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출신 사진작가 에다 물루네(Aida Muluneh)가 자신의 ‘Water Life’ 시리즈를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20일까지, 런던 사우스 윙 그레이트 아치 홀(Great Arch Hall) 내 서머싯 하우스(Somerset House)에서 선보인다.
작가는 마치 필름 프로덕션의 프로세스처럼 캐릭터, 세트 디자인, 조명 그리고 스타일링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사진을 구성한다. 또한 페이스페인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이것은 아프리카에 정신적인 배경을 둔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이자 전통문화로부터 과거와 미래를 잇는 하나의 매개로써 작용한다.
12장의 인상적인 사진 시리즈는 아프리카 내 열악한 식수 환경과 여성의 관계를 조명한다. 에티오피아는 근 5년간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며 빠르게 도약 중이지만, 일부 지역의 열악한 식수 환경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실제 10명 중 4명이 더러운 물에 노출되어 있다고.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지역 주민은 몇 시간을 걸어서라도 마실 물을 구하기 일쑤인데, 물을 길어 오는 역할은 주로 여성의 몫. 에티오피아 길거리에서 물 긷는 여성을 만난 작가는 식수 환경으로부터 말미암아 여성의 인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현실에 ‘Water Life’ 시리즈로 접근했다.
지속해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여성 인권을 옹호한 에다 물루네는 2010년,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을 수행하는 민간 기업, 데스타(Desta)를 설립했다. 예술 교육을 통해 에티오피아 지역 사회에 공헌한다는 기치 아래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사진 축제인 ‘Addis Foto Fest’를 주도하는 이 단체는 아프리카 대륙이 단순히 빈곤하다는 단편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더 다양하고 균형 잡힌 관점에서 지역 문화와 사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시각적인 언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는 작가의 작품을 직접 감상해 보자.