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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KLLO

시간을 거슬러, 과거 재즈의 발상지가 미국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뉴올리언스라는 사실과 자메이카 덥(Dub)을 베이스로 한 두 개의 장르, 트립합(Triphop)과 덥스텝(Dubstep)의 최초 발상지가 화려한 과거의 무역 도시 브리스톨이었다는 점을 되짚어볼 때, 과거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도시는 각양각색의 문화를 접한 인종이 옹기종기 모여 음악의 융합, 발전을 도모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자연스레 갖출 수 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또 다른 영어권 국가, 호주의 음악은 어떠한가. 하드 록 밴드 AC/DC와 DJ 집단 아발란체스(The Avalanches)가 각각 시드니와 멜버른 신(Scene)에서 결성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바다와 인접 도시의 음악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클로(Kllo) 역시 호주의 멋진 항구 도시 멜버른에서 결성된 밴드다. 구성은 프로듀서 사이먼 램(Simon Lam)과 보컬리스트 클로이 칼(Chloe Kaul)로 간결하게 밴드를 이뤄 2014년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전 세계 방방곡곡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 [Backwater]는 UK 스타일 개러지 비트와 아름다운 보컬이 융합된 사운드로 신스팝과 퓨처 개러지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이른바, ‘멜버른 사운드’라는 용어를 확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이 둘의 관계는 피를 나눈 사촌지간이라니, 음악 작업과정과 밴드의 성장에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이 의문을 베로니카 이펙트(Veronica Effect)의 도움을 받아 아시아 투어라는 새 출발선에 선 클로와 이야기하며 해소할 수 있었다. 이들의 음악관을 먼저 들여다보고 나서 다가올 9월 8일 스테이 라운지에서 펼쳐질 첫 번째 내한을 기대해보자.

 

아시아 투어를 꿈꿔왔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공연하게 된 소감은?

한국을 방문하는 건 오랜 꿈이었다. 우리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서울에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 투어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클로(Kllo)의 의미는?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이 밴드의 방향성을 정확히 정하지 못했다. 클로라는 이름을 고른 건 당시 이름을 지을 때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계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촌지간인 두 멤버를 하나의 밴드, 음악, 세계관으로 묶은 공통분모가 있다면 무엇인가. 평소에 자주 왕래했는지도 궁금하다.

처음 우리에게 음악을 제안한 것은 어머니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같이 음악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사촌지간이지만 가깝게 자라지는 않아서 둘 다 음악적으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주의 대부분을 함께 음악 작업을 하는 데 보낸다. 그래서 음악 활동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서로의 다른 일상을 공유하는 편은 아니다. 각자의 취미를 개별적으로 즐긴다. 독립적인 보내는 시간이 정신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좋을 것이다. 일과 개인 활동의 균형이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나.

투어 대부분을 길 위에서 보냈고 그 결과, 삶의 균형이 완전 엉망진창이었다. 한동안 우리는 관계 이전에 음악을 더 중요한 우선순위에 두어야 했고 그걸 극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

 

협업해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알려 달라.

Simon: 우리는 스튜디오에서 음악 대부분을 함께 작업한다. 음악의 아이디어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피아노 코드, 샘플, 드럼 비트 혹은 내가 녹음한 목소리 메모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를 함께 정교하게 쌓는다. 우리는 한 방에서 모든 곡을 쓴다.

Chole: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지만 사이먼은 작곡, 나는 보컬 멜로디와 가사를 쓰는 형식으로 각자 자신 있는 분야의 파트로 나누어서 작업한다. 서로의 작업을 자주 의논하는 편이지만, 너무 많은 걸 타협하지는 않는다. 음악에 넣는 디테일은 동의하에 잡아나간다.

 

알앤비, 개러지 그리고 투스텝 장르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적 있다. 일련의 장르에서 느낀 공통적인 매력이 있다면?

Simon: 대학생까지는 수년간 드러머로 활동했다. 나는 내가 연주하는 모든 비트를 즉흥적으로 만드는 습관이 있었다. 심지어 제대로 연주해야 하는 작업까지도 내키는 대로 연주했다. 사실 처음에는 댄스 뮤직이 내 그루브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투스텝(Two-Step)과 개러지(Garage)를 듣고 나서 클럽 뮤직에 엄청나게 강력한 스윙(Swing)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심취하게 되었다. 이게 나와 댄스 뮤직의 접점이다.

