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33ask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그남자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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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시절, 수많은 ‘퍼가요’의 파도를 타고 뭇 남성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KCM 패션‘을 기억하는가. 그 후로 10년, 챔피언 벨트에 나팔 바지를 입었던 이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더욱 괴상망측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VISLA는 그들 중 한 명이라도 더 비난의 늪에서 구원하자는 취지로 33명의 사람들에게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그남자의 패션’을 물었다. 남자들이여 긴장하자. 면전에 대고 말하지 못할 뿐이지 그녀들이 당신의 착장까지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조만나(29, 편집 디자이너)

거슬리는 남자의 옷차림에 대해서 논하자면 갈대가 여기저기 흔들리는 듯이 그 상황에 맞추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나는 우선 각자에게 어울리는 무드와 핏, 줏대에 따른 착장(着裝)이 있으리라 인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속옷같이 축 늘어진 하얀색 그런지 무드의 티셔츠(무지와 로고 모두 포함). 유두가 돌출되어 보이는 정도의 네크라인과 얇기라면 극구 사양이다. 하아…. 거지도 아니고…. 언젠가 정재형과 김C가 입고 나왔던 구멍 송송 뚫린 티셔츠가 발망의 것이라는 것을 듣고 “저런 비싼 막 입은 속옷이 어디 있냐”고 혀를 찼더랬다. 비록 GD가 입어 옷이 모델 빨을 받는다 해도 싫다. 아크네의 무심한 듯 시크한 디테일이 아닌 이상은 제발 톡톡한 면, 단정한 핏의 티셔츠를 남성들에게 권하는 바이다.

 

김지윤(27, 회사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그의 스키니. 실밥도 울고 나도 울었다.

 

박은비(27, 전문직)

망고 나시를 입은 남자. 날개 뼈에 자랑거리라도 있는 건가? 심지어 그들 중 대부분은 어깨에 타투를 했다. 아직도 여자들이 이런 스타일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경포대 시계탑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길 추천한다.

 

조하나 (29, 웹 디자이너)

MCM 백팩을 맨 남정네들은 정말 참을 수 없다. 이 것은 발목이 조일 만큼 교복바지를 줄여 입고 등에 딱 붙게 라코스테 백팩을 매던 90년대 말, 고교생 오빠들의 괴상한 복고를 연상시킨다. 그런 이들은 대부분 옷차림도 이상하더라고.

 

송혜현(19, 학생)

이 헤드폰을 낀 남자.

헤드폰

 

황아람(27, 여인)

아베크롬비, 홀리스터 티셔츠를 입은 남자. 근데 이건 너무 많을 것 같고, 트렁크를 입었는지 어쨌는지 내려 입은 바지 위로 속옷이 말려 올라온 남자. 남자고 여자고 몸에 맞는 속옷을 입었으면 좋겠다.

 

황지석(29, 필르머)

바지 in 양말.

 

이상아(28, 승무원)

근육질 남자가 까맣게 태닝을 하고, 금목걸이에 쫄티를 입고, 디스퀘어드 왕 벨트를 차고, 트루릴리전 부츠 컷 바지를 입었을 때. 추가적으로 소지섭 빵모자를 소지섭이 안 쓴 것도.

 

남윤정(32, 회사원)

민소매 남성. 민소매에 청 베스트, 부츠컷 남성. 트루릴리전 입는 남자. 트루릴리전 뒤 포켓 다 잘라 버리고 봉재선 다 뜯고 싶음.

 

이윤영(30, GVG 대표)

TPO에 맞지 않는 어색한 옷차림. 즉, 출근할 때 골프웨어를 입는다거나 결혼식장에 아웃도어브랜드 의류를 입고 가는 것. 우리나라 아저씨들이 특히 그러한 듯. 시도 때도 없이 걸치는 아웃도어 브랜드의류! 골프웨어! 정말 싫다.

