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Lovers] 15주년, 그리고 BANA의 기념 리믹스 공개

1996년 디제이 섀도(DJ Shadow)가 먼지가 소복히 쌓인 음반 창고를 2년간 디깅하여 [Endtroducing…]이란 획기적인 역작을 만들어냈고, 4년이 지난 뒤, 호주 멜버른에서는 6인조 디제이 집단 디 아발란쉐(The Avalanches)가 [Since I Left You]를 발표하며 사운드 콜라주(collage), 샘플 뮤직의 새 지평을 열어갔다. 그리고 동시대 서울에서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이들과 동일선에서 로컬 사운드 콜라주, 인스트루멘탈 힙합 신(scene)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소울스케이프는 2000년 데뷔와 동년도 발표된 첫 번째 정규 앨범 [180g Beats]로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2018년 현재, 360 사운즈(360 Sounds)의 수장, 턴테이블리즘의 선구자, 명불허전의 DJ 등 하나의 수식어만으로 그를 표현하긴 힘들다. 그만큼 지난 시간 동안 의미 있고 다양한 행보를 이어온 소울스케이프. 그의 기록 중 가장 의미 있는 음반이 무엇이냐고 묻자면 많은 이야기가 오르내릴 것인데, 그중 2003년 8월 14일 발표됐던 [Lovers:] 또한 많이 회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앨범 [Lovers:]는 소울스케이프의 두 번째 정규 앨범. 2018년인 올해 정확히 15주년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비츠앤네이티브스(Beastsandnatives 이하 BANA)가 [Lovers:] 리믹스 앨범을 지난 14일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했다.

 

총 6트랙으로 구성된 기념 리믹스 앨범. 여기엔 BANA 소속의 이센스(E Sens), 글렌체크(Glen Check), XXX, DJ 250을 비롯하여 360 사운즈 소속의 DJ 프로듀서 말립(Maalib)이 참여하여 이 기념비적 음반의 15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다양한 귀 모양만큼이나 음악을 통해 받는 느낌도 가지각색일 터. 하지만 원작앨범을 듣자면 하이헷, 심벌 리듬과 플루트, 글로켄슈필, 피아노 샘플이 이룬 조화에 화사함과 경쾌함 등 밝은 분위기에 최종 도달한다. 반면 리믹스 앨범은 차분함보다는 그루비함으로 참여 아티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짙게 묻어나오는 곡. 다시 말해 완벽히 새로운 가면을 씌워놓은 듯한 리믹스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나온 지 어언 15년이 지난 [Lovers:] 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리믹스. 비교하며 듣는 것도 재밌는 묘미가 되겠다.

BANA 공식 웹사이트
DJ Soulscap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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