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와 뉴욕의 럭셔리 브랜드 톰 브라운(Thom Browne)이 얼굴을 마주했다. 두 브랜드가 협업 소식을 위해 자리를 가졌다면야 참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만남의 장소가 다름 아닌 맨해튼 남부 지방 법원이었다. 이유인즉슨 지난 2021년 6월 아디다스가 톰 브라운을 상대로 제기한 삼선 로고의 상표권 침해 소송 때문.
아디다스가 이번 소송에서 제기한 문제는 “톰 브라운은 현재 아디다스의 삼선 마크와 혼란스러울 정도의 2,3,4 개의 줄무늬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톰 브라운은 엄청난 대중적 인지도와 영업권을 얻었다. 톰 브라운의 제품은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아디다스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혔다.”라는 주장으로, 최근 럭셔리웨어를 너머 스포츠웨어로의 영역 확장을 노리는 톰 브라운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디다스는 또한 톰 브라운이 최근 몇 년간 계약을 맺은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Lionel Messi)와 NBA 스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Cleveland Cavaliers)가 그들 덕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두 스타 모두 아디다스와 이미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에서다.
아디다스는 두 브랜드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면 톰 브라운으로부터 받게 됐을 금액, 약 11억 2천만 원의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추가로 톰 브라운이 그간 스트라이프 제품으로 벌어들인 수익 89억에 대해서도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맨해튼 남부 지방 법원에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스트라이프 셋업을 입고 등장한 톰 브라운 측은 그들의 의상이 모든 직원이 매일 같이 입는 ‘유니폼’이라는 점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와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 특히 톰 브라운의 양말 한 켤레가 약 15만에 달하는 반면 아디다스의 양말은 세 켤레에 2만 원 정도라는 점을 들어 아이다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실 아디다스가 톰 브라운을 괴롭게 한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지난 2007년 당시까지 삼선 스트라이프를 사용하고 있던 톰 브라운에 소송을 제기하며 결국 선의 개수를 하나 더 늘리도록 했다. 톰 브라운은 그들의 삼선 스트라이프가 대학 운동부 대표팀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디다스는 삼선 스트라이프 로고를 1940년부터 사용해왔다. 그들이 ‘오리지널’인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변주가 어디까지 허용될지, 카피와 크리에이티브 사이의 애매한 줄타기에 패션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