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Gordon Parks가 담은 50년대 미국 남부의 모습, ‘Views of a segregated South’

라이프 매거진(LIFE Magazine)의 첫 번째 흑인 사진작가였던 고든 파크스(Gordon Parks) 1956년 시리즈 작업을 소개한다. 대부분이 흑백이었던 50년대 당시의 사진 가운데서, 파크스의 컬러 사진은 고요하지만 강렬한 울림으로 당시 분리 정책의 현실을 대중에게 알렸다. 56년, 그는 라이프 매거진을 위해 남부의 앨러배마(Alabama)주로 촬영을 떠났고, 이때의 사진 중 26점이 같은 해 라이프에서 ‘The Restraints : Open and Hidden’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1955~56년은 미국의 인종 운동 역사에서 몹시 중요한 해였다. 로자 파크스(Rosa Parks)가 백인과 유색인종의 좌석을 구분한 버스 승차를 거부한 것이 1955년 앨러배마에서의 일이었다.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주도의 인권 운동이 1년 넘게 이어졌고 56년 겨울, 인종 분리 정책이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떨어졌다. 고든 파크스의 사진은 정확하게 그 시기 앨러배마의 모습을 담고 있다.

희망이 싹트기 직전의 앨러배마는 가장 어두웠고, 고든 파크스의 컬러 사진은 마치 요즘의 패러디 작업인 것처럼 이질감이 들 만큼 노골적이고 생생하다. 고든 파크스의 사망 이후 2012, ‘Segregation Series’라고 적힌 박스에서 당시에 촬영한 200장이 넘는 나머지 사진들이 발견되었다. 그의 사진은 상세 설명과 함께 2015 CBS 뉴스에서 소개한 적 있으니, 전문을 한 번 확인해보자.

CBS News 전문 확인하기

백인 전용, 그리고 유색 인종 전용 개수대

문맹인 부부에게 우편물을 읽어주는 배달부

온통 백인 아이들을 닮은 마네킹에 그들만 사 입을 수 있는 비싼 옷이 입혀져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흑인 소녀 Ondria와 그녀의 할머니

대공황 시기 미국 정부가 수집한 170,000장의 사진들

 

포토그래머(Photogrammar)라는 웹 서비스를 알고 있는가? 작년, 예일(Yale) 대학은 1935년부터 1945년까지 미국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사진 약 170,000장을 지역별로 손쉽게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도록 포토그래머(Photogrammar)라는 웹 기반 프로그램을 고안해냈다. 이렇게나 많은 사진이 어찌해서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몰렸는지, 그리고 이 많은 사진을 미국 정부가 왜 보관했는지에 대한 대답은 당시의 미국 역사를 짚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929년, 미국 뉴욕 월가의 주가 대폭락이 발단이 된 대공황은 전 세계로 번져나가 약 10년간 이어졌는데, 이 시기에 미국 정부는 자국의 포토그래퍼들을 활용하여 이주민, 노동자들의 삶을 낱낱이 기록하는 대규모 다큐멘터리 사진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사진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은 정부는 국민을 계몽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진작가들에게 특정한 시각을 교육했고, 어두운 현실에 처한 농촌을 밀착해서 기록한 이 프로그램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 미국 FSA(농업 안정국) 소속 경제학자 로이 스트라이커의 지휘 아래 정부가 주도한 이 사진 프로젝트는 초기의 목적과는 다르게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평가받지만, 어쨌든 이 거대한 작업을 통해서 미국은 가장 암울했던 시절을 고스란히 기록해둘 수 있었다. 도로시어 랭, 워커 에번스, 아더 로스스테인, 러셀 리, 고든 파크스 등 걸출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이 이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위대한 사진들을 남겼다.

우선 포토그래머에 접속해보자. 지역별로 세분된 미국 지도가 나올 것이다. 여기서 원하는 도시를 클릭하면 해당 지역에서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사진이 나열되고, 다시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이미지와 함께 해당 사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검색 창에서 사진작가 이름이나 촬영연도 등 다양한 주제로 찾아볼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하다. 이렇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국의 스케일에도 놀라지만, 추후 이 거대한 아카이브를 차곡차곡 분류한 후손들의 작업에도 손뼉 칠만하다. 이 작업들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다시 한국의 사정에 관심이 간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워진 국가인 만큼 20세기 한국 사진들의 저작권을 우선 해결한 뒤, 이와 같은 작업을 진행한다면 그것 역시 한국 사진사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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