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ler, the Creator, 다섯 번째 정규 앨범 [IGOR] 발매하다

현지시각 5월 17일, 실로 많은 사람이 기대하던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IGOR]가 발매되었다. 앨범 제목은 “EEE-GORE”라고 발음한다고 타일러가 밝혔고, 전작이나 그 어떤 앨범도 예상치 말고,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밝혔다.

본 작에서 유독 드러나는 특이점은 자신의 목소리 톤을 앨범 [CHERRY BOMB]처럼 변조했다는 점이다. 타일러 특유의 호불호 강한 신스 사운드는 전작 [FLOWER BOY]를 닮은 면모도 있다.  자신이 롤 모델로 언급했던 N.E.R.D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를 기반으로, 사랑에 대한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앨범의 곡 구성은 벌스보다는 코러스가 중심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랩의 비중이 작아 전통적인 힙합이라는 카테고리로 규정짓기는 매우 모호하다. 피처링 참여 아티스트는 대부분 코러스에 기용되어, 타일러 본인의 감정 표현에 집중한 인상이다. 피처링이 공식적으로 표기되지 않았으나, 그 덕분에 칸예 웨스트나 퍼렐 윌리엄스, 프랭크 오션 등을 비롯한 아티스트의 등장은 뜬금없으나 반갑다.

배경에 깔리는 코러스와 보이스 샘플이 많아 역시 집중해서 들었을 때 재밌는 곡들이 많다. ‘블러드 오렌지’, 데브 헤인스(Dev Hynes)가 반복적으로 코러스를 불러주는 “EARFQUAKE”,  신스 베이스 사운드 위에 얇게 변조된 타일러의 목소리와 프랭크 오션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RUNNING OUT OF TIME”, 동성 애인을 향한 복잡한 감정을 소울풀한 분위기로 담아낸 “A BOY IS A GUN”, 칸예 웨스트가 참여해 인상을 남긴 “PUPPET”, 인더스트리얼 록과 훵크를 오가는 비트의 변화 속 타이트한 랩을 보여주는 “WHAT’S GOOD”, 마치 잭슨 파이브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빈티지 R&B 트랙 “GONE, GONE / THANK YOU”, 퍼렐 윌리엄스의 피처링이 돋보이는 “ARE WE STILL FRIENDS?”까지.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를 결국 앨범으로 살려낸 타일러의 야심작을 집중해서 들어 보자.

Tyler, the Creator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웨스트코스트 힙합, R&B의 적통, Anderson .Paak 신보 [Ventura] 발매

미국의 R&B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 현지시각 4월 12일 신보 [Ventura]를 발매했다. 전작 [Oxnard]와 동시에 작업에 들어간 앨범인 만큼 5달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발매됐다. 이번 앨범은 애프터매스와 계약 이전에 발매한 [Venice]와 2016년 메타크리틱에서 8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Malibu],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듀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전작 [Oxnard]로 이어지는 ‘Beach’ 시리즈의  최근작이다.

전작과 비교하자면 이번 앨범은 확실히 대비되는 지점들이 있다. 전반적으로 랩 대신 보컬의 비중이 높아졌고, 훵크와 재즈, 힙합이라는 장르의 색이 진했던 것과는 달리 알앤비에 더욱 집중한 모양새. [Oxnard]가 래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Ventura]는 자신의 랩에서 받은 피드백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훨씬 더 능한 R&B를 보여줌으로써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주목할 만한 트랙으로는 상기한 안드레 3000(Andre 3000)의 랩이 인상적인 “Come Home”, 알앤비와 훵크 비트의 전환이 인상적인 “Reachin’ 2 Much”, 역시 훵키한 인스트루멘탈 위에 준수한 랩을 보여준 “Winners Circle”,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와의 협업으로 아주 행복한 바이브를 풍기는 “Twillight”, 네잇 독의 목소리에 맞춰 구상한 곡으로, 웨스트코스트 힙합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What Can We Do”가 있다. ‘밀양 박씨 최고 아웃풋’ 앤더슨 팩이 다시금 집중한 보컬의 감미로움을 확인해보자.

