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데이비드 보위가 꼬집은 미국 MTV의 인종차별적 프로그램 편성

영국 글램록(Glam Rock)의 선구자이자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세상을 떠난 지 어언 이 년이 다 되어간다. 아직 정확한 보위의 기일까지 일주일(1월 10일)이 남았지만, 필자와 한속으로 그를 일찌감치 그리워하는 이에게 영상 한 편을 소개한다.

1981년 출범한 24시간 뮤직 텔레비전 채널 MTV는 1983년 보위를 인터뷰한다. 인터뷰의 본래 목적은 보위의 대작이라고 여겨지는 열다섯 번째 앨범 [Let’s dance]의 제작 배경에 관한 것. 그러나 예기치 않게 보위는 MTV가 당시 자행하고 있던 인종차별적 프로그램 편성을 폭로하게 된다. 그는 앨범 제작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터뷰를 마치고는 MTV의 마크 굿맨(Mark Goodman)에게 왜 MTV는 실력 있는 흑인 뮤지션을 자주 방송하지 않는지, 그리고 왜 백인 뮤지션만이 ‘황금 시간’을 독점하는지에 대해 꼬집었다. 날카로운 질문들에 굿맨은 시답잖은 이유로 둘러대기 바쁘고, 임기응변으로 일관한다. 그는 인터뷰가 끝날 때쯤 보위에게 “내 말이 타당한가?”라고 되묻고 보위는 “무슨 말인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는다”며 함축하여 대답한다.

35년 전 보위의 인터뷰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일관한 트럼프. 인종 간 적대적 감정의 대립은 이념 분열이라는 적절한 가면을 쓰고 양극으로 치달았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인종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과연 이상적일까? 적어도 음악 산업에서 인종에 대한 차별은 근절되어야 한다는 보위의 발언이 슬쩍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인종에 대한 고찰은 결국 자아에 대한 철학적 문제에 이르게 될 정도로 본질적일 것. 해당 영상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자.

MTV 공식 유튜브 계정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