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총기 문화를 담아낸 사진 프로젝트 ‘Amerigun’

2018년 이탈리아의 사진작가 가브리엘 갈림베르티(Gabriele Galimberti)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함께 캔자스주에 방문, 보도사진 촬영 후 며칠간의 자유 시간을 가졌다. 고향인 이탈리아와는 다른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지만, 그중 유난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도시 내 즐비한 총기 판매점이었는데, 가브리엘은 실제 가게에 방문해 어떤 이들이 총기를 구매하는지 몇 시간 동안 관찰했다.

가브리엘의 생각과 달리 총기를 구매하는 이들은 회사원이나 농부 등 우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실제 미국은 수정 헌법 2조에 따라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총기 사용이 권리화되어 있으며, 총기 소지에 따른 사회적 인식 또한 나쁘지 않다. 전 세계 총기의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유통, 미국인 100명당 120.5정의 총기를 가지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도 있다.

이러한 법적 규제, 문화적 차이에 흥미를 느낀 가브리엘은 총기 판매점에서 만난 총기 소유자들과 대화를 시도했고, 이는 미국 내 총기 소유자의 집에 방문해 각종 총과 그들의 초상을 기록하는 ‘Amerigun’이라는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그렇게 가브리엘은 뉴욕부터 하와이 호놀룰루를 돌며 총 45명의 총기 소유자와 그들의 총 컬렉션을 촬영,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세계보도사진전 올해의 사진상에 입상했다. 가브리엘은 본인 역시 미국인이 아닌 외부인으로서 총기 소유자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거나 전쟁광, 맹렬한 우익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으나 본인의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은 그야말로 어디에나 있는 우리의 이웃이었다고 말하며, 본인의 프로젝트가 총기소유에 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내는 데 도움이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슬라이드를 넘기기 전 총기 소유자를 상상해보자,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들의 이미지와 실제 사진 속 주인공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보며, 가브리엘 갈림베르티의 ‘Amerigun’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Gabriele Galimberti 개인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Gabriele Galimbe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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