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트빌리시의 테크노 클럽들이 일제히 파티를 멈췄다. 바시아니(Bassiani), 므트카르제(Mtkvarze), 키디(KHIDI), 레프트뱅크(Left Bank), 테스(TES) 등의 클럽 관계자들과 레이버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클럽이 아닌 의회 앞에 모였다. 이유인즉슨, 일명 ‘러시안 법’이라고 불리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법’ 때문.
조지아의 여당인 조지아 드림(Georgian Dream)이 등록한 외국 대리인 법안은 개인, 시민 단체, 언론 매체 등이 외국 자본의 20% 이상을 받는 경우 법무부에 ‘외국 영향을 받는 대리인(agents of foreign influence)’으로 등록 및 보고할 것을 강제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24,000라리(한화 약 1,200만 원)의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심지어 3월 7일에 국회는 최대 5년형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심화된 법안을 채택하여 대규모의 시위를 촉발했다.
이는 친러 성향의 조지아 정부와 반러 성향의 시민 사회가 극렬히 대립하는 상태에서 반대 의견을 억압하기 위한 의도이며,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 때문에 ‘러시안 법’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특히 해외 아티스트 혹은 해외 레이블 등과 함께 공연을 하는 클럽은 해당 법이 통과되면 모든 활동을 낱낱이 감시 당할 수 있다. 이에 수천 명의 시민들은 시위를 벌였고 그중 일부는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며 저항정신을 표현했다. 조지아 테크노 신(Scene)의 유명한 슬로건인 “우리는 함께 춤추며, 함께 싸운다(We dance together, we fight together)”가 다시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에 3월 9일, 여당은 국민에게 법안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법안을 철회하였다. 시위 도중 체포된 참가자들 역시 석방되었다. 바시아니는 베를린의 퀴어 파티 레이블, 말라 훈타(Mala Junta)의 파티를 다시 개최하며 승전고를 울렸다. 하단에서 트빌리시 시민들의 시위 모습을 확인해 보자.
이미지 출처 | Mikhail Yegikov / TASS via Zuma Press, Bassi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