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즈 훵크 그룹 Cortex의 [Troupeau Bleu]

모로코 태생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알랭 미용(Alain Mion)은 1974년에 프랑스로 이주해 알랭 간돌피(Alain Gandolfi), 제프 허트너(Jeff Huttner)와 함께 재즈 훵크 그룹 코르텍스(Cortex)를 결성한다. 이듬해 1975년, 코르텍스는 여덟 곡을 담은 재즈 퓨전 앨범 [Troupeau Bleu]를 발매하는데, 이는 삼 일 만에 탄생한 천부적인 감각의 결과물이다. 앨범은 밴드의 역대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데, 그 이유는 장르를 불문하고 후대의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샘플링되었기 때문. 전설적인 힙합 프로듀서 매드립(Madlib)은 일곱 번째 트랙 “Huit Octobre 1971”을 통해 “One Beer”를 작곡,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역시 같은 곡으로 “Odd Toddlers”를 제작했다.

삼 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탄생한 앨범이 역설적으로 40년이 지난 오늘까지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짐작하건대, 이는 코르텍스 재즈의 기저에 자리한 즉흥성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모든 찰나의 순간을 의식적으로 해석해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그러한 의지가 우리를 제한한다는 점마저도 망각하면서. [Troupeau Bleu]는 어떤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려는 거창한 목적을 두지 않고, 정처 없이 흘러간 무의식의 결과물이다. 만약 재즈라는 장르가 지닌 배타적인 성질을 즉흥성이라 동의한다면, 코르텍스는 이러한 본질적인 부분을 간파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자극적인 소리를 찾아 부유했던 것이 [Troupeau Bleu]를 낳았다.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앨범 [Troupeau Bleu]. 앨범은 프랑스 리옹의 셰제밀 레코즈(Chez Emile Records)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앨범 첫 번째 트랙 “La Rue”를 하단에서 감상해보자.

Chez Emile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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