Anderson. paak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래퍼 mojomossomen, 싱글 “MIDDLEMAN” 공개 / 미니 인터뷰

아티스트 콜렉티브 빅시티요가클래스(BIG CITY YOGA CLASS) 소속 뮤지션 모조모스오멘(mojomossomen)이 지난 1월 15일, 새 싱글 “MIDDLEMAN”으로 돌아왔다. 몇 곡의 히트 싱글만 남긴 채 빛을 잃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뮤직 신(Scene)에서 모조모스오멘의 이름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몇 안 되는 이름 중 하나일 터.

상징적인 가사에 날 것의 에너지를 담아 뿜어내는 그의 랩은 당연히 가장 큰 무기지만, 신에서 가장 돕한 뮤직비디오들을 만들어냈던 잔퀴(Jan’Qui)와 프로듀서 오프에어(Offair) 그리고 영상과 사진을 담당하는 724와 양준형까지 그의 곁에는 항상 명민한 감각을 가진 이들이 함께했다. 이들의 중심점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을까. 조금은 난해한 뮤직비디오와 가사는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세상을 향해 한없이 목소리를 키우는 부류가 아니다. 작년 데뷔 싱글 “XAAMONG”의 공개 이후 묵묵히 자신의 예술을 빚어온 모조모스오멘과 “MIDDLEMAN”에 관해 짧은 대화를 나눠보았다. 첨부된 사진들은 모조모스오멘이 보내온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의 기록이다.

Mojomossome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Mojomossomen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Mini Interview

곡 제목을 “MIDDLEMAN”으로 정했다. ‘Middleman’이라는 단어는 뮤직비디오에서 연출한 것처럼 ‘마약 중개상’을 뜻하기도 하는데, 그 뜻 그대로를 곡에 담으려고 한 건가?  

미들맨(MIDDLEMAN)이란 말은 마약 중개상을 뜻하기도 하지만 먼저 내 유년 시절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나는 11살 때 가족과 떨어져 홀로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는데, 나중에서야 유학을 주선해주었던 사람과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모님은 내가 고급주택에서 골프도 배우고 그럴듯한 교육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달받았지만, 사실 나는 동양인이 전혀 없는 후드(Hood)에 방치됐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범죄 가까이에서 자라게 됐는데, 그때 여기서 내 위치에 관해 고민했던 것 같다. 하얀 사람들과 검은 사람들 사이에 노란 내 피부색처럼 수많은 인위적인 기준과 파티션. 그 가운데에 있는 내가 말 그대로 ‘미들맨’이었다.

개인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중간’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여담으로 유년 시절 니카라과(Nicaragua)라는 나라에서 히스패닉 OG 한 분을 만난 적 있는데, 그분이 내게 십자가 목걸이를 주면서 ‘잉양옝(yin yang yeng)’을 지키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살면서 그거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고. 발음이 워낙 특이하다 보니 그 단어가 머리에 박혀서 크고 나서도 잊지 않았는데, 나중에 궁금해서 알아보니까 동양 사상의 ‘음과 양(Yin&Yang)’을 얘기한 것 같더라. 마지막 ‘옝’이 뭘 뜻하는지는 도저히 알아낼 수 없지만.

남미 출신 갱스터가 내게 십자가를 주면서 선의의 조언으로 동양 사상을 들먹였다는 것 자체로도 흥미로운 사건이지만, 그 단어는 아직도 내 삶의 가이드다. 결국 우리는 모두 죽을 때까지 음과 양 사이의 중도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존재 아닌가.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시기에 함께 재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미들(Middle)’이나 ‘밸런스(Balance)’라는 별명을 즐겨 쓰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중심을 잃었기 때문에 균형에 집착하는 그들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중간’, 즉 중도란 무엇인가에 관해 고민했다. 어쩌면 그 밸런스야말로 나에게는 신이고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유일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yeng’.

 

설명해준 의미와 싱글 커버가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사각형 프레임의 중간을 반으로 가른 듯한 커버는 ‘중간’을 의미하는 것인가?  

커버 아트워크는 같은 팀의 양준형이 함께 일본에 있을 때 촬영한 것이다. 야외에서 박스를 덮고 잠들어 있는 노숙자의 사진인데, 자신의 몸 크기에 딱 맞게 박스로 덮은 모습이 탈피하는 번데기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또한 사회적 기준으로는 중간의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만의 중도를 가지고 사는 ‘미들맨’이지 않을까. 내가 찾은 중도의 삶이 남에게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

 

곡의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심오하다. 주제와 내용을 부분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을까?  

