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 서울소리 송캠프 #2

한국의 전통 악기와 소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확장하고자 시작된 서울소리(Seoul Sori) 프로젝트. 이는 한국 디제이 신(DJ Scene)과 턴테이블리즘(Turntablism)의 개척자이자 360사운드(360 Sounds)의 수장인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최초 제안한 것으로, 레드불 뮤직(Red Bull Music)의 주관하에 3월부터 진행 중이다.

본 리캡은 레드불 뮤직 서울소리 송캠프 #1과 이어지는 것으로, 프로듀서들이 Phase 3 송캠프(Song Camp)에서 우리의 전통악기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녹여내었는지 엿볼 수 있다. 또 어드바이저(Adviser) 소울스케이프를 비롯해 참여 뮤지션 아이오아(IOAH), 시모(Simo), 양양(YangYang)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Seoul Sori Song Camp Recap Video #2

DJ 소울스케이프

‘서울소리’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했다고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 이전에도 소위 ‘퓨전 국악’이라는 음악은 꾸준히 발표되었는데, 이 행사의 취지 그리고 기존 퓨전과 차이점을 묻고 싶다.

퓨전 국악의 크로스오버적 시도는 오래전부터 많았다. 하지만 보통 그런 퓨전 국악은 연주자, 연주 단체 중심이지 않았나.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전통 악기를 프로듀서, 비트메이커들의 프로덕션에 활용하는 사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국악이라는 전통성과 힙합과 전자음악의 현대성, 이 시대적 극단을 어떻게 탈피하였는가?

우리가 듣는 음악의 샘플은 모두 과거의 음악을 참조해서 만들어졌고, 그게 유기적으로 결합된 상태다. 따라서 시대적 극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의 전통 악기가 샘플링의 영역에서 소외된 것 또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리언 리듬이나 아프리칸 리듬은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되었는데, 한국의 전통 악기는 그런 시도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거지. 이번 프로젝트 같은 기회를 통해 현대 음악과 국악의 거리를 좁힐 수 있길 바란다.

 

샘플팩을 소개해달라.

초이스37의 경우 좀 더 루프 베이스 위주의 샘플팩이다. 실제 프로듀서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루프를 그만의 노하우를 통해 만들었다. 반면 나는 실제 터치나 원샷 소스, 즉 악기 하나하나로 구현할 수 있는 소리에 집중했다. 슬, 기둥, 뜰, 추성 같이 서양악에는 존재하지 않는, 우리 국악만이 가지고 있는 주법과 멀티포닉스, 음 이탈 사운드까지 샘플팩에 담으려고 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특히 과거에는 자동차 사운드 샘플을 이용하여 ‘사운드 오브 퓨전’이라는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그와 어떻게 다른가?

‘사운드 오브 퓨전’과 다르게 ‘서울소리’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좀 더 큰 단위의 프로젝트다. 선례를 남기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서울소리를 계기로 많은 프로듀서와 연주자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소울스케이프가 생각하는 서울소리, 즉 우리의 소리란 무엇인가?

전통이란 전래되고 반복되는 틀이 아니라, 시대 정신에 따라 현재와 통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통을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음악을 만들고, 듣는 이들의 입장에서 ‘서울소리’와 같은 시도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즉 이 주제를 둘러싼 에너지 레벨을 향상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그 레벨이 올라갔을 때, 비로소 우리의 소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나올 수 있다.

 

아이오아

 한국의 전통 악기를 샘플러로 사용한 소감은?

국악기는 서양 악기보다 다루기 어려운 것 같다.

 

어떤 사운드 샘플러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

리듬 파트가 특히 좋았다. 한국적이면서, 한국적이지 않은 것들이 섞여 있다. 그중 장구가 퍼커션과 비슷한 사운드라 마음에 들었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비긴즈 (Hiphoper) 인터뷰를 통해 엠비언트 뮤직을 언급했는데, 이번 작업물도 비슷한 스타일이 될 것인가?

완전 엠비언트는 아니다. 트립합같은 느낌이기도 하면서 몽환적인 곡을 만들었다.

 

기존 본인이 해오던 힙합 프로덕션과 달리 국악을 접목하면서 발생한 문제점이라면.

사실 나는 힙합을 만드는 프로듀서가 아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하게 된 거지. 어쨌든 힙합은 애초에 찾아 들을 곡도 많고, 머리에 영감이 많은 반면에 국악은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적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서울소리가 끝난 후에도 국악을 활용할 계획인가?

