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예술가들을 위협하는 AI 로봇 화가, Ai-Da

AI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요즘이다. 과거에는 로봇 기술이 창의적인 직종까지는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작년 10월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그린 한 회화 작품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화 약 4억 9,4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처럼 AI가 만들어낸 작품들은 그동안 많았지만, 이들은 모두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하지만 AI 기술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더 높은 곳으로 전진하려는 모양새다. 영국의 로보틱스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최근 발표한 Ai-Da는 인간처럼 두 눈으로 보고, 두 손으로 직접 작품을 그리는 “진짜배기” 화가다.

세계 최초의 AI 로봇 화가 Ai-Da는 그야말로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다. 갤러리스트 아이단 멜러(Aidan Meller)의 아이디어에서 착안된 이 로봇의 팔과 드로잉 기술은 리즈 대학(University of Leeds)의 연구진들이 완성했으며, AI 프로그램은 옥스포드 대학(Oxford university)과 골드스미스 대학(Goldsmiths University)이 담당했다. 이렇게 완성된 Ai-Da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의 외관을 정확히 파악하며,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기능도 갖췄다고 한다. 초상화 한 장을 스케치하는 데 약 45분 정도가 걸리는 그녀는 지금까지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훌륭히 묘사해낸 바 있으며, 종이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Ai-Da는 오는 5월에 옥스퍼드에서 열리는 ‘언세큐어드 퓨쳐스(Unsecured Futures)’ 전시에서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의 오프닝 행사로는 오노 요코(Yoko Ono)의 ‘Cut Piece’를 오마주한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인데, 관객들이 가위로 오노 요코의 옷을 잘라내는 본 작품과 달리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관객들이 다양한 장식들로 Ai-Da를 치장하게 될 예정이라고. 지금까지 수많은 AI 소프트웨어들이 “AI 화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왔지만, 그 어떤 인공지능도 Ai-Da만큼 화가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진 않았다. 과연 AI의 계속된 발전은 예술인들에게 재앙이 될 것인가, 새로운 창조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인가? 미래를 감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5월에 공개될 Ai-Da의 모습은 이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지 않을까.

Engineered Art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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