곡의 가사는 내 개인적인 경험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자면 가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플루트’는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시절, 내 옆자리의 여자애가 오케스트라 수업마다 자신의 플루트 안에 약을 담아 코로 먹던 묘한 모습을 가사로 풀어본 것이다. 가사의 초반부에는 내가 처음 중심이 흔들릴만한 환경에 놓였을 때 중심을 잃고 부정적인 것에 빠졌던 모습을 묘사했고 그다음 절에는 최악의 것에 빠져 그 이외의 것을 무시한 채 살아가던 시절을 표현했는데,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시절의 나는 내가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악영향을 끼치며 살았다. 그런 과거를 돌아보며 나도 사람답게, 나만의 밸런스를 찾아가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뮤직비디오는 조금 더 형이상학적인 부분이 많다. 내가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얘길 한 사람 중에 철학자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와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있는데, 그들은 신이 없다고 했지만 결국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철저히 병들고 망가졌던 과거의 나를 묘사하기 위해 휠체어를 탄 모습과 스티븐 호킹의 인터뷰를 영상의 첫 장면에 넣었다. 뮤직비디오의 중반부는 내가 어떻게 망가지게 됐는지 설명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자만심과 업보가 쌓여 무너진 사람에게 구원이란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구토하며 쓰러진 개새끼를 간병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살리지만, 결국 그 개새끼가 반응하는 유일한 위로는 사람의 온기가 아닌 새로운 약뿐인 거다. 자위하다가 약을 보고 나서야 사정하는 부분이 이에 관한 묘사라고 할 수 있지. 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은 이 좆같은 굴레에서 졸업한 나를 표현했다. 한국의 망나니 같은 졸업식 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영상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하얀 가루의 이미지는 이 장면에서 ‘졸업빵’의 밀가루로 표현되었고, 나 자신은 철없는 학생으로 그려지면서 비디오는 끝난다. 양아치 같은 얘기지만, 병신 같은 과거와 그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굴레에서 나만 먼저 졸업하겠다, 일단 난 빠질게, 잘들 있어. 대충 이런 걸 담고 싶었다.

 

필름메이커 잔퀴(Jan’Qui)의 참여가 빠졌지만, 이전에 발표했던 싱글 “XAAMONG”과 마찬가지로 상징적인 가사와 한 편의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는 철저하고 총체적인 디렉팅이 돋보인다. 어쩌면 장난스러울 정도로 즉흥적이고 가벼운 요소에 집착하는 최근 힙합 트렌드와는 궤를 달리 하는 것 같은데. 이와 같은 디렉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나와 빅시티요가클래스 아티스트들은 항상 작업의 소재를 일상에서 찾는다. 외부의 멋있는 것을 쫓기 보다는 지금 당장 자신의 세계에 있는 것을 잘 묘사하는 사람들이라, 항상 우리 중심에서 나온 영감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영감의 출처가 외부가 아닌 내 경험과 느낌에 있기에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건 어렵지 않은데, 우선 내 앞에 놓인 세상의 파편들을 출처로 즉석에서 콘티를 짜는 편이다. 실제로 “XAAMONG” 비디오의 경우에도 콘티를 짜기 위해 잔퀴와 만났을 때 앉은 자리에서 몇 분 만에 콘티가 나왔고. 콘티가 나오면 빅시티요가클래스 아티스트들이나 촬영감독 등 여러 사람과 함께 그것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빌드업한다.

 

이번 싱글은 작년부터 발매하려고 했는데, 수많은 이유로 늦어졌다고 들었다. 뮤직비디오의 편집을 수차례 했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선가?  

생각이 많았다. 회사의 서포트가 없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이다 보니 여건이 참 아쉽더라. 사실 곡은 재작년에 나왔고 뮤비는 작년 4월에 완성됐는데, 지금에서야 공개됐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도 정말 답답하긴 하다. 추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서포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미들맨” 뮤직비디오를 위해 큰 싸움을 해준 신태민(SHIN)과 724에게 고맙다. 능력 많고 감각적인 사람들 덕에 비디오가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공개한 대부분의 곡을 프로듀서 오프에어(Offair)의 비트 위에 작업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오프에어 프로덕션의 매력은?  

