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액션 게임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기타 히어로(Guitar Hero)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2005년에 처음 출시된 이 게임은 특히 북미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비록 현재 국내에서는 리듬 액션 게임과 콘솔 게임의 인기가 비교적 시들시들해지면서 소수의 마니아층만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전 세계의 마니아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곡들을 완벽히 연주하기 위해 밤낮으로 전용 컨트롤러를 두드리고 있다.
한 게임에만 묵묵히 정진한 플레이어들의 노력을 하늘이 알아준 것일까, 지난 23일(현지 시각) 기타 히어로 유저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 세워져 관련 커뮤니티들을 뜨겁게 달궜다. 모든 플레이어가 “절대 FC-Full Combo의 약자-할 수 없는 곡”이라고 손꼽아 말한 “Soulless 4″를 FC한 플레이어가 등장한 것. 트위치(Twitch)를 통해 자신의 성공을 전 세계로 스트리밍한 이 플레이어의 이름은 다크리인다크니스(DarklyInDarkness)였다.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Soulless” 시리즈는 기타 히어로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곡이 아닌, ExileLord라는 이름의 플레이어가 만들어낸 트랙들이다. 기존의 곡들을 모두 FC한 고인물들이 주로 도전하는 이 시리즈는 지나치게 어려운 탓에 일반 플레이어들은 사실상 FC가 불가능하다. 오직 특출난 몇몇 플레이어들만이 “Soulless”의 FC를 이뤄내는데, 최근 “Soulless 4″의 FC를 성공한 다크리인다크니스는 과거 “Soulless 2″를 최초로 FC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기타 히어로 시리즈를 9년간 플레이했다는 다크리인다크니스가 “Soulless 4″에 매달린 기간은 장장 3년. 한 곡을 완벽히 익히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그의 모습에서는 방망이 깎던 노인의 장인정신까지 엿보이는 듯하다. 어느 누가 감히 그의 업적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타 히어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가 아직 넘지 못한 산은 지난 7월에 공개된 “Soulless 5” 한 곡뿐이지만, 그는 당장 이 곡을 연주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곡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 “Soulless 5″를 완벽히 연주하는 플레이어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지는 미지수지만, 지금 당장은 우선 12분의 곡을 깔끔하게 FC해내는 다크리인다크니스의 기계 같은 연주를 한 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