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해학을 한번에 담은 가상의 약국 ‘Jesus Had A Sister Productions’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간 스스로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세상천지에 있다. 본질적인 문제부터 사소한 공상에서 시작된 고민거리까지. 가끔은 헛된 망상임을 알면서도, ‘특정 상황에 이런 능력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따위의 생각에 사로잡힐 때면 답답함에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이런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상비약을 제조, 유통하는 가상의 제약회사 ‘Jesus Had A Sister Productions’.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사르카즘의 냄새를 풍기는 이 제약회사는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아티스트 다나 와이즈(Dana Wyse)의 아트워크 시리즈다.

‘Jesus Had A Sister Productions’는 상황에 따라 단순 캡슐 제형의 알약부터 가루약, 또는 식용이 아닌 치료(?) 장비들을 처방하기도 한다(물론 캡슐 약도 식용이 아닌 관상용 오브제임을 꼭 명심하자). 남성용 성전환 키트, 피는 즉시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게 해주는 조인트, 가짜 흰머리, 전기 사스콰치 트랩, 범용 크기의 잃어버린 퍼즐 조각, 미국의 학생들을 위한 학용품 세트 등. 약을 감싸고 있는 키치한 디자인의 포장지는 1960년대 미국 광고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둔다. 이는 당시 광고들이 은연중에 내비치던 젠더, 인종 또는 계급에 따른 고정관념이 자사 약의 모순적 특성과 닮아 있기 때문에 채택했다고.

철학과 해학으로 똘똘 뭉친 처방 약들은 완벽을 향한, 어찌 보면 헛된 인간의 욕망에 온전한 해결책은 되어 주지 못하지만, 피식 실소를 흘리게 만들며 잠시나마 한숨 돌릴 여유를 건넨다. 정리해 보자면, ‘깔깔 유우머’를 함유한 플라시보 진정제인 셈.

‘Jesus Had A Sister Productions’ 사의 괴상하지만 심오한 처방약들은 실제로 다나 와이즈의 개인 웹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여러 말 못 할 고충으로 삶이 척박하다면, 위의 처방 약들로 삶에 여유를 다시 찾아보자.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Dana Wyse 공식 웹사이트
Dana Wyse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Dana Wy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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