사실 나는 힙합이라는 장르에 목매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 당장 내가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야마’가 그쪽에 가깝지만, 장르 자체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오프에어의 비트가 지닌 감성은 다른 힙합 프로듀서들과 확연히 다르다. 비트에 드라마가 있다고 해야 하나. 오프에어의 음악은 소위 말하는 ‘뚜까 패는 트랩(Trap)’에 속해 있는 곡이라도 들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감정선이 정말 많은데, 그런 드라마틱한 부분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과 가장 가깝다.

 

국내에는 키스 에이프(Keith Ape)의 “잊지마(IT G MA)” 참여로 잘 알려진 일본 래퍼 루타(LOOTA)가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일본 아티스트들과 교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었나?  

처음에 루타가 “XAAMONG”을 보고 내게 연락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었고, 힙합을 넘어 멋진 방향성을 가지고 순수한 예술을 하고 싶은 아티스트라는 확신이 들어 작업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이젠 그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그와는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함께할 예정이다.

 

해외 힙합 팟캐스트 노점퍼(No Jumper)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것을 보며 국내 힙합 신보다는 해외 힙합 신의 반응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힙합 신에 아쉬움이 있다면?  

난 특정한 대상을 노리고 뭘 만들진 않는다. 노점퍼에겐 고맙지만, 해외 채널에 목을 매거나 특별히 노력한 적도 없다. 단지 지금까지 내게 관심을 보였고 내가 관심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외국에 있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다. 사실 힙합이라는 장르에 특별한 충성심이 없다 보니 티비에 나오는 힙합 프로그램이나 전문 매체, 혹은 힙합 신 내부의 일을 거의 모르는 편이다. 난 그저 뭘 만들든 간에 내 방식대로 만드는 사람이다. 빅시티요가클래스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향후 계획을 알려줄 수 있을까?  

좋은 곡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빅시티요가클래스의 경우는 멤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계속 작업하고 있으니, 준비되었을 때 도쿄나 서울의 전시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더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그냥 앞으로도 내 중심을 살피며 살아갈 생각이다. 낭만을 가지고 일하다가 죽는 것도 괜찮다.

진행 / 글 │ 이철빈, 김용식
사진 │ 양준형, Avaristo Seo

500장 이상의 빈티지 랩 티셔츠가 한 권에, ‘RAP TEES’

디제이 로스원(DJ Ross One)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힙합 컬렉터’ 중 한 명이다. 힙합 뮤지션의 음반을 비롯해 사인 등 다양한 컬렉션이 있지만, 그의 주력 수집품은 공연 및 프로모션, 혹은 부틀렉으로 제작된 랩 티셔츠로 무려 500장 이상의 티셔츠가 그의 옷장에 고이 개켜져 있다. 지금은 구경할 수조차 없는 희귀한 랩 티셔츠부터 출처가 불분명한 부틀렉까지, 디제이 로스원은 자기만족을 넘어 더욱 많은 이가 랩 티셔츠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지금껏 모아온 티셔츠를 바탕으로 ‘RAP TEES’라는 아카이브 북을 출시했다.

 

 

올 컬러로 이루어진 책 속에는 1980년부터 2008년의 힙합 뮤지션을 중심으로 슈가 힐 갱(Sugar Hill Gang), 런 디엠씨(RUN DMC),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우탱 클랜(Wu Tnag Clan), 나스(Nas), 투팍(Tupac) 등의 희귀한 랩 티셔츠가 가득하며, 해당 래퍼의 사인이 새겨진 티셔츠까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본 서적은 단순히 랩 티셔츠의 사진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시대에 따른 힙합의 변천사와 랩 티셔츠를 멋지게 입는 스타일링 법도 수록하고 있다.

