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핼리팩스(Halifax)에 기반을 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Creative Agency) 분더(Wunder). 젊은 감각을 자랑하는 이들이 연말 시즌을 맞아 진행한 캠페인이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분더가 올해 진행한 캠페인의 이름은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로, 이들은 그 이름만큼이나 새하얀 눈을 버스, 정거장, 신문, 소셜 미디어 위에 잔뜩 쌓이게 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분더의 주요 업무는 다양한 광고를 만들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일이다. 이들에게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은 더 많은 상품을 광고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이지만, 분더는 올해 소비자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들의 업무를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스티븐 플린(Stephen Flynn)은 소비자들이 광고에서 벗어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으며, 그의 고민은 다소 신분 배반적인 캠페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이어졌다.
분더는 프로젝트 기간 무려 만 달러(약 1,163만 원)를 들여 버스 정류장, 버스, 라디오, 전광판, 소셜 미디어, 신문 등의 광고 지면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들은 거금을 들여 구입한 지면에 어떠한 광고도 싣지 않았으며, 수많은 지면을 온통 백색으로 가득 채우기만 했다. 전통적인 광고의 역할을 파괴한 이 캠페인은 무차별적인 광고의 습격에서 소비자들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해주었으며, 분더의 배려에 감동한 소비자들은 그들의 뜻깊은 캠페인에 찬사를 보냈다.
모르긴 몰라도 분더의 인간미 넘치는 광고 덕분에 올해 핼리팩스의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1도 정도 상승하지 않았을까. 오는 2020년에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뛰어넘는 따뜻한 캠페인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길 기대하며, 상단에 첨부된 캠페인 영상을 함께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