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브(rave) 공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80년대에 폐쇄된 교회를 베뉴로 탈바꿈하며 뉴욕 레이브 신(scene)을 뜨겁게 달구었던 클럽 라임라이트(Lime light)부터 국내 레이버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했던 SCR의 찜질방 레이브까지. 어쩌면 그 답은 아직도 물음표로 남아있는 듯하다.
영국의 디제이 돔 휘트닝(Dom Whiting)은 바이크 레이브(bike rave)를 통해 베뉴 공간의 이러한 다양성을 확장한다. 팬데믹으로 실내 파티 규제가 계속되던 2021년, 이에 좌절감을 느낀 돔은 사람들이 모여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야외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단순하게도 자전거를 타며 디제잉해봤냐는 친구의 질문이 시발점이 되었는데, 곧바로 이베이에서 구매한 커스텀 자전거에 턴테이블과 스피커 및 방송 장비를 부착하며 모든 라이브 셋 구성을 DIY로 제작한 것.
돔은 드럼 앤 베이스(D&B)를 주력으로 한 믹스셋과 함께 DIY 자전거를 몰고 라이브 디제잉을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옥스퍼드, 런던, 브라이턴 등과 같은 영국 지역들을 방문하며 촬영한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고, 이는 곧 사이클리스트와 레이버들의 입소문을 타며 145만 뷰에 이르는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후, BBC의 음악 전문 채널, ‘BBC Radio 1’에 출연해 입지를 굳건히 다지기까지. 돔은 현재까지 개인 SNS에 라이딩 일정과 코스를 사전에 공지하며 약 1,000명의 자전거 행렬과 함께 이색적인 레이빙을 선사하고 있다.
언뜻 한국 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야쿠르트 배달 카트’를 연상케 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드럼 앤 베이스 믹스셋의 주행감을 느끼며 짜릿함을 맛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일 터. 돔 휘트닝이 선사하는 매력적인 영국산 레이빙을 유튜브로 확인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