현재 ‘RAP TEES’의 공식 웹사이트 내 책은 품절 상태지만, 아마존(Amazon)에서는 아직 절찬리 판매 중, 이외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그간 로스원이 모아온 진짜배기 랩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섣불리 접근할 수 없는 가격의 랩 티셔츠가 즐비하지만, 이마저도 품절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와 함께 오는 2월 3일부터 소프넷(SOPHNET.), 유니폼 익스페리먼트(Uniform Experiment)의 디렉터 키요나가 히로후미(Hirofumi Kiyonaga)가 운영하는 후쿠오카의 프로젝트 갤러리 ‘KIYONAGA&CO.’에서 ‘RAP TEES’의 팝업 이벤트가 열린다. 책에서 소개한 귀중한 랩 티셔츠 컬렉션과 더불어 이벤트를 위해 별도 제작한 티셔츠 또한 선보인다고 하니 기간 내 후쿠오카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 랩 티셔츠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RAP TEES 공식 웹사이트

Tyler, The Creator가 TV와 인종차별에 관해 입을 열다

숱한 영화에서 연기력을 뽐낸 명배우 조나 힐(Jonah Hill)은 실제 힙합이나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조예가 깊다고 알려졌다. 그런 그가 감독을 맡은 영화 “Mid90s”에는 미국 서해안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스케이트보드 크루 ‘Illegal Civilization’이 등장한다. 그들은 종종 자신들의 스케이트 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하는데, 최근 “Mid90s” 촬영 현장을 담은 짤막한 클립을 자신들의 ‘Illegal Civ’ 채널에 올렸다.

 

3분 25초에 달하는 이 클립에는 조나 힐이 자주 출연하는 것은 물론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까지 등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TV, 인종차별에 관한 타일러의 주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먼저 텔레비전을 두고 “TV를 보면 거기에는 누군가에게 물어뜯길 빌어먹을 개가 있다. TV를 볼 때마다 빌어먹을 개가 있는 거지”. “오늘은 5살짜리 애를 물더라! 네가 빌어먹을 개를 볼 때 니가 알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그 빌어먹을 개는 사람을 문다는 것”이라며 언제나 누군가를 물어뜯는 TV를 은근히 비난했다. 또한 인종차별에 관해서는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모두 원래부터 인종차별주의자인 건가 아니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건가? 그냥 던져본 생각이다”라고 인종차별을 방관하는 이들을 비판했다.

또한, 조나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Illegal Civilization’과 “Mid90s” 협업 티셔츠를 24시간 한정판매할 것을 공지하며 90년대 힙합, 스케이트 문화에 공물을 바쳤다. 영화에 걸맞게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Illegal Civ 공식 유튜브 계정
FNMNL 원문 기사 보러가기

유투브 화면을 유니크하게 활용한 뮤직비디오, Armani White의 “Onederful”

서부 필라델피아 출신 래퍼 아르마니 화이트(Armani White)가 최근 자신의 뮤직비디오 “Onederful”을 공개했다.

아르마니는 어렸을 때 에미넴의 음악을 들으며, 랩을 통해서 어떤 말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 랩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 사운드클라우드에 밝고 경쾌한 “Secret Handshake”을 업로드한 뒤로 알음알음 알려졌고, 2017년에는 “NYC Window”를 애플 뮤직 비트 원 쇼(Beats 1 show)를 통해 업로드하고, 그 후 유명 프로듀서 상고(Sango)와 만든 싱글인 “Casablanco (Feat. Sango)”가 유튜브 채널 랩 네이션(Rap Nation)에 소개되며 점차 미국의 인디 관련 웹진의 조명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상기한 트랙, “Onederful”의 곡과 비주얼을 동시에 발표했다.

“Onederful”은 경쾌한 토크박스와 브라스 샘플을 기반으로 한 경쾌하고 소울풀한 트랩 곡으로, 그 특유의 빽빽하고 날렵한 플로우로 반복적인 라임을 선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곡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이 뮤직비디오다. 마치 최근 컴퓨터 화면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으로 주목받은 영화 “서치(Search)”를 연상케 하는데, 자신이 공연하는 유튜브 화면과 가사가 입력되는 메모장 화면 그리고 핸드폰 촬영 영상이 글리치를 일으키며 전환되는 정돈되지 않으면서도 생경한 뮤직비디오다. 유튜브 영상이 보이다가도 그 아래 제목이 사라지고 가사가 저절로 써지기도 하고, 컴퓨터 화면이 인스타 영상으로 전환되고 이윽고 몇 개의 메모장 창이 동시에 출연해 가사를 입력하기도 한다. 해당 비디오는 자레드 마스턴(Jared Marston)이라는 뮤직비디오 감독이 만들었다. 유니크한 그의 영상과 랩의 조화를 해당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자.

