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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CE BY ME – RUDY LIM & KUSTOOL

한해의 말미를 장식하는 나이키(Nike)의 커다란 이벤트 배틀 포스(Battle Force)가 어김없이 돌아왔다. 전 세계 스니커 게임에 불을 지핀 스니커 에어 포스 1(Air Force 1)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배틀 포스는 패션과 예술 스포츠를 동시에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LMC, 미스치프에 이은 두 번째 ‘FORCE BY ME’의 주인공은 신발을 해체해 아트워크를 만드는 아티스트 루디 림과 국내 커스텀 브랜드 커스툴이다. 2018년 배틀 포스에 참여한 그들이 에어 포스 원을 캔버스 삼아 어떤 작업물을 완성했을지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RUDY LIM

바야흐로 스니커 커스텀의 시대다. 개인 커스터머의 영역을 넘어 대형 스니커 브랜드에서도 사용자가 직접 커스텀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나 관련 콘텐츠를 속속들이 선보이는 요즘, 스니커는 더는 브랜드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 커스텀 작업물이 온라인을 통해 서서히 퍼졌고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스니커는 아트워크의 재료로써 개념의 확장을 거듭했다. 스니커 아티스트 루디 림(Rudy Lim)은 신발을 해체해 그 고유의 재료를 활용한 아트워크를 선보이고 있다. 해체 작업에 창의성을 부여해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그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스니커즈 해체 작업을 하는 루디라고 한다.

 

스니커를 해체해서 완성한 다양한 작업물을 봤다, 그 해체 작업은 본인만이 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해체 작업의 난이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신발, 희구한 스니커를 해체할 수 있을 만큼의 용기가 있거나 해체한 스니커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한 거다. 지금도 생각해봤는데, 나 말고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스니커즈 마니아라면 직접 착용하거나 소장하는 데 의미를 두지 않나. 반면 스니커를 해체해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맥락에서 한 이야기다.

 

나이키와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가.

나이키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스포츠 브랜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나이키를 가장 선호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뭘 사려고 할 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지 않나. 항상 나이키 스니커에 대한 조언을 건네주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만큼 나이키를 좋아했다.

 

많은 에어 포스 1 중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있다면.

새하얀 올백 포스를 가장 좋아한다. 기본 모델이기도 하고. 내가 82년생 에어 포스 1과 동갑인데,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나이키 매장에 에어 포스 1이 없었다. 너무 구하기 힘든 신발 중 하나였지. 수많은 에어 포스 1 모델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올검, 올백 포스가 최고였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라쉬드 왈라스(Rasheed Wallace)라는 전 NBA 선수의 기념 모델이다. 그는 수많은 기능성 농구화를 놔두고 은퇴까지 에어 포스 1만 착용했다. 나 또한 그걸 보고 에어 포스 1을 신고 농구한 적이 있다. 방금 말한 모델의 힐 쪽엔 라쉬드 왈라스의 슛 폼 실루엣이 박음질되어 있다.

 

배틀 포스 이벤트에 어떤 역할로 참여했는지 궁금하다.

아트 배틀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내가 하는 해체 작업은 말 그대로 신발의 형태를 모두 분해해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작업인데, 이번에도 신발 해체 작업을 통해 새로운 조형물을 제작했다. 본래 기존 작업 방식 프레임에 담는 작업과 함께 아티스트 쿨레인의 배틀 포스 키트로 두 가지 결과물을 선보였다.

 

최근 자신의 작업물을 한데 모은 전시회 ‘Rudy’를 열었다.

해체 작업을 해서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외국에서 스니커 아티스트 루디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그 호칭이 매우 민망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받아들일 계기가 필요했는데, 신단비이석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단비와 이석이 나에게 곧 갤러리를 잠시 비울 예정이라 그동안 내게 전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신단비가 조명과 BGM 등 전시에 필요한 요소를 꾸려주면서 모든 기획을 진행했다. 사실 내 작업물을 한데 모으고 싶은 마음도 적잖이 있었다. 스니커 컬처를 즐기는 사람에게 내 작업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이런저런 계기를 만들기 위한 전시였던 것 같다.

 

해체한 스니커 파츠를 다시 재조합하고 싶지는 않은지.

전혀 없다. 나에게는 붙이는 작업은 의미가 없다. 난 스니커를 해체하는 사람이니까. 이와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 작업물이 해외에 막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Back Together”라는 말과 함께 돌려놓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다른 브랜드, 종류의 스니커 파츠를 혼합하는 작업은 생각해본 적 없나.