 

클로의 음악은 두 멤버의 개성과 얼마만큼 연관되어있나.

우린 일상생활보다 음악을 통해 감정과 의사를 더 잘 표현한다. 우리는 갈등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저 우리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할 뿐이다. 그게 우리가 제정신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뉴욕의 인디 레이블 ‘Ghostly International’과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당시 우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Primavera’라는 페스티벌에서 플레이하는 중이었다. 그때 매니저가 ‘Ghostly’에서 이메일을 받았고 페스티벌을 하던 도중 조용한 구석을 찾아 그 메일을 읽었다. 그건 우리가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였기에 매우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AC/DC나 아발란체스, 최근 플룸(Flume)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가 이름을 알렸다. 호주의 음악 신에 관해 이야기해줄 수 있나.

우리는 지금까지 호주의 음악이라는 건 영국과 미국의 혼합 사운드라고 생각해왔기에 영미 사운드를 답습하지 않고, 어떻게든 우리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또한 호주는 지리적으로 유럽, 영국, 미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각국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사운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그 흐름을 유심히 살폈다.

 

첫 번째 앨범 [Backwater]는 월드 투어를 하면서 구상했다고 들었다. 앨범의 주된 테마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앨범을 쓰는 당시, 집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꽤 힘들게 했다. 주된 테마는 집, 고향을 향한 노스탤지어의 감정이다. 우리가 얼마나 편안함을 바라는지 그리고 집을 떠나 타지를 떠도는 상황을 극복하는 일이 아직 부족하다는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Kllo – “Downfall” M/V

앨범 [Backwater]에는 UK 개러지 리듬이 흠뻑 묻어있다. 사운드 측면에서 이 앨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무언가가 있다면?

우리는 영국을 여행하며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을 포함해 거의 모든 곳에서 개러지 사운드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호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 자연스레 영국에서 다양한 곡을 만들게 됐다. 또한, 우리는 아트풀 다저(Artful Dodger), 켈르 르 록(Kele Le Roc), MC 니트(MC Neat)처럼 90년대 말에 왕성히 활동한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보기 위하여 클럽도 방문했다. 이렇게 영국의 음악과 문화에 빠지면서 우리는 런던과 연결고리를 느꼈고, 이는 작곡하는 데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클로이는 차 안에서 주로 가사를 쓰고,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를 포함한 많은 시를 읽는다고 들었다. 가사를 쓸 때 고려하는 부분이라면.

Chloe: 나는 차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를 쓴다. 많은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내 자신을 완전한 지루함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에이블톤(Ableton)을 열고, 노트에 가사를 적는다. 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바깥 풍경이랄까. 계속해서 풍경이 바뀌기 때문에 자연스레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영감에도 도움을 준다.

 

사이먼은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고 들었다. 그 점이 작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Simon: 작곡할 때는 내가 공부한 오디오 엔지니어링을 잊으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음악을 만들 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나는 외려 음악을 만드는 데 방해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아무것도 몰랐을 때 만들어낸 소리를 좋아한다. 듣고 있으면 그 시절의 내가 꽤 대담했다는 걸 느낀다. 룰을 깨부수거나, 머리가 아닌 감에 의지하며 작곡하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클로는 매번 듀오로 공연해왔다. 더 많은 세션으로 투어를 진행할 의향이 있나.

우리는 늘 듀오로 공연해왔지만, 이제 막 호주에서 라이브 밴드로 공연을 시작한 단계다. 가능하다면 언젠간 밴드로 해외 투어를 다니고 싶다. 모든 사람의 삶과 경험이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불씨가 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라이브 연주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과 움직임이 컴퓨터로 정확하게 계산한 것보다 더 좋다. 그 불완전함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아름답고 타인을 공감하게 한다.

 

클로의 뮤직비디오와 사진 역시 음악과 잘 어우러진다.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주변인을 통해 대중에게 클로의 메시지를 좀 더 명확히 밝힐 수 있고, 우리가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데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클로의 ‘All Time Favorite’ 앨범은?

Simon: Four Tet – [Pink]

Chloe: Little Dragon – [Little Dragon]

Kllo 공식 유튜브 계정
Veronica Effect 공식 웹사이트


진행 / 글 │ 황선웅, 김나영
사진 │ 밴드 측 제공 (Alan Weedon)
협조 │ 베로니카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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