아쟁 소리가 특히 좋아서 내 개인 앨범에도 활용할 것 같다.

 

송캠프 소감은?

송캠프를 처음 참여하다 보니 지나치게 긴장했고, 어떻게 작업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시모

국악기를 샘플러로 사용한 소감은?

국악기를 활용해 음악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예로부터 많았다. 하지만 이번 ‘서울소리’ 프로젝트는 단순한 퓨전이 아닌, 우리의 전통을 찾는 작업이다. 다른 프로젝트보다 큰 단위고, 이전에 없던 색다른 의미의 행사인 만큼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어떤 사운드 샘플러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

굳이 하나를 꼽기에는 두 어드바이저의 소스 하나하나가 모두 값지게 들려서, 그들의 샘플팩 자체가 의미 있지 않나.

 

서울소리는 국악과 힙합의 퓨전, 전통의 확장을 의미하는데 곡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진행되었나?

힙합 비트에 가야금 소리를 넣는다든지, 가야금 스케일에 재즈를 섞는 식의 작업이 퓨전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퓨전은 어렵다. 그래서 내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소리를 녹여내고 조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직은 미완성이라 계속 빌드업해야 하는 상태다. 아마 마지막에는 설득력이 있는 곡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과거에 발표한 앨범 [Simo & Mood Schula]에 소울스케이프가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 또한 그의 영향이 컸나?

그렇다. ‘서울소리’가 소울스케이프의 행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기에 신뢰도가 높았다.

 

시모의 음악을 두고 ‘실험적이다’라고 말한 리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세간의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나는 음악을 만들 때 계산기를 두드릴 만큼 로지컬(Logical)한 베이스에서 작업하지만,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건 대부분 자연스러운 사운드에서 나온다. 나는 내 음악이 특별히 실험적이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누구나 예술을 하는 시대라 모두가 실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물에 본인의 목소리를 직접 담을 계획인가?

내 음악은 목소리를 중심으로 빌드업되기에 당연히 담을 예정이다. Y2K92 팀의 보컬도 함께.

 

서울소리가 끝난 뒤에도 국악을 활용할 계획인가?

내 샘플 라이브러리에는 항상 국악이 존재해왔다. 국악만의 사운드가 좋아서 종종 사용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 국악 샘플 라이브러리가 더 방대해졌고, 그걸 풀어서 내 음악에 넣는 것뿐이지 내가 하는 음악이 국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송캠프 소감은?

처음 보는 친구들과 서로 알아가고, 조화를 이루는 데 집중하며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함께한 뮤지션들과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작업할 것 같다.

 

양양

국악기를 샘플러로 사용한 소감은?

국악기는 처음이었다. 국악은 나에게 생소한 분야지만, 그럼에도 샘플이 최대한 리얼 사운드와 가깝게 제작되어서 너무 좋았다.

 

어떤 사운드 샘플러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

거문고와 가야금.

 

양양의 음악이 포괄하는 범위는 포크 발라드 커버송부터 멜로딕한 미디 프로덕션(퓨처베이스 기반의 곡)까지 다양하다. 지난 비긴즈(Hiphoper) 인터뷰에서 퓨처베이스를 언급한 적 있는데, 이번 서울소리에서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일 것인가?

사실 나는 밴드 사운드를 좋아해서 그루비한 사운드, 모타운 스타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국악 샘플로는 그런 느낌이 잘 나오지 않아서 미디 프로덕션을 만들게 됐다. 하이햇을 32비트로 쪼갰고, 스네어도 등장한다. 전자 베이스 대신 거문고를 사용했다. 그냥 좋은 음악이다. 스타일을 굳이 나누자면 국악 크로스오버 트랩이다.

 

서울소리 이후에도 국악을 활용할 계획인가?

리뷰 세션에서 피제이가 만든 음악을 듣고 많이 놀랐다. 808인 줄 알았던 사운드가 장구 샘플러를 이용한 것들이더라. 악기나 샘플 라이브러리가 아니라 프로듀서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샘플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쌓인다면 앞으로 이를 통해 나만의 사운드를 찾아보고 싶다.

 

송캠프 소감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작업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를 만나 영감을 나눌 수 있었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 기쁘다.

Red Bull Korea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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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김홍식
인터뷰 / 글 │ 황선웅
사진 │김용식
영상 │MSG(양준형,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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