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Flower Bed #5

플라워베드는 인터넷에 표류하는 한국 음악을 찾아 큐레이팅하는 매거진이다. 전자음악부터 힙합, 훵크,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게 목적이다. 플라워베드의 에디터가 큐레이팅한 10여 개의 음악을 매달 VISLA에 소개한다.

 

01. Kim Kate – TRZDN

허니 배저 레코드(Honey Badger Records)와 메르시 지터(Merci Jitter)의 트랙 메이커, 킴 케이트(Kim Kate)의 EP [Drug Culture] 수록곡이다. 그간 킴 케이트가 펼쳐왔던 스타일과는 달리 [Drug Culture]는 테크노 계열에 가까운 곡들로 채워있다. ‘클럽 뮤직’이 주는 매력을 알고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02. Viann – Lay It Down (Viann Remix)

여름엔 역시 훵크(Funk)다. 강렬하게 귀를 때리는 베이스와 청량한 보컬을 듣고 있다 보면, 더위를 이겨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다. 최근 활발하게 음악을 공개하는 프로듀서인 만큼, 조만간 무언가를 또 들고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본다.

 

https://soundcloud.com/yoncokr/swimmmmm

03. Y O N – Swimmmmm

욘(Y O N)은 때로는 랩을, 때로는 노래를 부른다. 이 곡은 딱 중간 즈음에 있지 않을까. 물장구를 연상케 하는 요소와 평범한 누군가가 살아가는 하루의 분위기를 ‘수영’으로 표현한 점이 재밌다.

 

04. Nu Shooz – Should I Say Yes? (DJ Bowlcut Pumping Edit Mix)

최근 EP [Colmena]를 발매한 디제이 보울컷(DJ Bowlcut, J.Fitz)이 1998년에 발매한 누 슈즈(Nu Shooz)의 [Told U So] 수록곡, “Should I Say Yes?”를 편집했다. 원곡에도 나름의 댄스 음악적인 요소가 있는데, DJ 보울컷은 이를 극대화했다. ‘Pumping Edit’이라는 문장에서 오는 느낌을 잘 살린 곡.

 

05. Damndef – Do It (International Remix) (Feat. Moldy, J-Mal, Catarrh Nisin)

여러 그라임 채널에서 주목한 댐데프(Damndef)가 자신의 곡 “Do It”을 한국의 몰디(Moldy), 일본 고베의 카타르 나이신(Catarrh Nisin, カタルナイシン), 영국의 제이-말(J-Mal)과 리믹스했다. #Grimeworldwide 라는 해시태그가 도는 근래의 흐름에 어울리는 리믹스인 셈. 각국의 MC들이 선보이는 그라임은 어떤 모습인지 확인해보자.

 

06. Damndef X LOBOTOME – No Brother

앞서 소개한 “Do It”과 “No Brother”는 다르다. 해외의 비트를 사들인 “Do It”과는 달리, “No Brother”는 한국의 프로듀서 로보토미(LOBOTOME)와 함께한 트랙. ‘Korean Grime Project’의 시작을 알리는 곡인 만큼, 이 프로젝트의 나머지 트랙이 더 궁금해진다. 한국의 그라임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07. Theoria. – Drop

띠오리아(Theoria.)의 “Drop”은 지난번 발표한 [Prefab]의 B-side다. 풋워크라는 장르를 띠오리아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 하지만 “Drop” 은 [Prefab]에 수록된 곡들보다 훨씬 더 거칠고 어질러져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수록곡보다 클럽 음악에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건 ’Drop’과 ‘Bass’라는 두 샘플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정신없이 몰아치는 다양한 리듬 섹션 덕분인 듯하다.

 

08. Wijineedsmore – PRADA

트랩이란 장르의 리듬을 제대로 구현하는 한국 래퍼가 몇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위진니즈모어(wijineedsmore)의 “Prada”는 여러모로 뛰어나다. 리듬에 힘을 주어야 할 때, 풀어야 할 때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사의 컨텍스트가 조금 아쉽지만, 트랩에서 그런 게 뭐가 중요한가 싶기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들어보길 추천한다.

 

https://soundcloud.com/eglafff/atm-got-nuthin-to-say-but-prod-y-u-n-g-a-t-m

09. Eglaf – a t m got nuthin’ to say but $$

한국 힙합은 ‘돈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돈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이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결국 ‘돈’을 얘기한단 건데, 그러면 무슨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다. 결국, 래퍼가 듣는 이의 귀를 얼마나 잡아끄냐의 차이인 듯하다. 이 곡도 결국 ‘돈 대신 예술’을 의미하지만, 그 이상으로 루이스 왱(Louis Wang)의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이글라프(Eglaf)의 이야기는 재밌다. ‘잃을 게 하나도 없는데 뭐 어때’라고 말하는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은 언제나 흥미롭다.

 

10. Zeemen x Konsoul – [R E S E T]

얼터너티브가 언제나 재밌는 이유는 신선함을 추구하기 때문. 한국 테크노 레이블 헥사 레코즈(Hexa Records)의 지멘(Zeemen)과 래퍼 컨솔(Konsoul)이 함께 앨범을 발매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꽤 큰 흥미를 느꼈다. [R E S E T]은 딱 상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테크노에 랩을 하는 앨범. 비록 들으면서 칸예 웨스트(Kanye West)나 띠오필러스 런던(Theophilus London)이 떠오르긴 하지만, 테크노와 래핑이 합쳐진 음악을 한국어로 듣는 건 어쨌든 재밌다. 적어도 지겹진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No Help”에 랩을 제거한 인스트루멘털이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는 점.

커버 아트워크│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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