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에 워킹데드의 ‘Negan’이 등장한다

일본의 게임 회사 반다이 남코(Bandai Namco)사를 대표하는 게임, 철권(Tekken). 본지는 그 성지라고 불리던 그린 게임랜드의 폐업 소식을 최근 전했다. 그렇다면, 폐업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자. 아마 철권 7 페이티드 레트리뷰션(Tekken 7 FATED RETRIBUTION, 이하 철권 7)을 스팀을 통해 PC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면서 유저들의 발길이 끊긴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겠다. 오락실을 굳이 찾을 필요 없이, 어느 가정에나 한 대씩 가지고 있는 PC에 설치만 한다면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철권을 즐기러, 혹은 재야의 고수가 맞붙는 현장을 직접 구경하기 위해 굳이 집 밖을 나서지 않아도 됐을 터.

특히 현재, 철권 7은 스팀과 콘솔 버전을 통해 아케이드에서 만날 수 없었던 많은 DLC 캐릭터, ‘엘리자’와 아랑전설, 킹 오브 파이터즈(The King of Fighters) 시리즈의 ‘기스 하워드’와 파이널 판타지 15(Final Fantasy XV)의 ‘녹티스’를 이미 합류시킨 상태로 과거 철권 태그 토너먼트 1(Tekken Tag Tournament 1)의 연령 접근성을 완벽히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마니아층에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철권 7은 최근 시즌2에 돌입, 프레임 판정, 벨런스 패치와 더불어 기존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레이 우롱’, ‘안나 윌리엄스’, ‘아머킹’, ‘크레이그 머독’, ‘줄리아 창’을 새롭게 합류시켰다. 그리고 드라마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시리즈의 악당 네간(Negan) 또한 새롭게 철권 7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저들 사이 많은 희비가 갈렸다.

 

아케이드 판에서도 플레이 가능한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의 ‘고우키’, 스팀 콘솔 버전에 맞물려 공개됐던 ‘엘리자’ 그리고 앞서 언급된 ‘기스 하워드’와 ‘녹티스’는 기존 철권과는 다른 까다로운 스타일의 상대 플레이에 ‘고엘기녹’이라 불리며 많은 유저들이 난감을 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네간은 스트리트 파이터와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시그니처, 즉 장풍이나 기를 다루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기존 게임 캐릭터가 아닌 완벽히 다른 장르, 드라마 등장인물이란 이유로 비난하는 유저가 많다.

구글에 ‘고엘기녹’을 검색해 봐도 이미, “고엘기녹은 거른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흔할 정도로 콜라보레이션 게스트 캐릭터에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편으론 네간이 든 몽둥이, ‘루실’에서 어떤 파괴적인 콤보와 심리전이 구사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공개된 트레일러로는 능청스러운 표정과 쓸데없이 말이 많을 것 같은 캐릭터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네간을 상대하며 평정심을 온전히 유지하고 게임을 즐기긴 쉽지 않을 것. 부디 당부하고 싶은 건 네간을 상대로 만나더라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애꿎은 조이스틱키보드에 화를 푸는 일이 없길 바란다.

Tekken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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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의 성지, 그린게임랜드 폐업

전 세계 철권(Tekken) 유저들에게 ‘성지’로 통했던 대림동 그린게임랜드가 지난 10월 9일 폐업 소식을 전했다.임대료 상승 및 매출 저조가 빚은 경영난과 주인 내외의 고령이 원인으로 꼽혔다. 그저 오래된 동네 오락실의 폐업 소식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린게임랜드가 국내 아케이드 게임 문화에 가지는 상징성은 동네 오락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1997년 개업 이후, 그린게임랜드는 21년간 철권 전문 매장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다. ‘성지’라고 칭해진 것은 ‘무릎’ 배재민 선수와 ‘샤넬’ 강성호 선수를 비롯한 최정상급 철권 선수 및 게임 인력을 배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저들의 기량과 편의를 우선한 업장의 운영 방침 때문. 유저들을 위한 냉커피 서비스뿐만 아니라 쾌적한 게임을 위한 기기 개조, 대형 이벤트 개최 등 그린게임랜드가 국내 철권 문화에 기여한 바는 지대하다. 여건이 어려운 선수들의 해외대회 원정을 사비로 지원한 사연과 오랜 연구 끝에 ‘그린 레버’로 알려진 새로운 철권 전용 레버를 손수 개발한 이야기는 그린게임랜드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수많은 일화 중 일부에 불과하다. 장인 정신에 비견할만한 사장님의 서비스 정신과 그에 상응하는 유저들의 열정은 그린게임랜드를 해외 고수들도 원정 오는 ‘성지’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변해가는 세월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피시방과 코인노래방의 약진, 철권의 콘솔 및 PC 발매, 아케이드 업데이트 지연 등의 악재가 겹치며 그린게임랜드는 대형 프렌차이즈와 VR / 체감형 기기 위주로 개편되어가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폐업의 수순을 밟았다. 안타까운 것은 ‘바다 이야기’ 사태 이후 까다로워진 규제와 아케이드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모하는 현 게임 시장은 이미 수많은 ‘성지’를 문 닫게 했고, 남아있는 곳들에 여전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 그린게임랜드처럼 특정 게임에 의존하는 오락실이 생존하기 더욱 힘든 것은 당연하다.

머리 아픈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한 문화를 순수하게 사랑했던 이들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안타깝기 마련이다. 철거 작업 중에 선수들이 감사를 표하고자 매장에 전시해놓은 대회 트로피들을 무단 처분한 주인의 행동 또한 빈축을 사며 마지막 가는 길을 더욱 씁쓸하게 했다. 젊은 땀 냄새와 철없는 열정, 그리고 무림의 기운으로 가득 찼던 성지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린게임랜드 폐업 관련 ‘무릎’ 배재민 선수 트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