 

Ryo(32, 회사원 )

우선 패션에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 꼴불견이다 뭐다 말할 수는 없다. 나에게 있어 꼴불견인 남자는 “유행하는 패션을 비슷하게 갖춰 입었으니 이 정도면 되겠지” 라는 안도감과 함께 알 수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런어웨이를 걷듯 거리를 활보하는 (게다가 멋도 없는) 그런 이들이다. 이 또한 대한민국 특유의 군중심리가 반영이 된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윤소라(30, 웹 디자이너)

딱 붙는 니트 브이넥을 입은 남자. 심지어 BP가 도드라지는 사람을 보면 정말 속이 안 좋아질 정도. 거기에 워싱이 마구 들어간 어중간한 핏의 청바지와 납작한 스니커즈까지 더하면 살인충동이 일어난다.

 

백승미(26, 자영업)

옷 입는 건 자기 마음이지만 너무 과하게 멋 낸 남자는 싫다. 온갖 브랜드들로 치장하였어도 이미지는 오히려 반감된다. 그리고 후부 비닐바지 정말 싫다.

 

조은(29, 건축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숨 쉴 틈 없이 멋을 부린 남자. 머리는 포마드로 기름져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메리칸 클래식에 하나같이 똑같은 둥근 테, 클래식한 안경으로 마무리했다. 유니페어 세일할 때 지나가다가 줄 선 사람들을 보며 모두 쌍둥인 줄 알았다.

 

경규리(27, 모션 디자이너)

샤워할 때 몸 닦는 타월 비슷한 스카프를 돌돌 말아서 목에 두르는 남자. 스카프도 반투명해서 반짝이 붙어 있는 것! 그 스카프에 베스트 입은 남자. 거기에 선글라스까지 끼면….

 

정구희(31, DAQD 대표)

손톱 길게 기르는 남자. 특히 특정 손톱만 길게 기르는 것을 보면 진짜 토할 것 같다. 그리고 앞 코 뾰족한 웨스턴 부츠 신는 남자. 운동화에 정장양말 혹은 정장구두신고 후디와 모자를 착용하는 남자.

 

권수지(25,  학생)

비니에 하얀색티셔츠(약간 달라붙는 것)에 검은색 베스트를 레이어드하고 스키니 팬츠에 뾰족구두를 매치한 남성. 절대 참을 수 없음!!

 

박근범(29. 자영업)

현란한 하이 탑 신발에 종아리 근육이 보이는 쫄 바지. 추가로 하이 탑 신발 속엔 키 높이 깔창을 깔아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 그리고 상어 이빨, 눈 등이 그려진 스냅백을 착용한 남자는 극도로 혐오스럽다. 요즘엔 간혹 금, 은빛 찬란한 벨트에나 있을 법한 버클? 같은 것이 모자에 붙어있는 걸 목격함.

 

김솔(28, 가죽소품 디자이너)

한 여름에 주머니 달린 카고 바지를 입고, 스포츠양말에 샌들을 신은 남자. 게다가 뒤로 쓴 선글라스까지 더하면 불쾌지수가 대폭 상승되는 기분이다. 심지어는 거기다 이니셜 목걸이까지….

 

남세리(24, 프리랜서)

패턴이 들어간 자켓을 입고 깃도 한껏 올린 그 살찐 남자는 자켓이 작아서 팔이 붕 떠버렸다. 거기에 같은 패턴의 클러치를 들고 발이 부어 보이는 반짝 거리는 부츠를 신었다. 게다가 주머니에 손가락 두개만 넣은 채 자신의 손목시계나 악세서리를 어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이지…. 추가로 망고 나시. 형광색 망고 나시가 싫다.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서 등 부분 양쪽에 패인 공간을 짝 소리 나게 때려버리고 싶다.

 

한정민(29,  화가)

여자들이 44사이즈를 한번쯤 꿈꾸듯, 작고 멸치 같은 사이즈가 자랑인양 xs사이즈 쫄티에 검은 스키니 진을 입은 남자. 가끔 거기에 록커들이 신을 법한 부츠까지. 미국에 오면 할리데이비슨 타는 터프 가이 게이아저씨들한테 혼쭐날지도 몰라요.

