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브랜드 Stüssy가 포착한 유쾌한 4인조 BADBADNOTGOOD

2011년 결성된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는 재즈와 여타 장르를 섞어 그들 고유의 맛을 재주 좋게 곡으로 풀어내는 밴드다. 팀원이기에 앞서 서로의 소중한 친구인 4인의 멤버. 이들은 한데 모여 둘도 없는 시너지를 발하기도 하나, 개개인은 각자의 음악적 영역에서 인정을 받은 독립적인 이티스트다. 강호로 나온 지 어연 8년인 이 유쾌한 친구들은 지금까지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그리고 오드 퓨쳐(Odd Future)를 비롯한 세계적인 이름과 협업해왔다.

최근 상징적인 스트리트 브랜드 스투시(Stüssy)가 영상, 사진, 그리고 짧은 대화로 배드배드낫굿의 정체를 일부 포착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는 영국의 디제이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내로라하는 뮤지션의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낸 베테랑 벤지 비(Benji B)가 진행했다.

 


 

BADBADNOTGOOD과의 대담

3월, 도쿄 소재 클럽 사운드 뮤지엄 비전(Sound Museum Vision)에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 인물들이 스투시의 부름을 받고 모였다. 런던 유명 베뉴 ‘Deviatio’를 이끄는 디제이 벤지 비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토론토 출신 밴드 배드배드낫굿도 그 무리에 섞여 있었다. 이 자리에서 벤지 비는 갓 투어를 다녀온 밴드 배드배드낫굿의 멤버 릴랜드(Leland), 체스터(Chester) 그리고 매티(Matty)와 마주 앉아 그들의 즉흥적인 스타일, 최근 협업, 재즈 솔로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가 들어야 할 내용이라 판단하여 첨부한다.

Benji: 스투시 덕분에 나와 내 동료 주다(Judah), 배드배드낫굿, 그리고 노 배이컨시 인(No Vacancy In)이 일본 도쿄의 훌륭한 베뉴, 비전 사운드 뮤지엄에 모여 공연하게 되었는데 라인업이 돋보이는 특별한 자리였다.

Matty: 그러게. 이번 여행은 끝내주게 좋았다. 공연 내용도 멋지더라. 우리도 잘 마무리한 것 같은데 시차 때문에 피곤했는지 기억은 그리 잘 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은 일 년 만에 토론토 밖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이기에 더 특별했다.

 

Benji: 공연 중 해석 무용(Interpretive dance)을 하는 구간이 있던데?

Leland: 베이스를 얹은 피아노 솔로가 너무 길다 보니 그냥 알렉스(Alex)와 내가 바보짓 한 번 해봤다. 계획한 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괴상한 행동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다. 공연의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Benji: 당신들이 모여서 연주하는 모습을 관찰해보니 마치 감각으로 느끼거나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서로를 그다지 쳐다보지 않는 것 같았다. 여기에 모종의 음악적인 화학작용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이건 짧은 세월을 맞춰서 완성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배드배드낫굿이라는 밴드가 어디서 만나 어떻게 결성됐는지 궁금해졌다.

Chester: 우리는 모두 같은 음대에서 만났다. 같이 학교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고 빈 교실에서 합주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로 진지하지 않았기에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쏟아붓지는 않았다. 그냥 합주가 재미있을 뿐. 그런데 음악적 성향이 비슷한 덕분일까? 어느샌가 합주의 빈도가 점점 늘어났고, 정신을 차려보니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관심에 매우 놀랐다. 어쨌든 그 후로 진지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모두 학교를 그만뒀다.

Matty: 학교를 그만두고 우리는 종일 연습하고 작곡했다. 마치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하루에 거의 8시간은 작곡하고 합주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Benji: 언젠가 우리는 도쿄의 전설적인 사시미 가게, 카이카야 바이 더 시(Kaikaya by the Sea)에서 같이 저녁을 먹은 적 있다. 그 날 누군가 나에게 당신들이 제작에 참여한 곡 리스트를 보여줬는데, 도통 몰랐던 곡들이 눈에 띄었다. 그대들이 겸손한 건 익히 알지만 혹시 당신들이 제작에 참여한 곡 중 대중이 잘 알만한 몇 개만 추려서 소개할 수 있을까?

Matty: 난 우선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참여한 “Deja Vu”의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우리는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와도 같이 일했다. 여기 체스처는 드레이크(Drake)의 “0 to 100”에서 베이스를 치고 리한나(Rihanna)의 “Sex with Me”를 공동 작곡했다. 그냥 곡을 쓰다 보니 어쩌다 생긴 신나는 일이지.

Chester: 우리가 가장 최근에 참여한 곡은 칼리 우치스(Kali Uchis)의 “After the Storm”이고 작년 그녀의 스튜디오에서 인스트루멘탈을 녹음했다. 또 샬럿 데이 윌슨(Charlotte Day Wilson)이나 제리 페이퍼(Jerry Paper)의 새로운 앨범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곧 우리가 참여한 제리 페이퍼의 신보가 발매되니 한번 들어보라. 엄청 돕(Dope)하니 기대할 만하다.

 

Benji: 대단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떤 그림인지 알겠다. 그러면 이번에는 음악 추천을 받고 싶다. 요즘 듣는 곡 중에서 당신들이 연주하는 악기의 솔로가 돋보이는 걸 추천한다면?

Leland: 난 색소폰 연주자다. 최근 들어 우리끼리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Miles Davis Quintet)에 관해 자주 대화를 나누는데, 나는 멤버 웨인 쇼터(Wayne Shorter)의 색소폰 주법에 푹 빠지고 말았다. 웨인 쇼터의 솔로 연주 중 “Free For All”을 꼭 들어봐야 한다. 그의 주법을 한 곡에 망라하는, 정말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다. 들어보면 안다. 그 순간에 파묻혀 집중하기에 비로소 피어나는 그의 예술성과 표현력은 이 곡을 재즈 명곡의 반열에 올리기 충분하다.

Benji: 얼마 안 된 일이지만 내 고향 런던에서 재즈가 급물살을 타고 성장하고 있다. 눈에 띌 만큼 활발한 움직임인데 당신들에게 한 번쯤 물어보고 싶었다. 최근 런던에서 활동 중인 재즈 뮤지션에 관해서 아는 것이 좀 있는가.

Matty: 저번에 당신이 지나가듯 말한 것 같다. 그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요즘 런던 재즈 신(Scene)이 미친 듯이 성장 중이라고 하더라. 이 자리에서 뮤지션을 알려주면 꼭 찾아 들어보겠다.

 

Benji: 나는 유세프 다예스(Yussef Dayes)와 만수르 브라운(Mansur Brown)을 정말 좋아한다. 유세프 다예스는 끝내주는 드러머고 만수르 브라운은 재능 많은 기타리스트다. 그리고 어린 세대를 대표하는 샤바카 허칭스(Shabaka Hutchings)와 그보다 조금 나잇대가 높은 톰 스키너(Tom Skinner)와 데이브 오쿠무(Dave Okumu)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런던은 배드배드낫굿의 음악이 녹아들기 딱 맞은 분위기일 것이다. 그만큼 놀라운 재즈 뮤지션들이 포진한 상태다. 꼭 찾아 들어보기 바란다. 당신들의 음악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Badbadnotgood 공식 웹사이트
Stussy Seoul 공식 웹사이트


진행 │ Benji B
사진 / 영상 │ Antosh Cimoszko
번역 / 글 │ 홍석민 권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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