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메탈밴드, Voice of Baceprot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2억 3,000여만 명의 인구 중 무려 87%가 무슬림이다. 비록 이들 중 대부분은 온건파 무슬림이지만 아직 사회 전반에 이슬람교의 보수적인 사회질서가 남아있어 특히 여성 신도의 자유가 억압받는 실정.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여성은 평균 기온이 27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다양한 교육과 사회 진출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 메탈 밴드가 인도네시아의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피르따 꾸르니아(Firdda Kurnia), 유시 시티 아이샤(Eusi Siti Aisyah), 위디 라흐마와티(Widi Rahmawati)로 이루어진 보이스 오브 바째쁘롯(Voice of Baceprot, 이하 VoB)은 인도네시아 메탈 씬에 처음 등장한 3인조 여성 메탈밴드다.

슬립낫(Slipknot),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등의 밴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VoB는 모두 무슬림 여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매니저이자 학교 음악 선생님었던 에즈라 사띠아(Ezra Satia)가 발굴한 이들은 인도네시아 각종 매체에 소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동시에 강경파 무슬림의 갖은 협박과 반대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도 그들이 활동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기 때문. 그들은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억압, 열악한 교육 여건, 여성 인권 침해 등을 고발하는 곡을 발표하면서 현재 페이스북에서만 3만 명이 넘는 팬을 거느리고 있다.

비록 그들의 연주가 음악적으로는 아직 완벽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록 스피릿만큼은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그들의 음악이 인도네시아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자.

Voice of Baceprot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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