 

고혜명(29,  디자이너)

악세사리를 주렁주렁 달고, 그것도 모자라 체인을 팬츠에 주렁주렁 달고, 그것도 모자라 패턴까지 강렬한 양말을 신은, 모든 것이 투 머치한 남자.

 

김재현(23, 미대생)

머리가 떡 질 정도로 과한 양의 왁스를 바르고 굵은 금목걸이를 하고 셔츠 단추를 세 개 이상, 가슴이 다보이게 풀고 꽉 끼는 레깅스 같은 스키니 팬츠를 입은 남자. 너무 짧은 반바지를 입은 남자도 진짜 싫어요.

 

주성민(27, vmd / 비주얼디자이너)

몸은 비실비실한데 은갈치 정장에 연분홍 넥타이를 매고 각도 안 잡히는 싸구려 셔츠를 입은 남자. 상체를 숙였는데 금목걸이라도 나오면 그거야 말로 최악이다.

 

정영목(29, 모자 장수)

구레나룻. 남자는 머리가 짧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지 않은 머리라고 보기 싫은 건 아니지만, 구레나룻으로 한껏 멋을 냈다면 참기 어렵다. 앞머리가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한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든지(그 앞머리에 가려진 왼쪽 눈이 자신감 가득히 나를 노려보고 있거나), 모자를 착용하였는데 앞머리와 구레나룻이 풍성하게 모자 주위를 채우고 있다면, 심지어 삐져나온 구레나룻에 왁스가 먹여져 있다면 그 사람은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나의 적이다.

 

장동욱(28, 학생)

앞머리를 내린 채 스냅백을 쓰고, 얼굴의 반을 가리는 뿔테안경을 쓴 남자. 꼭 스냅백은 뒤집어 써야함.

 

화리화나(69, The DOHO 디자이너)

뚱뚱해서, 말라서, 근육돼지라서 못나 보이는 게 아니다. 체형에 맞지 않는, 단점을 강조하는 옷차림은 정말 보기 힘들다. 바지에 살 넣고 꿰맨 것 마냥 한 치의 여유도 없는 핏 같은.

 

김촉촉(25, The DOHO 에디터)

반팔 셔츠를 입으면 정말 깨더라. 큰 간격의 체크무늬 반팔 셔츠라면 더더욱!!

 

최 립(27, The DOHO 편집장)

이마를 인위적으로 가리는 헤어스타일. 게다가 어중간한 톤으로 탈색까지 했으면 더더욱 별로. 남자는 이마가 나와야 귀티가 나며 분명한 헤어컬러는 패션의 시작과 끝이다.

 

고현미(24, 학생)

비비크림에 아이라인을 바르고 패턴이 화려한 레깅스를 신는 남자. 게다가 피어싱도 아닌 금침 귀고리를 하고 라이더 재킷까지 입은 모습을 보면 그저 말문이 막힌다. 성질 같아서는 한 대 치고 싶지만 불행히도 그가 나의 남자친구라는 게 함정.

 

윤종선(21, 스타일리스트)

바지핏이 스투핏일 때.

 

송윤범(27, 학생)

옷은 자신이 드러나는 가장 단적인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무엇을 입고 있는가에 대한 자각 없이 닥치는 대로 옷을 입는 태도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꼴불견 외국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 라이더 자켓에 후드 티, 블레이저에 야구 모자, 코트에 더러운 신발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만, 그것이 단순히 유행을 좇기 위함이 아니고 패션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실험적인 시도라면 존중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라(23, 에디터)

잘못된 힙합의 예시를 몸소 보여주는 남자. 90년대 HOT의 패션은 90년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빨간색 XXL 티셔츠에 다리 두 개는 거뜬히 들어갈 것 같은 7부 카고 바지. 마지막으로 굵직한 체인 펜던트까지 장착하면 힙합의 완성. 그리곤 이렇게 외치겠지. “난 스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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