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밴드 아발란체스(The Avalanches)가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We Will Always Love You]를 발표했다. 20년 전, 3500개 이상의 샘플을 사용한 첫 번째 앨범 [Since I Left You]를 발표했던 그들은 2집 [Wildflower] 발표까지 16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지났다. 따라서 2집 이후 불과 4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할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으리라. 또한 어벤저스 급 피처링 진이 참여한 아발란체스의 새 앨범 안에서 세 가지 즐길 만한 레퍼런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샘플 곡과 피처링의 만남
아발란체스의 멤버 로비 채터(Robbie Chater)는 인터뷰에서 “아주 오래된 음반을 샘플링할 땐, 마치 그 속에 존재하는 영혼을 소환하는 듯합니다. 40년대의 음반을 가지고 샘플링하면 다른 누군가가 그 레코드를 약 50년 동안 소유하고 백만 번 재생했기 때문에 레코드판에는 그동안의 시간이 더해져 있습니다. 그런 레코드가 제 삶에 들어왔고 우리는 그것을 샘플링하여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에너지의 흐름이고, 우리는 단지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그래서 앨범은 이러한 모든 종류의 과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로덕션 소스 일부 이상으로 샘플을 다루는 그들의 방식과 철학은 이번 앨범의 주제와도 연결성이 있다. 아래는 앨범 내 몇 개의 샘플 곡과 피처링 리스트.
“We Will Always Love You” ft. Blood 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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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key Robinson & The Miracle – “I Will Take You Anywhere That You Come“
The Roches – “Hammond Song“
“The Divine Chord” ft. MGMT and Johnny Ma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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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irelles – “It’s Love That Really Counts“
“Interstellar Love” ft. Leon Brid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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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an Parsons Project – “Eye in the Sky“
“Reflecting Light” ft. Sananda Maitreya and Vashti Bun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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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hti Bunyan – “Glow Worms“
“We Go On” ft. Cola Boyy and Mick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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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nters – “Hurting Each Other“
“Until Daylight Comes” ft. Tri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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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Contrast – “Sunshine“
“Wherever You Go” ft. Jamie xx, Neneh Cherry and CLYP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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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érgio Mendes (vocal Carlinhos Brown) – “Magalenha“
Jimmy Osmond – “Wherever You Go, Hugo“
“Gold Sky” ft. Kurt V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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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 “Last Train Home“
[We Will Always Love You] 커버 아트와 보이저호의 골든 디스크
커버 아트는 앤 드루얀(Ann Druyan)의 사진을 비프맵(Beepmap)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펙토그래프 소리로 변환 후, 이를 다시 이미지로 처리한 사진이다 ━스펙토그래프의 예로 게임 “둠(Doom)”의 배경음악에 숫자 6 6 6의 이미지와,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의 “Windowlicker”의 나선형 이미지, “Equation”에는 괴상한 초상화가 대표적이다━ .
1977년 발사된 우주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는 만에 하나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 생명체가 보이저호를 발견할 경우를 대비해 인류 문명에 관한 정보를 담은 골든 디스크가 실려 있다. 레코드 안에는 지구를 대표할 음악 27곡,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지구와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소리 19개, 지구 환경과 인류 문명을 암시하는 사진 118장이 수록되었다.
골든 디스크는 코스모스(COSMOS)의 저자로 유명한 물리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의 아이디어로, 그는 보이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 상대는 나사(NAS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앤 드루얀. 그 둘은 어느 파티에서 만나 우정을 쌓았고,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보이저 프로젝트에 앤 드루얀이 참가하게 된다. 프로젝트 도중 칼 세이건은 그녀에게 키스는커녕 데이트도 한번 안 한 상태에서 결혼해달라는 프러포즈를 했고, 그녀는 그 순간 “유레카!”라는 생각과 함께 결혼을 승낙했다고 한다. 골든 디스크에는 앤 드루얀의 심장 박동과 뇌파 샘플도 실려있는데, 그것을 그녀가 사랑에 빠진 이후에 포착된 순수한 화학적인 사랑의 형태라고 이야기한다.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 그리고 보이저에 실린 골든 레코드에 영감을 받아 앨범 작업을 시작한 아발란체스는 “원래 우리는 앤 드루얀과 함께 칼 세이건과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감정의 소리가 어떻게 포착되어 우주로 보내졌는지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앤 드루얀과의 인터뷰를 녹음한 다음, 대화의 일부를 가져와서 앨범 속 트랙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스튜디오가 예약되었고 우리는 녹음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당일 취소되었습니다. 왜 그런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만 아마도 그녀에게는 너무 개인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영감을 준 사실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의 앨범에 어떠한 정신을 제공했습니다”라고도 말했다.
바바라 페이튼(Barbara Payton)
노이즈 소리로 10초 동안 연주되는 12번 트랙 “Star Song.IMG“를 시각적 형태로 바꾸는 애널라이저에 입력하면 바바라 페이튼의 초상화가 된다. 앨범에 2번 트랙의 제목 또한 그녀에게 바치는 노래다. 그들은 그녀의 스토리가 전체 프로젝트를 수호성인처럼 맴돌고 있다고 말한다. 39세인 비교적 어린 나이에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그녀는, 별이 되려고 했지만 비극적으로 떠나간 스타들을 상징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