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주인이 된 Banksy, ‘The Walled of Hotel’

아마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스트리트 아티스트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뱅크시(Banksy)를 떠올릴 것이다. 런던 브리스톨 출신이라는 것 외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그 신비한 행적과 파격적인 작품 활동은 그 이력을 계속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스트리트 아트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기행, 그 속에 담긴 뱅크시의 메시지는 많은 사람의 환호에 힘입어 덩치를 불려갔다. 자신의 예술 철학을 전면에 드러낸 거대한 테마파크 디스멀랜드(Dismaland), 그 이후 이어지는 궤적은 또다시 대중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뱅크시는 최근 이슬람의 성지이자 오랜 분쟁지역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접경인 베들레헴에 부티크 호텔을 열었다. 그간 자본주의, 상업과 결탁한 미술계에 비판과 풍자를 일삼았던 뱅크시의 난데없는 호텔 개장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단순한 호텔이 아니다. 뱅크시와 스트리트 아트, 이를 점철하는 공간 ‘Walled Off Hotel’은 그 이름답게 전방 4미터 앞으로 벽을 마주하는 세계 최악의 호텔 뷰를 자랑한다. 어차피 호텔 곳곳에 펼쳐진 뱅크시의 아트워크 덕분에 바깥 풍경을 볼 시간 여유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이어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이를 알리는 것이 호텔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이었으니, 이런 공간을 꾸민 것만으로도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지 않나. 2년 전, 뱅크시는 이스라엘이 무차별 공습을 가했던 팔레스타인 가자(Gaza) 지구에 직접 작품을 남기며 세계에 분쟁의 참상을 알린 바 있다.

호텔 투숙객은 언제든 자유롭게 호텔을 드나들 수 있으며, 비 투숙객 또한 일정 시간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호텔의 모든 인테리어는 뱅크시의 감리를 거쳤는데, 작품 외 다양한 이벤트로 콘텐츠를 두둑이 채웠다. ‘Walled Off Hotel’은 오는 3월 11일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한다. 가장 저렴한 방은 1박 삼만 오천 원가량, 운영 기간은 올 연말까지라고 하니 이 공간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조금 서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Walled Off Hotel 공식 웹사이트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