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아티스트, 알샤인의 데뷔 앨범 [Natural H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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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준비 기간을 거치며 내공을 쌓아온 프로듀서/싱어 알샤인(Alshain)의 데뷔 앨범 [Natural Hi-Fi]가 휴먼 네이처(Human Natur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됐다. 시모 & 무드슐라의 EP 중 트랙 “Eden Fonk”에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독특한 보이스를 알렸던 알샤인은 이후 프로듀서 섬뎁(Somdef)의 데뷔 앨범에 참여하고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앨범[Luckynumberseven]에서 “Airplane Mode”의 프로듀싱을 맡는 등 흠 잡을 데 없는 행보를 이어 왔다.

그의 간드러지는 보컬은 처음 정기고가 씬에 등장했을 때와 같은 신선함이 있다. 게다가 이번 앨범에서 그는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혼자 해내며 보컬리스트뿐만 아니라 프로듀서의 재능을 십분 발휘했다. 조연들의 활약도 두드러지는데, 진보(Jinbo), 라씨(Roci), 사일리(Sailli), 그리고 빈지노(Beenzino)가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사일리가 플롯으로 참여한 “Landing”은 곡의 무드나 제목을 봤을 때 “Airplane Mode”의 연장선에 놓인 트랙으로 느껴지는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앨범의 구성을 환기하고 있다. “Reception”에서 몰아치는 하이햇 드럼은 청자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며 재미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12곡 중에서 가장 감미롭게 들리는 알샤인표 알엔비(R&B), “Start in You”는 내레이션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진보의 보컬 파트가 백미다.

사실 [Natural Hi-Fi]가 신인의 재기 넘치는 데뷔 앨범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여러 아티스트의 앨범에서 감초 역할을 하며 두각을 보였던 알샤인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점이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 12곡을 모두 끌고 가는 것이 벅찼는지, 제대로 된 감흥은 오히려 앨범에 참여한 다른 이들이 전달하고 있다. “Sub Voice”에서는 래퍼 라씨(Rocci) 벌스가 메인 디쉬로 다가오는가 하면 ”Start in You”는 곡의 주인이 진보로 넘어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감정 선의 변화에 따라 목소리를 변주시키는 보컬 역량의 한계 역시 드러난 듯하다. 이전의 알샤인을 알지 못했다면 상관없지만 그의 데뷔 앨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있던 터라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Frank Ocean이나 The Weeknd 와 같은 뮤지션들이 이끄는 최근 알엔비의 흐름을 우리나라에서도 단단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진행시키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또한 360Sounds의 DJ Someone과 알샤인, 그리고 “Sub Voice”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래퍼, 라씨가 똘똘 뭉쳐 만든 레이블, 휴먼 네이처(Human Nature)의 움직임 역시 씬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Natural Hi-Fi] 판매처 (http://www.rm360.kr/shop/main/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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