사실 그런 커스텀 제의를 많이 받았다. 각 파츠를 혼합했을 때 시각적으로 더 멋질 수 있겠지만, 나는 신발 해체 그 자체만을 보여주는 것이지 다른 파츠를 섞는 작업에는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이건 내 나름의 고집과 정체성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해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스니커가 하나의 아트워크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스니커 컬처가 꾸준히 성장했다는 의미 아닐까. 수많은 스니커와 스니커를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가는 이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지금껏 스니커와 스니커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행사에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주축이 되는 행사라 더욱 기쁘다.

 

최근 흥미롭게 본 스니커 아티스트가 있다면?

한국 아티스트 중에 마스킹테이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스니커 아티스트가 있다. 그 친구의 작업이 너무 재밌다.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것 같다. 나는 아직 미발매한 스니커는 작업하지 못하는데, 마스킹테이프는 정식 발매 전 공개한 스니커 사진을 보고 똑같이 만들어버린다. 속도도 훨씬 빠르고 시도할 수 있는 형태의 폭 역시 넓다. 오직 마스킹테이프로만 스니커를 제작하는데, 테이프로만 작업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 얼마 전 행사를 통해 관객이 이를 직접 신어볼 기회를 만들었다. 최근 가장 신선하고 가장 충격적인 아티스트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스니커 해체 작업을 하며 상상했던 가장 큰 꿈은 나이키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이런 좋은 행사를 통해 나이키와 작업하고 있지 않은가. 더 나아가 나이키 글로벌과도 함께 일하고 싶다. 해외에서 많은 연락과 피드백이 와 해외에 전시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찰나 해외 전시를 제의받아 12월에는 일본, 1월엔 밀라노에서 전시한다. 밀라노 전시가 끝나면 곧바로 파리로 떠나,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KUSTOOL

스니커 신(Scene)의 확장은 스니커를 생산하는 브랜드뿐 아니라 이를 수집하고 즐기는 스니커 컬렉터, 소비자에게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간 많은 이들이 과거 스니커 브랜드가 생산하는 한정판을 수동적으로 구매해왔다면, 이제는 스니커를 백색의 캔버스, 혹은 조립 전의 프라모델처럼 제 입맛대로 색칠하고 조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개인의 커스텀 스니커는 브랜드에서 내놓는 한정판을 넘어 그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족의 신발’로 컬렉터의 욕구를 채운다.

커스툴(KUSTOOL) 또한 이러한 스니커 커스텀 컬처의 부흥과 궤를 함께하는 브랜드다. 각종 도구로 스니커에 갖가지 색과 패턴을 입히고, 나아가 스니커를 새로운 용도로 탈바꿈한다. 이번 나이키 배틀 포스 이벤트에 등장한 커스툴의 에어 포스 1만 봐도 스니커를 바탕으로 쏟아내는 이들의 창의력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느낄 수 있다. 한국 스니커 커스텀 문화 속 그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커스툴이 생각하는 스니커 컬처 그리고 에어 포스 1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에어포스 1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신발이기도 하고,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신발 아닌가. 물론 타사 제품도 커스텀을 진행하지만, 나이키 스니커 중에서도 에어포스 1을 중점적으로 커스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에어포스 1 화이트. 그 이상의 에어포스는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잘 신다가 신발이 닳았을 때 자연스레 커스텀해서 개성을 살리는 방향을 추구한다. 강제적으로 무엇을 억지로 바꾸는 커스텀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스니커 커스텀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처음에는 에어포스 1으로 커스텀을 시작하지 않았다. 조던 1 드로우에 당첨되지 않아서 직접 만들어보자는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정작 다른 신발을 만들었다. 지금은 취미 이상의 상황이 되었다. 욕심도 나고 외국 커스터머를 참고하다 보니 이거 좀 경쟁력 있겠다 싶어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 개발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스마트폰 사진을 그대로 신발에 올린다든지, 고무 페인트를 대중화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식의 커스텀 기술을 말한다. 커스텀 문화가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질수록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우리가 가진 기술을 더 많이 알리는 일도 커스툴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커스텀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력인가?

물론 기술도 중요하다. 기술력은 핵심, 즉 기본이고 기본적인 개념만 잘 갖추면 그다음부터는 창의력 싸움이다. 훌륭한 커스텀을 가르는 가장 큰 요소는 창의성인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커스텀 기술을 공개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조금 위험한 생각이 아닌지?

