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Talk with Mignon

독일 바이에른 최대의 도시 뮌헨.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뮌헨 필하모닉 그리고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가 설립한 ECM 레이블의 근거지이기도 한 이 도시는 독일의 수도이자 전자음악의 성지라 불리는, 베를린 못지않게 음악 문화가 예로부터 발달한 도시다.

이러한 환경에서 2013년 탄생한 레이블 러프하우스(Ruffhouse)는 뮌헨을 기반으로 둔 아티스트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레이블 크루다. 그리고 현재, 이들의 영향력은 인터넷 사운드 클라우드를 타고 세계 각지로 퍼져, 마침내 뮌헨뿐만이 아닌 세계 여러 도시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 함께하는 다국적 크루로 성장했다. 최근 발표된 러프하우스의 네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Ruffhouse Presents: Rufftrax, Vol.4]가 그 결과물로, 여기 참여한 프로듀서들의 출신만 무려 스웨덴, 핀란드. 한국이다.

한국 뮤지션으론 다름 아닌 허니베저 레코드(Honey Badger Records) 소속 뮤지션, 미뇽(Mignon)이 참여했다. 그가 완성한 트랙 “Wasted DNA”는 일본의 오리엔탈리즘 신비로운 색채가 묻어난 음악으로, 한국에서 성장한 미뇽의 재치가 단연 돋보이는 트랙이다. 또한 얼터너티브 힙합 크루 그랙다니(Grack Thany)의 랩퍼 몰디(Moldy)가 합세하여 동방 특유의 신비로운 문화를 전 세계로 전파한다. 또한 미뇽은 지난 12월 뮌헨으로 직접 발을 옮겨 러프하우스 크루와 마주하며 컴필레이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독일의 음악 신(Scene)이 어떠했는지, 또 러프하우스 레이블에 막연한 궁금증이 일어나는 가운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미뇽과 만나 조용히 담소를 나눌 수 있었다. 상단의 영상과 하단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와의 대화문은 지난겨울 소중한 추억을 더듬은 미뇽의 생생한 체험기다.

Ruffhous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Mignon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Moldy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mini interview

머나먼 타국의 레이블, 러프하우스를 소개해달라.

러프하우스 크루는 독일의 뮌헨에서 음악을 하고 거주하는 친구들이 만든 크루다. 처음엔 노래를 모으고 믹스셋을 소개하는 콜렉티브 형식을 진행했다. 그런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 많은 나라 사람들이 크루에 포함되며 뮤지션 각자의 음악을 제작하고 컴필레이션 앨범과 파티를 기획하는 레이블로 자리 잡았다. 음악 스타일은 UK 베이스, 댄스홀, 그라임을 기반으로 둔 친구들이다. 그리고 하우스나 테크노도 좋아하기에 그사이의 사운드를 잘 캐치해 음악을 제작하고 있다.

 

타국의 친구를 사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 친구들은 인터넷으로 처음 만나게 됐다.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친구들의 음악을 들어봤고, 노래가 좋아서 먼저 메시지 보냈다.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작업도 함께 진행하다가, 어느 날 두 번째 컴필레이션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 이후로 이들과 함께 꾸준히 앨범을 만들고 믹스셋도 함께 만들고 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러프하우스 멤버가 되어 있었다.

 

Mignon – Wasted DNA

뮌헨까지 다녀온 이유는?

코카콜라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카보네이트 코크(Carbonate Coke) 취재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코크 카보네이트는 독일에 있는 몇몇 도시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등에서 베이스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루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취재 프로그램이다.

 

독일 클럽의 첫인상은?

독일이라고 하면 왠지 테크노의 이미지가 강한데, 생각보다 테크노 이외 음악을 많이 플레이한다. 파티 분위기는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자의 도시에 맞는 감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괜찮았던 점을 꼽자면, 관객들이 디제이가 만들어가는 호흡을 잘 따라와 준 것 정도? 그리고 디제이들은 자신이 제작한 음악을 플레이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직접 디제잉까지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곡을 셀렉했나?

한국의 음악 신을 소개 하고 싶어서 한국의 레이브 음악, 특히 주변 친구인 아파치, 노브 그리고 허니베저의 JNS형과 디제이 보울컷의 음악을 많이 셀렉했다. 내 음악은 “Jack Flow”를 틀었고.

 

컴필레이션의 트랙 “Wasted DNA”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나?

2018년 초 러프하우스에게 컴필레이션 트랙을 만들어 달라고 연락을 받았다. 일본 닌자 게임에 푹 빠져있을 때였다. 그래서 UK 베이스와 동양의 음악을 샘플링해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제작하게 됐다. 지난해 공개된 EP로 나를 알게 된 분들이라면, 성향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또 하나의 취향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뮌헨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전자음악의 본고장 독일에서 댄스 음악을 제작하는 크루라 본업이 프로듀서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이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소소하게 음악을 제작한다. 우리와 실상은 비슷하다. 그걸 보고 한국의 음악 신이 결코 작은 게 아니었다는 걸 느꼈다. 또한 ‘내가 매우 찡찡거리고 있었구나’라고 반성했다.

 

2019년 1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남은 2019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일단 일렉트로(Electro)를 한번 프로듀싱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5월 18일, 러프하우스의 5주년을 맞아 뮌헨의 클럽 Rote Sonne에서 플레이할 예정이다.


진행 / 글 │ 황선웅
촬영 │ Mignon
편집 │ 최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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