Armani White 공식 유튜브 계정
Jared Marston 공식 유튜브 계정

 

Uzuhan의 다채로운 매력, “Uzuhan”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 간 부모님, 부모님은 세탁소 일을 하며 메릴랜드주에 정착했고 아이는 한인타운 밖 아시아인이 ‘소수인종’으로 불리는 곳에서 자라났다. 친구들과 약간은 다른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던 아이는 중학교 무렵, 힙합을 만났고 결국 우수한(Uzuhan)이 되었다.

힙합 그룹 AMP에서 ‘J. Han’ 혹은 ‘James H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그가 “Uzuhan”이 수록된 [UZUHAN:Flight] 미니앨범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미국과 동양 문화 어느 중간쯤 걸친 뮤지션들이 점차 강세를 보이는 요즘, 특별한 지원군 없이 어슬렁거리는 우수한의 독특한 스타일을 감상해보자.

UZUHAN 공식 웹사이트

Wax Poetics, Grand Puba의 [Reel to Reel] 25주년 믹스테잎 공개

뉴욕 뉴로쉘(New Rochelle)의 전설적인 힙합 그룹 브랜드 뉴비언(Brand Nubian)의 창립 멤버이자 굵직한 솔로 활동을 선보여온 그랜드 푸바(Grand Puba)의 1992년 데뷔작 [Reel to Reel]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그랜드 푸바, 사닷 엑스(Sadat X), 로드 자마(Lord Jamar) 라인업의 래퍼 셋과 두 명의 디제이가 뜻을 모아 결성한 브랜드 뉴비언은 1990년 첫 앨범 [One For All]을 발매하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앨범의 상업적 실패와 예기치 못한 멤버 간 불화로 푸바는 팀을 떠나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정확하게 2년 뒤인 1992년 10월, 그는 키드 카프리(Kid Capri)의 정교한 프로듀싱에 자신의 랩을 얹은 [Reel to Reel]을 발매하는데, “360 Degrees (What Goes Around)”, “Check it Out (Feat. Mary J. Blige)”, “Ya Know How it Goes” 등의 명곡을 남기며 또 하나의 본보기를 제시한다.

앨범의 25주년을 맞아 후 샘플드(WhoSampled)의 디제이 크리스 리드(Chris Read)는 왁스 포에틱스(Wax Poetics)와 연합해 새 믹스테잎을 며칠 전 공개했다. 캐치한 재즈 루프(loop)와 촘촘한 훵크 브레이크로 구성된 인스트루멘탈에 푸바가 얹은 ‘날 것의 랩’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또한, 곳곳에서 들려오는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글레이디즈 나잇(Gladys Knight) 등 소울 아티스트의 감미로운 보컬은 덤이다. 6분쯤 잔잔하게 들려오는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Jazz (We’ve Got)”는 그랜드 푸바의 “Back It Up”에서 샘플링되었다는 흥미로운 정보 또한 담고 있으니, 샘플링의 보고 [Reel to Reel]의 믹스테잎을 하단을 통해 확인해보자.

Wax Poetics 공식 웹사이트

Cellus Hamilton, “Fire & Wood” 뮤직비디오 공개

애틀랜타(Atlanta)기반의 힙합 트리오 ‘Bin ChiValry’의 한 축, 셀러스 해밀턴(Cellus Hamilton)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앨범 [We Are & We Shall] 수록곡 “Fire & Wood”의 뮤직비디오를 최근 공개했다. 

보통 뮤직비디오는 앨범 프로모션을 위해 미리 제작되어 비디오 끝에 앨범을 홍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발매일보다 5개월이나 늦은 이 비디오는 하나의 기록물이라는 듯이 ‘4월 14일, 셀러스 해밀턴이 올해의 앨범을 공개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프로듀서 로자르트(Rozart)의 익숙치 않은 사운드, 비디오 속 바로크풍 오페라 의상과 함께 보여주는 연극적 독백과 랩의 조화는 어딘가 이질적이지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Albumoftheyear’이란 해시태그는 마치 칸예 웨스트의 ‘Swish’와 [The Life Of Pablo]처럼 원래 예정된 앨범명이 [Album Of The Year]였지만 제작 과정에서 [We Are & We Shall]로 바뀐 경우. 과연 [We Are & We Shall]이 진짜 ‘Album Of The Year’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의 잔잔한 신선함과 깊이 있는 가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충분할 것이다.

