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20 Presents The Internet Music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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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LA 명품 라벨(Lable) Stone Throw의 턱시도(Tuxedo)를 걸치고 멋스럽게 등장한 공연 기획사 20/20 Seoul이 지난 1월 28일, 오드 퓨처(Odd Future) 소속 그룹 디 인터넷(The Internet)을 홍대 V-hall에 연결하며 또다시 관객의 시선을 강탈했다. 블루지한 음악 색깔로 국내 음악 매체와 평단에서도 환영받은 앨범 [Feel Good]에 이어 약 2년 만에 스튜디오 앨범 [Ego Death]로 모습을 드러낸 디 인터넷. 신보에 빠져들 무렵, 내한 소식이 20/20 Seoul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져나기 시작했고, 이윽고 공개된 ‘20/20 Seoul presents The Internet Music’ 온라인 티켓은 순식간에 소진되었다. 현장 판매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 신세하 앤 더 타운(Xin Seha and the Town)을 대신해 긴급 투입된 Quandol의 흥겨운 DJ Set과 SuperFreak Records의 얼굴마담 진보(Jinbo)의 위트있는 라이브로 공연장은 예열을 마쳤다. 디 인터넷의 보컬, Syd Tha Kyd의 감미로운 보이스, 그리고 심장을 두들겨 패는 밴드 사운드가 울려 퍼질 일만이 남았다. 공연장은 1분 1초라도 빨리 디 인터넷에게 처맞고 싶은, 기대감 가득 찬 관객의 숨소리로 메워지고 있었다. 물론 밴드 공연에 처음 와본 촌스러운 놈은 아니니까 튜닝 할 시간을 침착하게 기다렸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한 ‘찰칵’ 소리마저 거슬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차가운 한숨은 짜증을 유발했다. 주최 측에서 어떠한 해명도 없이 스탠딩 공간을 넓히는 바람에 아이돌 오빠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달려가는 빠순이 같은 관객이 속출했다. 이러한 상황을 20/20 Seoul, 또는 공연 진행관계자들이 처음부터 계획하지는 않았을 터. 그야말로 누구라고 가리킬 것 없이 모두가 촌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The Internet – “Dontcha”

긴 정적을 깨고, Syd Tha Kyd의 입체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응? 30분의 공백으로 텐션이 떨어진 탓인가. 하나를 꼬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사운드가 조화롭지 못했다. 그러나 무대를 진두지휘하는 Syd Tha Kyd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었고, 사운드 역시 서서히 나아지는 듯했다. [Ego Death] 수록곡 “Get Away”로 존재감을 드러낸 디 인터넷은 “Something’s Missing”과 같은 신보 위주의 선곡으로 관객을 BBQ로 굽기 시작했다. 마지막은 가장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곡 “Dontcha”로 장식했다. “Dontcha”의 멜로디가 울려 퍼질 때는 뭉클한 감동이 일었다. 특별한 ‘앵콜’ 없이 무대를 마치는 게 LA 스타일인가 싶을 정도로 어떤 쿨함을 느꼈지만, 그 이면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고. 공연을 진행한 한 스태프(Staff)의 말에 따르면, Syd Tha Kyd는 공연 전, 구토 증세까지 보일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열창한 그녀에게 박수를 전하고 싶다. 그러나 냉철하게 ‘20/20 Seoul presents The Internet Music’ 공연만 놓고 보면 어땠을까? 디 인터넷에 대한 기대치가 과하게 접속된 탓일까. 그들의 신호가 다소 미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58번째 그래미 시상식 Best Urban Contemporary Album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Ego Death]를 몸소 감상했다는 정도.

The Internet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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