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Dune)”이 10월 20일 개봉한다. “듄”은 방대한 우주 대서사시로 1965년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의 소설이 원작이다. 세계관이 상당히 넓은 작품이면서 영화, 음악 그리고 게임까지 많은 서브컬처에 영향을 미쳤다. 핵심 줄거리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작품 “듄”을 감상하기 전에 이 작품을 둘러싼 몇 가지 배경지식을 알아보자.
1. 소설 원작
프랭크 허버트(Frank Patrick Herbert)의 소설 ‘듄(Dune)’은 20세기에 등장한 판타지 작품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는다. “반지의 제왕(The Load of Ring)”, “스타워즈(Star wars)”와 견줘도 손색없을 만큼 세계관이 탄탄하고 2000만 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올렸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 해적판으로 출판되었고, 2001년 6부작으로 정식 출판되었다. 오리지널 시리즈 외에도, 방대한 프리퀄 시리즈 역시 존재한다. 단순히 SF 소설이 아닌 ‘대하 SF소설’로 불리는 이유는 결국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배경이 우주일지라도 인간의 철학과 고뇌 그리고 경쟁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결국 프랭크 허버트는 이 소설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거머쥐며 SF계에 한 획을 그었다.
2. 영화화가 처음이 아니다
1974년 세계적인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Alejandro Jodorowsky)가 영화화를 시도했다. 장장 16시간이라는 러닝타임과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뫼비우스(Mœbius a.k.a Jean Giraud), 오슨 웰스(Orson Welles),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등의 호화 제작진 등 빅픽처를 꿈꿨지만 결국 무산되었다. 한편 그로부터 10년 후인 1984년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의 영화로 “듄”은 스크린에서 생명력을 얻었다. 그러나 방대한 세계관을 단 몇 시간 안에 담는 일 자체가 상당히 고된 작업이었을 터. 해당 영화는 원작 팬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 속 세계를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려 스팅(Sting)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이후 2008년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에서 리메이크하려 했지만, 짧은 제작 기간과 감독을 맡은 피에르 모렐(Pierre Morel)과의 의견 조율 실패로 결국 영화화가 취소되었다.
3. RTS(전략 시뮬레이션)의 원조 “듄2(Dune 2)”
1992년 “커맨드 앤 퀀커(Command & Conquer)”로 널리 알려진 게임 소프트 회사 ‘웨스트우드(Westwood)’ 사가 발매한 게임으로도 “듄”은 또 다른 생명력을 얻었다. 다만 동명의 다른 게임이 먼저 출시되어 부득이 “듄 2″로 발매되었는데, 이 게임이 없었다면 지금의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원을 채취하고, 테크를 올리고, 병력을 뽑아 승리를 거두는 이런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 ‘윈도우(Window)’ 운영 체제 ‘MS-DOS’에서 플로피 디스켓 약 35장의 인스톨 디스켓을 컴퓨터에 설치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돌이켜 보면 설치하는 과정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한 장 한 장 갈아 끼울 때마다 조금씩 기대감이 상승하고, 도스 실행어를 입력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 픽셀로 점철된 우주가 당시에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게임에서는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오르도스 가문이 등장하는데, 아트레이드 가문, 하코넨 가문과 3파전을 펼치게 된다. 만일 데이비드 린치가 “듄”을 영화화하지 않았다면 게임에 등장하는 유닛과 배경이 다소 달랐을지도 모른다.
4. 스파이스
“듄”의 세계관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물질은 ‘스파이스(Spice)’다. 스파이스의 모티브는 18세기 유럽의 ‘향신료’다. 당시에는 향신료 거래가 국력의 차이로 인식되는 시대였기에 프랭크 허버트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도 중요한 자원을 뜻하는 명칭으로 스파이스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듄” 세계관에서의 정식 명칭은 ‘멜란지(Melange)’로 “듄”의 배경이 되는 행성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에서만 나는 특수한 물질이다.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는 시리즈의 캐치프레이즈만큼이나 이 자원의 가치는 상당하다. 그 이유는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인 ‘불멸’을 안겨다 주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노화를 막을 뿐 아니라, 수명을 최대 수백 년 단위로 연장시켜준다. 게다가 예지능력까지 생긴다고 하니 마다할 수 있을까. 그러나 모든 것은 과하면 넘치기 마련, 부작용도 존재한다. 눈동자가 모두 파랗게 변하고 섭취를 중단하면 금단 증세를 보이며 사망하게 된다. 이토록 위험하지만 “듄”의 주인공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폴은 스파이스를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5. 프레멘(Fremen)
아라키스 행성에 사는 사막 민족인데, 앞서 언급했던 스파이스에 항상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눈이 파랗다. 원작 소설 이외에도 영화와 게임에서도 프레멘은 상당히 중요하다. “듄2″의 후속작이었던 “듄2000″에서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으로 플레이할 때 프레멘을 생산할 수 있는데, 프레멘은 정지 상태에서 자동으로 클로킹(Clocking)상태가 된다. 마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다크 탬플러를 연상케 하는데, 이들의 공격력 역시 상당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프레멘이 착용하는 슈트는 사막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또한 “듄” 세계관에서 아트레이데스, 하코넨 가문 보다 가장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 있다.
6. 37년 만에 영화로 돌아오다, “듄(2021)”
크랭크인부터 많은 영화 유력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던 “듄”은 “블레이드 러너 2049(Blade Runner 2049)”를 연출한 드뇌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행보로 보아 80년대에 등장한 SF 영화를 이어받아 새로운 미장센으로 그려내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모양. 무엇보다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역대급 멀티 캐스팅이다. 주인공 폴 아트레이드에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를 필두로 젠데이아(Zendaya), 레베카 퍼거슨(Rebecca Ferguson), 오스카 아이삭(Oscar Isaac), 조슈 브롤린(Josh Brolin), 장첸(張震), 제이슨 모모아 (Jason Momoa),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 그리고 데이브 바티스타 (Dave Batista)까지 헐리우드를 수놓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코로나19(COVID-19)의 여파로 2020년 개봉이 2021년 10월로 연기되었으나, 현재 벌써 호평을 받으며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상태다.
영화는 서기 16,200년 창설된 우주 길드를 기점으로 AG(After Guild)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먼치킨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주는 폴은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나고, 결국 황제의 명령으로 아라키스 행성에 당도하게 되는데… 37년을 뛰어넘은 2021년, 듄의 모래 행성은 과연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그리고 가문의 첨예한 대립과 인물들의 드라마는 어떻게 펼쳐질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
Dun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Warner Bros. Pictures, Universal Pictures, historylink, MO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