아이코닉한 아카이브 아이템을 선보이는 ‘RE-EDTION’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번에는 ‘Exactitudes’라는 프로젝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네덜란드 사진 듀오, 아리베르 루스(Ari Versluis), 엘리 유튼 턴(Ellie Uyttenboek)과 협업했다. 헬무트 랭 컬렉터와 팬을 대상으로 한 ‘Helmut Lang Fans’라는 이름의 새로운 사진 프로젝트는 1994년부터 이어온 장기적인 ‘Exactitudes’ 프로젝트의 일부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언더그라운드와 서브컬처, 스트리트 스타일 등 동일한 사회적 그룹에 속한 사람을 12개의 정사각형 안에 담아낸다. 그들의 웹사이트에는 고스, 스킨헤드, 비지니스맨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인물을 촬영한 작품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헬무트 랭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이번 사진 프로젝트는 리 에디션 컬렉션은 물론, 편집자와 팬이 수집해온 아카이브 작품과 셰인 올리버의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 헬무트 랭의 각기 다른 세대 팬이 포착되지만, 그중에는 아카이브 패션 수집가인 도미닉 할라스는 물론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솔란지 놀스(Solange knowles)도 참여해 놀라움을 더한다. 솔란지는 이번 캠패인 전에도 셰인 올리버의 새로운 컬렉션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었고, 칸예 웨스트는 많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헬무트 랭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처럼 이전부터 유명한 하드코어 랭 팬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캠페인에 참여한 것은 뜻밖의 사건이 아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 헬무트 랭의 새로운 시작이 뉴욕 패션계를 다시 살리거나 브랜드 자체의 전설적인 시대로 되돌려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새로운 도약에 눈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Exactitude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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