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빛냈던 밴드 파블로프의 프론트맨 오도함이 새로운 앨범 [파블로프2]로 돌아왔다.
2008년 EP [반드시 크게 들을 것]으로 데뷔한 파블로프는 2014년 정규 1집 [26]과 이듬해 발매한 싱글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오도함은 영상 제작·퍼포먼스 기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인스타그램 채널 ‘컨아밈(컨템포러리 아트 밈)’을 운영하며 익살스럽고 날카로운 유머로 대중과 소통해왔다. 아티스트 최기쁨과 결혼해 그녀의 여러 작품에 참여하며 틈틈이 음악 활동도 이어왔다.
이번 [파블로프2]는 오도함이 솔로로 발매한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선굵은 펑크 사운드와 당돌한 가사로 가득했던 과거 작품들과 달리, 이번 9개의 트랙은 비교적 차분히 흘러간다. 오도함은 이에 “미친 록앨범”이라고 덧붙였는데, 거친 질감의 리듬과 섬세한 노이즈로 주무른 독창적인 사운드 덕에 이 설명은 의외로 타당해진다. 차분함 속에서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이십 대 파블로프의 발칙함은, 이제는 관능의 모습으로 변모하여 곧 마흔 살이 되는 오도함의 첫 작품에 덧칠된다.
오도함은 긴 시간 SNS를 통해 아내의 투병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번 앨범은 간병 중 계기가 생겨 만들게 되었다고. 아래는 앨범 소개글 전문. 앨범은 하단에서 직접 감상해 보자.
아내가 더 이상 예전처럼 걸을 수 없게 된 어느 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이 음악을 만들었다.
나의 이십대는 록밴드 파블로프의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나오며 멀어졌다.
심지어 꽤 한심하게 청춘을 낭비했었다.
곧 마흔 살이 된다.
지금은 아내를 간병하고 있다.
사실 음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음악 덕분에 힘든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오도함 인스타그램 계정
컨아밈(contemporary_arts_meme)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오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