그 기술이 우리 밥벌이다 보니 그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기술을 공개할 의향이 있다. 현재진행형이기도 한 일이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커스텀 문화를 대중에게 더 많이 알리는 일이 길게 봤을 때는 모두에게 더 발전적인 것 같다.

 

커스툴은 몇 명이 운영하는가?

정식 커스텀 팀은 네 명이다. 디자이너는 기술진과 거리가 멀어서 제외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에만 집중해야 한다. 수전사, 도색, 전체적인 신발 제작에 관여하는 이까지 파트별로 나뉘어 있다.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다.

 

커스툴의 브랜딩은 어떻게 구축하는 중인가.

사실 롤모델이 아예 없었다. 그러다가 스웨이조(Swayjo)라는 디자이너를 만나서 커스툴이라는 이름과 로고가 태어났다. 그와 함께 전시를 이어가면서 정체성을 만들어나갔다. 고유한 패턴 같은 건 아직 없다. 하지만 우리만의 기술, 커스툴만의 느낌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생기며 누가 봐도 커스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많은 신발을 전시했는데 이번 배틀 포스 행사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배틀 포스의 취지에 잘 맞는 제품이라면 아무래도 커스툴의 자랑거리인 수전사 커스텀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방식이니까. 물전사, 페인팅 같은 기법은 사실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

 

이 신발은 일러스트 파일로 이미지를 따로 제작해서 올렸다. 하나 올리는 데 1분 정도가 소요되는 간단한 작업이다. 초보자나 관객들이 쉽게 커스텀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샘플이다.

 

이 작업은 단순한 스텐실 페인팅 방식으로 완성했다. 공정보다도 사실 이 페인팅의 자재가 중요하다. 우리는 유성 페인트를 주로 사용한다. 기존의 수성 페인트보다 더 깔끔하고 먼지조차 앉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빨리 마른다. 이런 디테일로 차별화를 두려고 한다. 실제 커스툴은 가죽 공장, 염료 공장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가져다가 스텐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커스텀 스니커의 페인트 가격만 해도 150만 원을 호가한다. 보다시피 카멜레온처럼 컬러가 바뀐다. 이건 해외 고객이나 국내 셀레브리티가 많이 찾던 모델이다. 지난 5월쯤에 처음 선보였는데 그때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많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커스텀이다. 이것 역시 수전사 기술을 적용한 스니커다. 실제로 가죽에 올리는 커스터머들은 많지 않은데 우리는 완벽하게 처리해서 떨어지지 않게끔 작업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니커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더 높아지는 추세다. 그 열기에 힘입어 자신만의 신발을 가지고 싶은 커스텀 스니커 역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향후 커스텀 시장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지?

개인적인 커스텀 경력이 길지는 않다. 이제 2년이 좀 넘었으니까. 커스툴이라는 브랜드 또한 1년이 채 안 됐다. 전시를 열고 커스텀 기술을 개발하며 브랜드가 급속도로 성장 중인데, 그만큼 대중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커스텀 시장이 커질수록 개인 커스터머는 점차 경쟁력을 잃을 것 같아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물론 이미 한 달에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개인 커스터머도 존재한다. 요즘 커스텀을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은 정말 많은 걸 표현하고 자신을 더 알리려고 노력한다. 전반적으로 호상황이 오지 않을까 한다. 중국 역시 후발주자인데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 순수 커스텀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 커스텀 기술, 자재가 도입되는 상황이라 밝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으로 시야를 좁힌다면?

기술력은 이미 일본이나 싱가포르, 미국과 비교해도 그들의 것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본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는다.

 

스니커 커스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솔직히 한계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생산되는 스니커는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자재들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래는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커스텀은 그만큼 다양한 것들을 소화할 수 있는 문화다. 모든 자재를 활용해서 스니커를 커스텀할 수 있겠지. 물론 해박한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체공학적인 설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

 

커스텀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이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신발의 기본, 작업 과정의 기본을 지킨다면 디자인은 자연스레 완성될 거라 생각한다. 빨리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 기본적인 공정을 거치지 않으면 신발의 제 기능을 상실하니까. 기본적인 작업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

 

배틀 포스 이후의 계획을 귀띔해달라.

멀리는 미국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기도 하고 우리가 가진 수전사 기술의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100족은 너끈히 찍을 수 있으니까. 이외에도 많은 일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인터뷰 │ 최장민
사진 │ 고지원
영상 │ 96wave
제작 │ VIS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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