Bin ChiValry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Cellus Hamilton 공식 유튜브 계정

힙합 레전드 Eric B.와 Rakim이 25년 만에 재결합하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7월 7일 금요일, 전설의 힙합 듀오 에릭 비(Eric B.)와 라킴(Rakim)이 뉴욕 할렘 아폴로 씨어터(Apollo Theatre)에서 25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1987년 7월 7일 발매된 데뷔앨범 [Paid in Full]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힙합 골든에라(‘The Good Ol’days’)를 그리워하는 많은 힙합 팬에게 가뭄 속 단비 같았을 것. 이번 공연에서 라킴은 직접 마이크를 집어 들고, “I Ain’t No Joke”, “My Melody”, “I Know You Got Soul”, “Eric B. Is President”, “Paid in Full” 등의 클래식을 공연했다.

비록 둘의 갈등으로 1993년 이후 한 번도 스테이지에 서지 않았지만, 작년 10월경,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언급한 ‘We are back’은 둘의 재결합을 암시했고, 비로소 재현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올드스쿨 힙합의 태동부터 그 확장에 틀림없이 큰 몫을 한 에릭 비와 라킴은 [Paid in Full] (1987), [Follow the Leader] (1988), [Let the Rhythm Hit ‘Em] (1990), 그리고 [Don’t Sweat the Technique] (1992) 총 4개의 앨범을 발매했다. 주마등처럼 스쳐 간 30년, 백전노장 에릭 비와 라킴을 하단의 영상에서 직접 만나보자. ‘It’s been a long time’.

어느새 다가온 Zauntee의 믹스테잎 [All.things]

요즘 알록달록한 래퍼 대부분이 트렌드라는 명분 아래 하나같이 유치한 말장난 같은 이름으로 의미 없는 가사를 중얼거리는 가운데, 메시지와 음악성은 물론, 챈스 더 랩퍼(Chance The Rapper) 혹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같이 신앙으로 굳게 중심 잡힌 아티스트 ‘Zauntee’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포스트 말론과 영 떡을 섞어 놓은 듯한, 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으로 주목받으며 떠오르는 신예 ‘Zauntee’는 싱글 “Got thaught me”를 시작으로 뮤직비디오, 실시간 스트리밍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얼마 전, 그의 차기 믹스테잎 타이틀과 트랙리스트, 앨범커버를 공개했다.

이번 믹스테잎 [All.things]는 선공개한 “My Time Now”를 포함, 총 8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앨범커버는 포토그래퍼/디자이너 제임스 모터(Jame Motter)가 디자인했다.

사운드클라우드에서도 이제는 찾을 수 없는 그의 첫 믹스테잎 [CALLED.] 이후 발표한 싱글과 뮤직비디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뒤로는 새롭게 발표하는 믹스테잎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싱글 2곡과 스트리밍으로 보여준 프리스타일로 우리의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은 그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직접 확인해보자.

Zaunte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Zauntee 공식 웹사이트

Ahmad Jamal Trio가 남긴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DJ Chris Read의 믹스셋

월요일을 조용히 열어줄 믹스셋 하나. 숱한 힙합 프로듀서의 손을 거친 재즈 앨범 중에서도 90년대 힙합 클래식의 자양분을 제공한 앨범이라면 아마드 자말 트리오(Ahmad Jamal Trio)의 1970년 작 [The Awakening]을 빼놓을 수 없다. 제루 더 다마자(Jeru the Damaja), 나스(Nas) 등 걸출한 엠씨의 손꼽히는 트랙에서 흐르는 인상적인 피아노 프레이즈는 바로 그들의 것. 처음 듣더라도 그리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을 이 [The Awakening] 앨범에 경의를 표하는 믹스셋이 최근 왁스 포에틱스(Wax Poetics)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DJ 크리스 리드(Chris Read)가 재조립한 30분짜리 믹스는 아마드 자말 트리오와 그에게 영향받은 곡들을 배치해 뿌리부터 뻗어난 잔가지까지 자연스레 흘려보낸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했던 건 당시 힙합 세대의 주역, DJ 프리미어(DJ Premier) 같은 프로듀서의 예리한 감식안 덕분. 여러 뮤지션들의 손을 거쳐 오랜 역사에 살아 숨 쉴 아마드 자말의 유산을 감상해보자.

Wax Poetics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