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간편식 예술가, Alex Frost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음식으로 장난치지 말라”며 혼난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음식은 귀한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 문화에서 음식은 오로지 섭취의 대상이었다. 섭취를 제외한 모든 행위는 장난으로 치부되어 금기시되었으며, 이는 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부터 철저히 교육되어 하나의 관습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도 교육되고 있는 이 같은 풍습을 송두리째 뒤엎고 있는 유튜버 알렉스 프로스트(Alex Frost)를 소개한다. 특유의 그로테스크한(혹은 역겨운) 영상으로 해외 매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언박싱(Unboxing) 콘텐츠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영상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개봉한다는 점에서 기존 언박싱 영상들과 동일하지만, 한 가지 부분에서 차별화한다- 바로 제품들이 수중에서 개봉된다는 점이다. 알렉스 프로스트는 이를 웻 언박싱(Wet- unboxing)이라고 칭하며, 그 대상을 현대인들의 ‘간편한 생활 방식(‘On The Go’ Lifestyle)’을 대표하는 제품들로 국한한다.

그의 계정에 게시된 언박싱 영상의 소재는 샌드위치부터 샴푸와 데오도란트까지 다양하다. 현재 구독자 수는 881명(10월 1일 기준)에 불과하지만, 레토르트 수프를 개봉하는 영상은 조회 수가 무려 16,000회에 달하는 등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뿌연 물속에서 천천히 부유하는 음식들의 낯선 모습에는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기묘한 힘이 있다.

 

알렉스의 영상들은 일견 그저 장난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실체를 쫓아가다 보면 이 역시 하나의 예술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간편식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들이 게시되어 있는데, 한 예로 “더 뉴 워크(The New Work)” 시리즈는 샌드위치를 이용한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설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참신성 돋보이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불행히도 현재로선 알렉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지만,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가 오히려 작품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듯하다. 원래 모든 위대한 예술은 관습을 부수는 데에서 시작하지 않던가? 그의 영상들을 감상하며 기괴한 해방감을 만끽해보자.

Alex Fros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Alex Frost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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